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니 스리 아야티 푸르노모 블루버드 그룹 부사장, 마거릿 대처처럼 쿨 레이디를 꿈꾸다
입력 2013-09-29 20:18:15
수정 2013-09-29 20:18:15
WOMEN'S PRIVATE LIFE
미국 뉴욕의 명물이 옐로 캡이라면 인도네시아는 단연코 블루 캡이다.
인도네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운수회사 블루버드 그룹에서 운영하는 택시로, 블루버드 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패밀리 비즈니스 기업. 이 기업의 3세대인 부사장 노니 스리 아야티 푸르노모(Noni Sri Ayati Purnomo)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블루버드 그룹을 대표하는 Dr. H. 푸르노모 프라위로(Purnomo Prawiro)가 그의 아버지로 노니 스리 아야티 푸르노모 블루버드 그룹 부사장은 그룹의 계열사인 푸사카 그룹(Pusaka Group)의 최고경영자(CEO)로서도 활동 중인 맹렬 비즈니스 우먼이다. 호주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지만 방학이면 자카르타로 건너와 틈틈이 파트타임 일도 하면서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을 쌓은 노니 부사장은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 과정을 이수, MBA를 취득하기도 했다.
블루버드 그룹은 모범택시라 할 수 있는 실버 버드 외에 리무진 등을 비롯해 렌터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우선 차량은 인도네시아 전역 1만6000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준 높은 서비스 교육을 받은 2만 명 정도의 운전기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를 자주 방문하는 출장객이나 관광객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도 블루버드 관련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주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택시, 친절하고 정직한 운전기사, 차량의 편의성’ 등으로 묘사되고 있다.
열혈 엄마이자 맹렬 비즈니스 우먼
보통 운수업계 종사자 하면 터프하면서도 매니시한 이미지를 연상하는데 노니 부사장의 첫인상은 예상 밖이었다. 아담하면서도 균형 잡힌 몸매가 돋보이는 화사한 블루 원피스에 상큼한 블루 웨지힐을 매치한 완벽한 코디네이션으로 등장한 그는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귀여운 밝은 인상을 지닌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그를 만나기 전 한국에서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본인의 시그니처 룩을 준비해 달라는 필자의 주문에 맞춰 입고 나왔다는 블루 원피스는 회사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행운의 파랑새 패턴이 들어간 깔끔한 맞춤 원피스.
사무실에서 만나 블루버드 차량을 타고 노니 부사장의 저택으로 이동한 취재진 일행은 자카르타의 유명한 교통 체증 때문에 차 안에서 많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편안한 분위기 때문인지 일상적인 이야기가 오가던 중, 어여쁜 세 딸의 엄마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 얘기가 나오자 여느 평범한 엄마와 마찬가지로 자식 자랑에 열을 올리며 영락없는 학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다가 끝나갈 즈음 저택에 도착, 리빙룸에 들어서니 마치 인도네시아 발리의 어느 리조트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에스닉한 무드가 느껴졌다. 전통적인 인도네시아 아트와 모던한 스타일이 적절하게 조화로운 분위기를 선호하는 그의 취향이 잘 반영돼 있었다. 그중 거실에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대형 액자 속의 그림. 앙증맞은 레드 스커트를 입은 어느 소녀의 뒷모습인데 바로 그의 첫째 딸인 아만다로, 인도네시아 작가 수프로보(Suprobo)의 작품이다. 그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둘째 딸과 셋째 딸의 모습이 담긴 액자 두 개는 다른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는데 그것들만으로도 이 집의 분위기는 설명되는 듯했다.
그 밖에도 노니 부사장의 남다른 모성애는 집 안 곳곳을 장식하는 예술품에서도 느껴졌다. 특히 중국 작가 판용지에(Pan yong Jie)의 작품인 조각상은 현재 그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어머니가 세 딸을 등에 업은 모습으로 그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작품.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 보내기 좋은 취미로 요리를 꼽는 그는 틈만 나면 아이들과 함께 어떤 요리를 만들까 궁리한다고 한다. 특히 프렌치와 인도네시아 요리를 결합한 퓨전 스타일의 음식을 즐기는 편. 집으로 지인들을 초대해 자신이 준비한 요리를 먹으며 파티를 즐기는 것도 큰 기쁨이라고 말한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를 존경한다는 노니 부사장은 대처처럼 주부로서도 비즈니스 우먼으로서도 성공한 쿨 레이디(cool lady)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균형의 미
그야말로 슈퍼우먼인 그가 라이프스타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균형이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였던 마거릿 대처를 존경한다는 노니 부사장은 대처처럼 주부로서도 비즈니스 우먼으로서도 성공한 쿨 레이디(cool lady)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어린 세 딸들을 위해 항상 잠자리를 챙겨주며 잠들기 전 동화 이야기도 들려주고 바쁜 와중에도 아침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다. 학부모 모임이나 특별 행사에도 참석하려고 노력하지만 부득이한 경우 그 담당은 학교 운영이사회 이사이기도 한 남편의 몫이라며 웃는다. 덧붙여 남편의 지지와 성원이 없었다면 이처럼 일과 가정에 균형을 맞추며 사는 건 어려웠을 것이라는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말은 “Behind a successful man, there’s a great woman”이다. 우리도 알고 있던 바가 아니던가. 성공한 남자 뒤에는 위대한 여성이 있다는 사실을.
자카르타=장은정 라이프스타일 저널리스트 사진 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