[SPECIAL REPORT] “스마트폰 재도약 어렵다” 10명 중 8명

전문가의 눈 ② 애널리스트 설문조사

2011년 이후 LG전자의 주가가 10만 원을 넘어선 적이 없지만 2005년 초콜릿폰의 성공 신화를 기억하는 많은 투자자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LG전자의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떠나간 ‘옛 연인’은 돌아오지 않을 듯하다. 증권사 LG전자 담당 애널리스트 10인에게 LG전자의 미래를 물었더니, 대다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스마트폰, 희망을 기대하다’, ‘기대의 신화는 계속된다’. 이는 LG전자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 제목이다. 제목이 뜻하는 바는 대동소이하지만 리포트가 발표된 시기는 제각각이다. ‘스마트폰, 희망을 기대하다’는 가장 최근인 2014년 1월, ‘기대의 신화는 계속된다’는 6년 전인 2008년 리포트다. 6년 전에 기대했던 신화를 올 초에도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2008년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주가는 도돌이표의 연속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LG전자의 ‘바닥 탈출’에 대한 기대가 올해도 여지없이 ‘실망’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10명의 증권사 전자담당 애널리스트들이 익명으로 답했다.



LG전자 바닥 탈출, 10명 중 6명 "아니오"
“남들이 안 하는 걸 LG전자가 먼저 시도한 적이 있던가요? 그런 사례가 한 번도 없잖아요.”

LG전자 주가의 ‘바닥 탈출’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 애널리스트가 대뜸 건넨 답이다. 스마트폰에서부터 TV 같은 가전제품까지 최근 전자제품 시장에는 몇 차례의 획기적인 ‘터닝포인트’가 지나갔다. 그런데 LG전자는 그때마다 변화 앞에서 주춤거렸다. 이처럼 혁신에서 멀어진 LG전자가 바닥을 탈출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LG전자 주가의 바닥 탈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10명 중 6명의 애널리스트가 “못한다”고 응답했다. “모르겠다”는 답변을 한 2명 역시 긍정적인 전망보다는 부정적인 전망에 가까웠다. 6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현재의 주가보다는 올라갈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10만 원을 넘어설 만큼 급격하게 치고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 주가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분야에서의 실적 개선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답 역시 부정적인 시각이 대다수였다. 10명 중 2명을 제외한 8명이 모두 “어렵다”라고 답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가 이미 장악한 시장에서 LG전자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 자체가 적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서 LG전자가 반등의 기회를 잡기 어렵다면 유일한 탈출구는 신성장 동력이다. 실제로 LG전자는 2013년 친환경 자동차 부품 연구·개발(R&D)을 핵심으로 하는 VC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신성장 산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성장 동력 분야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5명의 애널리스트가 “모르겠다”는 답을 택했다. 2명은 “가능성 있다”, 3명은 “가능성 없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 애널리스트는 “LG전자가 그만큼 적극적인 투자를 지속할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아직 부정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신성장 동력이야말로 혁신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변화가 없다면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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