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투자 바이블] 급증하는 ‘묻지 마’ 자투리 펀드 주의보

사모펀드 전문가의 투자 가이드

최근 프라이빗뱅킹(PB) 산업이 발전하고 금융 자산의 양적 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사모펀드의 접근이 보다 용이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부자들에겐 선택이 아닌 필수의 자산관리 아이템으로 거듭난 셈이다. 그렇다면 일반 투자자들은 사모펀드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2014년에도 우리나라는 저금리·저성장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보다 안정적인 장기성과를 원하고 이는 공모 시장과 사모 시장의 공통적인 특징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추가 수익을 위한 전략은 더욱 더 활발해질 것이고 이는 사모 시장의 성장을 의미한다. 고액자산가와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은 좀 더 사모화된 전략 상품을 찾을 것이며, 그 니즈에 따라 투자 상품 개발을 위한 금융 회사의 노력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2013년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롱숏펀드는 사모펀드로서 그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2~3년 전 일부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시작된 롱숏펀드는 작은 규모의 사모펀드로 운용되다가 우수한 성과와 낮은 변동성을 바탕으로 공모펀드의 한 축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후 운용사별 콘셉트에 맞추어 차별화된 사모펀드로 출시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는 종목은 매수하고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종목은 빌려서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펀드다. 단순히 종목뿐 아니라 주가지수 선물 매도로 시장 흐름에 대응해 주식 하락을 일정 부분 방어할 수 있다. 대세 상승 및 하락장보다는 일정한 박스권 구간에서 큰 변동성을 보일 때 수익을 얻기 좋은 구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슈 등 대외적인 요인이 많은 시장 상황에서 국내 시장도 변동성이 커진다면 롱숏펀드에 수익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면에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올해 롱숏 공모펀드에는 5000억 원 이상 자금이 몰렸고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사모펀드로의 설정이 늘어나고 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에 비해 규제에 있어서 비교적 자유롭다. 공모형 펀드의 경우 주식 차입 매도 비중이 20% 이내로 제한돼 있는 반면 사모형 펀드는 주식편입비도 50~100%까지 탄력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며 차입 매도 비중도 높은 수준까지 투자하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사모 증권형 펀드도 주요 관심 대상
롱숏펀드와 더불어 우선주 차익 거래를 이용한 사모펀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우선주 차익 거래 펀드는 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사이의 괴리율을 이용해 차익 거래를 하는 펀드다. 우선주의 가격이 운용사가 지정한 밴드 범위 이하가 됐을 때 우선주를 편입해 보유하다가 일정 조건 충족 시 매도함으로써 수익을 얻는다. 차익 거래 기회 시 매매와 청산을 반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쌓아가는 구조를 가진 펀드다.

2013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우선주의 급등세가 진정되고 꾸준히 우선주 차익 거래의 기회가 발생하고 있다. 2013년 7월 시작된 우선주 퇴출제도로 인해 우량 우선주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으며 좋은 우선주의 가격 상승과 배당수익을 노려볼 만하다. 대부분의 수익이 주식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전체 수익 대비 과세 대상 수익은 20% 수준으로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우선주 차익 거래 펀드는 진입 기회 발생 여부에 따라 현금성 자산 비중이 확대돼 수익이 더디게 날 수 있다. 투자 기간 동안 우선주가 매우 안정적인 괴리율을 유지한다면 채권수익으로 낮은 수익만은 향유해야 한다. 이를 대비해 운용사는 괴리 구간을 짧게 수정해 차익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일부 사모펀드들은 펀드 내 유동성을 이용해 공모주 참여 등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사용해 추가적인 수익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모펀드는 규모나 기초자산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공모펀드 대비 리스크가 클 수도 있고, 공모펀드에서 활용하지 못한 운용 전략이나 기초자산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절세 상품인 롱숏전략의 헤지펀드, 채권의 이자와 주식의 추가 수익 가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메자닌 증권,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은 장외 주식, 안정적 배당수익이 가능한 해외 부동산 등 일반 공모형 펀드에서 집중 투자가 어려운 증권들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사모증권형 펀드에 대한 관심과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점이 많은 만큼 주의할 사항도 있다. 공모펀드는 공개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자금 운용에 있어 일정한 제한과 규제를 두고 있다. 반면 사모펀드는 이러한 제한이 적거나 없다. 따라서 사모펀드는 규모나 기초자산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공모펀드 대비 리스크가 클 수도 있고, 공모펀드에서 활용하지 못한 운용 전략이나 기초자산을 통해 리스크를 줄일 수도 있다. 사모펀드에 투자함에 있어 해당 사모펀드의 운용 전략과 기초자산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확인이 필요한 까닭이다. 더불어 사모펀드는 ‘나만을’ 위한 맞춤형 상품인 만큼 정확한 투자 목표와 성향을 바탕으로 컨설팅 되고 설계해야 한다.

최근에는 ‘묻지 마’식의 자투리 사모펀드가 급증하고 있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불황에 빠진 증권사, 은행 등 금융사들이 ‘일단 모으고 보자’는 식으로 사모펀드를 찍어내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펀드 규모가 작으면 운용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운용사들은 규모가 크고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펀드에 역량을 집중하기 때문에 별도 성과보수가 있는 펀드가 아니라면 가입 전 설정액이 얼마나 될지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이희동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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