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D] 고수익 중소형주 펀드의 비밀, 음식료·유통주 비중에 따라 수익률 큰 차

MARKET ISSUE FUND

최근 펀드 시장의 총아는 중소형주 펀드다. 중소형주 펀드는 펀드마다 편입 종목이 확연히 다르다. 이로 인해 펀드별 수익률 차이가 상당히 큰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해당 펀드의 특징을 사전에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중소형주 펀드의 기세가 무섭다. 중소형주 펀드는 시가총액 100위 이하인 몸집 작은 중소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경우에 따라 주가 변동 폭이 작고 배당 성향이 높은 대형주에 투자하긴 하지만 투자금 가운데 50% 이상을 중소형주에 투자한다.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상당수 주식형 펀드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5월 10일 현재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집계한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48%.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1.50%보다도 못한 수치다. 시총 200대 종목을 모은 코스피200 지수가 1년 새 -0.49% 하락하는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당수 대형주들이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 주된 이유다.



1년 평균 수익률 19.74%

하지만 중소형 주식형 펀드는 지난 1년간 평균 19.74%(운용 기간 1년 이상의 펀드 24종 대상·에프앤가이드 집계)의 수익을 거뒀다. 음식료, 유통,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정보기술(IT) 부품 등의 분야에서 중소형 종목들이 견실한 실적을 바탕으로 각광 받으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코스닥 지수가 16.64% 상승한 것은 중소형주 강세를 웅변한다.

이 같은 중소형주 강세 속에 중소형주 펀드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5월 10일 현재 운용 중인 중소형주 펀드 28종의 설정액은 총 1조8499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3분의 1인 6072억 원은 지난 1년간 유입된 것이다. 올해에만 4647억 원이 중소형주 펀드에 순유입됐다.

설정액 1000억 원 이상 펀드도 5개로 늘었다. 이들 펀드는 시총 2조 원 미만인 중소형주 위주로 담기 때문에 대형주 위주로 편입하는 일반 액티브 펀드로 치면 설정액 1조 원 이상인 초대형 펀드와 맞먹는다. 급기야 KB자산운용은 4월 말 자사 ‘KB중소형주포커스’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중소형주 특성상 운용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투자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박승영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011년 대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9.9%에서 6.7%로 3분의 1가량 하락했지만, 중소기업들의 ROE는 6.8%에서 6.1%로 소폭 하락에 그친 것은 중소기업의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최근 주가가 급등해 단기간 조정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안정적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중소형주 펀드가 모두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중소형주 펀드는 현대인베스트먼트의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A1’으로 46.82%였다. 반대로 1년간 수익률이 가장 낮은 중소형주 펀드는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플러스’로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인 -0.02%를 기록했다. 같은 중소형주 펀드라고 하지만 1년 수익률 차이가 46.84%에 달하는 것이다. 연초 이후 두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28.91%와 -0.02%였다.

이러한 수익률 차이는 중소형주 펀드의 운용 특성 때문이다. 중소형주 펀드는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대형주 편입 비중이 낮다. 일반 주식형 펀드는 증시에서 시총 비중이 높은 대형주를 많이 편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식시장 전체의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높다. 하지만 중소형주 펀드는 펀드마다 확연히 편입 종목이 다르다. 가령 한 펀드는 코스닥 위주로 종목을 담는 반면 다른 펀드는 오히려 코스닥을 피하고 유가증권 시장의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하게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펀드별로 운용 특성과 성과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조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목들의 규모뿐만 아니라 업종 특성도 제각각이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미리 해당 펀드의 특성에 대해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펀드별 옥석 가리기 중요해

실제로 중소형주 펀드들의 편입 종목을 분석하면 이러한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펀드별 중소형주 비중(제로인 기준·3월 초 포트폴리오 기준)을 보면 ‘KB중소형주포커스’는 소형주 편입 비중이 50.02%에 달했다. 코스닥에 전체 자산의 48.87%를 투자하는 이 펀드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중소형포커스’의 소형주 편입 비중은 5.05%에 지나지 않는다.‘삼성중소형포커스’는 76.46%의 자산을 중형주에 투자했다. 코스닥 시장의 주가 흐름에 대해 ‘KB중소형주포커스’가 훨씬 더 민감한 셈이다.

알리안츠자산운용의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은 대형주 편입 비중이 21.99%에 달했다. 그만큼 알리안츠의 중소형주 펀드는 유가증권 시장의 주가 변동과 펀드 수익률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

편입 종목들도 제각각이다. 중소형주 펀드들은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의 10대 분류에 따라 편입 종목 비율을 분석(에프앤스펙트라 기준·3월 초 포트폴리오 기준)해 보았다. ‘삼성중소형포커스’는 경기소비재(30.01%), 필수소비재(23.07%)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중형 내수주로 분류되는 음식료품·서비스·유통업종 주식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KB중소형주포커스’의 경우 경기소비재(31.52%), IT(29.10%), 소재(13.75%)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KB중소형주포커스’가 코스닥 시장 내 IT·자동차 부품주들에 대한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의 편입 종목을 업종에 따라 분류해보니 경기소비재(33.44%), 소재(17.76%), 금융(10.90%) 순이었다. ‘유리스몰뷰티’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서비스(12.76%), 화학(13.91%), 유통(10.67%) 순으로 투자하고 있었고 코스닥 종목 편입 비중은 20.58%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음식료,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자동차 부품 등 고른 업종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중소형고배당’은 편입 비율이 중형주 69.73%, 소형주 28.92%로 중형 배당주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경기소비재(21.50%), IT(22.37%), 산업재(17.85%) 등이었다.

2분기 들어 빠르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은 코스닥 편입 비율이 54.55%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IT (36.56%), 경기소비재(24.10%), 소재(18.14%)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조귀동 한국경제 기자 claymo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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