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뜨는 부품 소재주 어디?

리튬이온 시장 규모 2015년 79억 달러, 엘앤에프·포스코켐텍…미래의 스타


지난해 153만 대를 판매하며 전년도(86만 대)에 비해 78% 성장한 전기자동차 판매대수는 올해 200만 대로 전체 승용차의 2.5%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오는 2015년에는 390만 대, 2017년에는 650만 대 수준으로 차차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점점 더 커져나가는 전기차 시장에서 대부분의 2차전지는 리튬이온(LiB) 형태로 적용될 전망이다. 본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적용되던 배터리는 니켈수소(NimH) 2차전지였다. 그러나 니켈수소에 비해 리튬이온 2차전지가 낮은 방전율, 가벼운 무게, 에너지 밀도, 긴 수명 측면에서 더욱 전기차 배터리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리튬이온 시장이 활발하게 태동하고 있다. 리튬이온 전지는 니켈수소 전지에 비해 가격 측면에서는 비싸지만 성능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충분히 메리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액 기준 리튬이온 시장 규모는 올해 35억 달러로, 지난해 25억 달러보다 40% 증가할 전망이다. 오는 2015년에는 79억 달러, 2017년까지는 132억 달러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리튬이온 생산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셀 기준으로 지난해 월 5만 개에서 오는 2015년까지 월 150만 개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LG화학도 2011년 기준 10만 개에서 오는 2015년 35만 개 이상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리튬이온을 구성하는 비용 중 50~60%는 소재다. 이 소재를 구성하는 4대 재료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이다. 2차전지 수혜주는 대부분이 해당 재료 중 어떤 것을 생산하는지에 따라 분류된다.


전 세계 양극재 시장 2조 원
리튬이온 소재 중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것은 양극재다. 전 세계 양극재 시장은 올해 기준 2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전기차 소재 내 약 39%를 차지한다. 양극재 종류는 리튬코발트계(LCO), 리튬니켈코발트망간계(NCM), 리튬니켈코발트알루미늄계(NCA), 리튬망간계(LMO), 리튬인산철계(LFP)로 나뉜다. 이 중 가장 보편적인 재료는 LCO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국내 양극재 업체 중 전기차 시장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은 엘앤에프와 에코프로, 대정EM, 코스모신소재 등 10여 개 회사다. 특히 엘앤에프는 2차전지 양극활물질 세계 시장 점유율 2위의 제조사로 주 거래처는 삼성SDI, LG화학 등이다. 양극활물질은 2차전지 재료 원가의 44%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낮은 영업이익률은 엘앤에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전병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2차전지 관련 신규 사업의 투자비용이 과다해 올해 전체 영업이익률이 1%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했다.

이는 엘앤에프만의 문제가 아니다. 양극재 회사들이 고객사의 설비 증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각종 투자를 늘렸음에도 수요는 예상보다 더디게 성장하고 있어 가동률 하락과 매출·수익성 악화가 나타나는 점은 양극재 업계의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에코프로는 고마진의 NCA 재료 매출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회사다. 또 2차전지 시장 확대를 바탕으로 한 신규 고객사 물량 확대로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전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연간 금융비용이 54억 원이었을 정도로 이자비용이 높은 것이 우려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LCO를 생산하는 코스모신소재와 LFP를 생산하는 한화케미칼, 포스코ESM을 통해 LMO와 NCM 양극재를 생산하는 휘닉스소재 등이 주요 양극재 관련주로 꼽히고 있다.


음극재·전해액·분리막 업체 주목해야
음극재는 리튬이온 재료비의 18%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7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음극재 원료의 96%는 흑연물질을 사용하고 있고, 이 중 천연흑연 비중은 62%에 달한다. 전자부품연구원에 따르면 kg당 인조흑연은 25달러, 천연흑연은 12달러, 소프트카본은 15달러, 실리콘은 30달러 등으로 책정돼 있다. 가격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재료는 천연흑연이나 안정성과 수명 측면에서 장점을 지닌 인조흑연이 전기차 시장에서 각광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연흑연은 주로 흑연 광산을 소유한 중국 업체들의 비중이 높다. 그러나 인조흑연은 주로 일본 업체들이 공급한다. 2011년 인조흑연 시장 점유율 1위는 일본의 히타치케미컬이며 점유율은 32%다. 그 뒤를 중국의 BTR(22%), 니폰카본(9%)이 따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포스코켐텍이 올해부터 천연흑연 기반의 음극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연간 6000톤 규모의 음극재 생산 공장을 증설했으며, 올해 말부터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켐텍의 내년도 음극재 매출은 300억 원 수준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음극재 자체를 전량 수입하던 것에서 소재인 천연흑연을 수입해 국산 음극재로 공급하게 되면 수입 대체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애경유화가 지난해 하드 카본계 리튬이온 음극재 공장을 착공해 시운전에 들어갔고, GS칼텍스는 일본 JX NOE(옛 신일본석유)와 합작 투자한 파워카본테크놀로지를 통해 연간 2000톤 규모의 소프트 카본계 음극재를 양산할 예정이다.

리튬이온 재료비의 15%를 차지하는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을 분리해 전극 간 전기적 접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제조 방식에 따라 습식과 건식으로 분류하는데, 현재는 습식이 주류를 이룬다.

SK이노베이션은 건식과 습식을 모두 생산하지만, 특히 습식 분야의 주도주로 꼽힌다. 아사히화성, 도넨 등 3개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의 77%를 점유하고 있다. 한편 건식 부문은 미국의 셀가드가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상장사인 씨에스텍이 SK이노베이션에 이어 건식 분리막 양산을 시작했고, 톱텍은 지난해 나노섬유를 이용한 건식 분리막 개발을 완료한 뒤 올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음 전기차 주요 부품으로 꼽히는 것은 전해액이다. 충·방전 시 리튬이온의 이동 매체로 쓰인다. 전해액은 구성은 크게 리튬염, 용매, 천가제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리튬염으로는 LiPF6를 주로 쓰고 있다. 전해액 시장은 미쓰비시케미컬, 우베 등의 일본 업체와 파낙스이텍,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파낙스이텍은 2009년 욱성화학에서 인적 분할돼 설립된 회사로 세계 3대 전해액 업체이기도 하다. 삼성SDI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외에도 리튬이온에서 음극 집전체로 쓰이는 일렉포일의 경우 일진머티리얼즈와 LS엠트론이 과점 체제를 형성 중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리튬이온용 일렉포일 생산능력이 연 1만800톤으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삼성SDI와 LG화학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리튬이온의 과충전 방전을 방지하는 배터리매니지먼트시스템(BMS)을 생산하는 회사로는 파워로직스, 넥스콘테크놀러지, 코디에스, 서원인텍 등이 있다. 휴대전화용 배터리팩에 주력 중인 이랜텍 또한 BMS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리튬이온 셀 조립의 마지막 단계인 ‘캡 어셈블리’ 업체로는 상아프론테크, 상신이디피 등이 꼽힌다. 상아프론테크는 관련 제품을 전량 삼성SDI에 납품한다. 상신이디피 역시 삼성SDI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윤희은 한국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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