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ZZ] 감정 자본주의 시대의 경쟁 전략,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아시나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005년 6월 30일 글로벌 럭셔리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이 지수는 만들어진 이후 S&P500 지수를 크게 아웃퍼폼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럭셔리지수는 고급 소비재로만 구성돼 있고 세분하면 의류, 액세서리, 자동차, 카지노, 가전, 백화점, 주류, 호텔, 화장품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S&P는 지수를 선정할 때 정성적이고 주관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기업의 매출 구성과 시장 인지도를 감안하는데, S&P의 리서치 커버리지에 들어 있어야 하고 3개월 평균 거래 대금이 100만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S&P 분류상 선진국에 포함돼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기업을 보자면 의류와 액세서리는 프라다와 아디다스, 자동차는 BMW와 테슬라, 카지노는 라스베이거스 샌즈, 주류는 레미, 신발은 나이키, 호텔은 샹그릴라, 가전은 하만과 니콘 등이 있습니다. 글로벌 럭셔리지수에는 80개 기업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 중 몇 개나 아는지를 테스트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일반 기업들보다 높은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고, 스펙과 가격이 아닌 브랜드와 이미지로 경쟁합니다. 그래서 럭셔리 제품은 가격(P)이 계속 올라가는데, 이는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의 증가 속도보다 제품이 시장에 나오는 속도가 더 느려야 합니다.

애플은 최근 영국 버버리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스카우트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버버리의 주가는 6%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버버리의 CEO는 애플 스토어의 총괄 부사장으로 취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카우트의 이유는 유통 채널의 전략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랍니다. 지금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애플숍을 본 뜬 매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삼성 모바일숍이 들어서고 있고 중국의 레노버, 샤오미 등도 전용 매장을 오픈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출시 당시 100만 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면서 젊은 남성들의 명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애플숍의 기여는 컸습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럭셔리지수에 포함돼 있지 않은데, 베스트바이는 최근 아이폰4를 가져오면 반값에 아이폰5를 교환해주는 보상판매 프로그램을 실시한 적이 있습니다. 애플은 가장 중요한 경쟁력을 잃은 셈입니다.

감정 자본주의 시대입니다. 경쟁하는 방법도 달라야 합니다. 한국 기업들 중에는 호텔신라, 강원랜드, 파라다이스가 글로벌 럭셔리지수에 포함돼 있습니다. 테슬라의 모델S를 타고 신라호텔에 내리는 모습이 어울리는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 소비하는지가 그 사람의 신분을 말해주는 시대입니다. 명품을 수집하는 것만큼 명품 주식을 사 모으는 것도 투자자의 격을 높여주는 시대가 됐습니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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