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란 중국 사우스 뷰티 그룹 회장, 비즈니스도 인생도 예술적으로
입력 2013-06-25 10:11:03
수정 2013-06-25 10:11:03
POWER OF THE WOMAN
비즈니스 세계에서 우먼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세 번째 주인공은 중국 사교계의 유명 인사 ‘사우스 뷰티 그룹’의 장란(張蘭) 회장이다.중국 요식업계의 전설이자 ‘철의 여인’으로도 통하는 그의 성공 포인트는 바로 예술에서 얻는 영감이다. 비즈니스 안팎으로 ‘예술적인’ 삶을 사는 장 회장의 라이프스타일을 따라가 봤다.
Business Style 푸드와 예술의 절묘한 결합
중국 출장이나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마치 영화 ‘패왕별희’를 연상케 하는 중국 가면 문양이 독특한 사천요리 전문 레스토랑 ‘사우스 뷰티(South Beauty)’를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바로 중국 사교계의 명사인 장란 회장이 설립한 사우스 뷰티 그룹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체인이다.
고급스럽고 세련된 사천요리를 맛볼 수 있는 그곳은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 걸쳐 50여 개 지점을 오픈하고 성행 중으로 지난해에는 대만으로도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요식업계에서 ‘전설’로 통하는 장 회장의 성공 일화는 유명하다. 1958년생인 장 회장은 당대 지식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적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언젠가는 예술을 접목한 사업으로 성공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갖게 됐다. 1989년 대학 졸업 후 친척이 사는 캐나다로 건너간 그는 당시 2만 달러를 벌면 중국으로 귀국하겠다는 야무진 목표를 갖고 캐나다의 한 식당에서 접시닦이와 서빙 등 온갖 험한 고생을 하기 시작했다.
2년 여가 지나자 마침내 장 회장이 목표로 세웠던 금액을 손에 쥐게 됐다. 바로 중국으로 귀국한 그는 1991년 베이징에 ‘아 란(Ah Lan)’이라는 작은 사천요리 전문점을 오픈한다. 예술적인 감각이 뛰어난 그는 13m의 크고 두꺼운 대나무를 응용해 뱀부 하우스 느낌으로 레스토랑 실내를 장식했다. 직접 벽에 페인팅을 하는 건 물론 요리부터 식자재 구매, 종업원 역할에 이르기까지 1인 다역을 하며 레스토랑을 운영했다. 중국 언론에서 장 회장을 ‘철의 여인’이라고 묘사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깔려 있다.
1997년 말 엄청난 매출 실적을 올리던 그때, 레스토랑을 과감히 매각하는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이유는 중국 음식을 좀 더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 후 2000년, 비로소 자신의 레스토랑 브랜드 사우스 뷰티를 설립한다. 단순히 음식을 먹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음식과 예술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콘셉트로 푸드 데커레이션이나 아트 갤러리처럼 보이는 실내장식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차별화된 발상으로 아티스트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경영하는 장 회장은 사우스 뷰티의 커다란 성공에 힘입어 2006년 자신의 이름 마지막 글자를 따 상류층들을 위한 사교클럽인 ‘란 클럽(Lan Club)’을 오픈한다. 란 클럽의 실내 디자인은 프랑스 태생의 유명 산업디자이너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이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입구에 들어서면 웅장한 규모와 더불어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한 인테리어가 숨이 멎을 정도로 황홀하다. 예술은 자신에게 영감을 준다고 표현하는 아트 컬렉터이기도 한 장 회장의 취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명품 브랜드처럼 중국 레스토랑 브랜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며 중국의 음식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히는 그다.
Home Interior Style 갤러리를 연상케 하는 공간
장 회장의 자택에 들어서면 멋진 예술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주로 아티스트인 남편의 작품과 더불어 친한 친구이자 중국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그중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든든한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도 한 그의 아들 왕샤오페이(汪小菲)의 결혼식 사진. 며느리는 유명한 대만 여배우 쉬시위안(徐熙媛)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대만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여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곳곳에 배치한 예쁜 인테리어용품들은 본인이 직접 구입한 것으로 외국 출장을 갈 때마다 틈틈이 구입하는 편이다. 넓은 거실에 있는 눈에 확 들어오는 강렬한 레드 컬러의 남자 조각상 모양의 바닥 램프가 독특하다. 친구에게 선물 받은 것으로 중국의 신진 컨템퍼러리 아티스트의 작품이란다. 또한 여기저기 각기 다른 디자인과 모양이 특색 있는 토끼 조각 작품이 많이 보이는데, 이는 바로 남편의 작품으로 본인의 띠가 토끼띠이기 때문이라고. 예술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보니 틈만 나면 전시회를 찾아가곤 하는데 특히 중국 화가 천단칭의 팬이기도 하다.
거실을 지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다이닝 룸이 두 군데 있다. 키친에 딸려있는 다이닝 룸은 손님들과 정찬을 즐기거나 가족들과 주로 식사를 할 때 이용하며, 그 안쪽에 있는 작은 응접실은 식사 전 와인을 즐길 때 주로 이용한다. 마치 온실처럼 햇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우아한 분위기의 다이닝 룸은 주로 친한 친구들과 주말에 브런치를 즐길 때 사용한다. 가끔 직접 요리를 할 때도 있는데 주로 중국 전통 정찬요리를 선보인다.
Fashion Style 데님에서 럭셔리까지 전천후
평상시 아르마니 스타일의 심플한 슈트와 편안한 니트 등 캐주얼을 즐겨 입는 장 회장은 큰 키에 서구적인 미인형으로 나이에 비해 한층 젊어 보인다.
다이닝룸에서 파티 호스트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블랙 이브닝드레스에 가볍게 숄을 둘러 우아한 안주인의 포스를 연출한 그는 사교계의 우아한 여류 명사의 이미지를 위해 랑방과 아르마니, 크리스찬 루부탱 등 럭셔리 브랜드 등을 즐겨 입는다. 하지만 평상시 일할 때는 젊은 층이 즐겨 입는 편안한 데님 브랜드까지 소화한다.
장 회장은 스타일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서도 나이에 구애 받지 않는 열정적인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단순히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사고가 함께 따라 가야 한다며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근면성’이라고 강조한다. 사우스 뷰티의 한국 진출 계획에 대해 묻자 “물론 그렇게 하고 싶다”는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언젠가 우리나라에서도 장 회장 스타일의 감각적인 레스토랑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베이징= 장은정 라이프스타일 저널리스트
사진 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