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이후 더 아름다운 삶을 위해, SMART AGING

Action Plan

빅토르 위고는 말했다. “젊음은 아름답지만 노년은 찬란하다. 젊은이는 불을 보지만 나이 든 사람은 그 불길 속에서 빛을 본다.” 그러나 찬란한 노년, 아름다운 삶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 스마트 에이징을 논해야 하는 이유다.


‘에이징(aging)’이라는 단어의 정의는 나이 먹음, 노화다. 이 찰나의 순간에도 우리는 나이 들어가고 있다. ‘에이징’은 모두에게 평생 동안 현재진행형이다. 영국의 심리학자 브롬리도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면서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면서 보낸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우리 모두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는 건 진리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이 나이 듦에 대한 사람들의 처세는 시대별로 달라져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안티 에이징(anti-aging) 바람이 불더니, 이후에는 늙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잘 늙는 것이 중요하다며 웰 에이징(well-aging)이 화두로 떠올랐다. 고령화 사회로의 이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제 웰 에이징에 대한 바람은 모두의 소망이 됐고 관련 비즈니스도 계속 확대되는 추세다. 이 시점에서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가 바로 스마트 에이징(smart aging). 그렇다면 ‘똑똑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람마다 정의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순응’의 이미지가 강한 웰 에이징보다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액션이 포함된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게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단순히 이상적인 노년을 꿈꾸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직접 디자인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세대를 막론하고 스마트 에이징이 과제가 된 지금, 더 멋진 삶, 아름다운 노후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Action Plan]

심리적·물질적 준비 A to Z
스마트한 인생 디자인을 위한 액션 플랜



행복한 노년은 아무에게나 허락된 것이 아니다. 가만히 나이 들기만 기다리고 앉아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선물처럼 주어질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에이징(aging)’은 나이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현재진행형. 마음도 몸도 자산도 달라진 상황에 맞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PLAN 1 마인드 리셋

은퇴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달려온 자신의 인생을 이제야 심각하고 진지하게 되돌아볼 시점이라는 의미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에서 은퇴를 앞둔 모든 사람이 새로운 시작을 꿈꾸지 않는다는 점. 은퇴란 곧 자신이 사회로부터 퇴출을 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은퇴를 노년의 시작으로 여긴다. 특히 직장 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일수록 그렇다. 의식적으로라도 은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 필요가 있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살아오던 패턴을 바꾸면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제도 깔려 있어야 한다. 그러니 너무 서둘러 삶의 패턴을 송두리째 바꾸려고 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마음의 준비, 그다음이라야 한다.


홀로서기를 준비하라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 웬만한 이해관계에서는 한발씩 물러날 수 있도록 천천히 조금씩 관계를 재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자식 사랑에서도,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너무 안달하지 않는 게 좋다. 그래야만 비로소 홀로서기를 준비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관계는 몰라도 자식으로부터 홀로서기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유독 우리나라 부모들이 그렇다. 허나 사람은 누구나 혼자다. 혼자를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없는 사람은 늙어 죽을 때까지 옆에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살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홀로서기를 위해서는 일상 속 작은 일들에 관심을 갖고 행복을 느끼는 습관을 들이고, 취미든 운동이든 열중할 수 있는 뭔가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긍정, 또 긍정하라

정년 후 노년기에 맞이하는 자유 시간은 얼마나 될까. 60세부터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중 수면과 식사시간 등을 제외하고 11시간 정도가 자유 시간이라면 20년×365일×11시간=8만300시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자, 이 시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할 일도 없이 무기력하게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우울하기 그지없다. 실제로 주변에서 그저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바라는 듯한 태도로 하루하루를 허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라. 젊은 날, 먹고 살기 바빠 아등바등하느라 누리지 못했던 자유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기쁨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설령 생계 때문에 다시 일을 해야 한다고 해도 긍정의 힘은 발휘된다. 노후에 일할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축복이니까.




PLAN 2 라이프스타일의 재구성


변화된 ‘둥지’를 준비하라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주거 공간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더구나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변화가 큰 시기이기 때문에 주택 관리나 안전 문제까지 따져 상황과 경제 여건에 따라 대비해야 한다. 살던 집에 그대로 살 것인지, 거처를 옮길 것인지, 아니면 실버타운 등을 활용할 것인지 등 다양한 선택의 폭 안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노후를 위해 새로 주거를 마련할 계획이 있다면 은퇴 후 예상되는 생활 패턴을 고려해 지역과 형태, 규모 등을 결정하고 필요 시 자금 마련 방법도 확보해 두어야 한다.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의 규모를 노후에는 줄일 필요도 있다. 이미 주택 시장에서 시작된 ‘대형 기피, 소형 선호’ 현상은 고령 가구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혼을 하고 자녀들을 낳고 아이들의 성장에 맞춰 주택 규모를 늘려온 것처럼 자녀들이 출가하고 가족 수가 줄면 주택 규모를 줄이는 게 당연하다. 주택 규모를 조정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막내가 결혼해서 독립할 때다. 이때를 계기로 자녀 중심의 집 구조를 부부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 두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크기의 집으로 옮기고, 노후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 주택 규모를 줄이면 따라오는 이점도 많다. 그만큼 당장 목돈이 들어오고, 매달 들어가는 주거비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가사 노동에 투입되는 시간도 줄어든다.


여든 살까지 배우고 받아들여라

장수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지금까지 삶의 방식을 ‘100세 수명 시대’에 맞춰서 바꿔야 한다. 평균 수명이 70~80세일 때는 ‘공부→취업→은퇴’라는 삶의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100세 수명 시대에는 ‘공부→취업→공부→재취업…’과 같은 ‘순환형 라이프스타일’이 요구된다. 지금 시대는 라이프사이클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기계발을 하며 현역으로 살 수 있도록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자기계발이 꼭 재취업을 위한 것일 필요도 없다. 은퇴 후 많은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수록 좋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꼭 지식과 정보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다. 질병이나 인간관계에서도 적용된다. 노년기 건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질병에 걸릴 확률이 젊을 때보다 커진 만큼 병에 대해 미리 교육 받거나 증상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러면 스스로 예방이 될 뿐만 아니라 질병에 노출됐을 때도 대응이 빨라진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의미 있고 목적 있는 활동에 참여하려면 언제나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남녀 모두 노년기에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없으면 아플 가능성이 더 크고, 오래 살 가능성은 더 작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자원봉사를 하는 것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방법 중 하나다. 이런 활동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존재감을 높여 삶의 의미가 달라진다.



가족, ‘관계’의 변화

시대의 변화, 달라진 경제 상황은 가족 형태의 변화를 낳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일명 ‘캥거루족’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캥거루족’이란 이미 독립할 나이가 지났음에도 직장을 얻지 못해 부모에게 얹혀살거나 취직 후에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자녀를 뜻한다. 같이 살지는 않더라도 서로 근거리에 살며 유대관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도 등장했다. 부모는 나이가 들어 의지할 사람이 필요하고, 자녀들은 맞벌이로 가사와 육아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 이뤄진 ‘계약’인 셈이다. 이런 가족의 변화에 대해 서글퍼할 필요도, 필요 이상으로 자녀에게 의무감을 가질 이유도 없다. 다만 한 지붕 밑이든 근거리든 ‘아름다운 동거’가 가능하도록 관계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재설정하면 된다.

그 방법 중 하나로 노년의 부모는 한 발짝 물러날 줄 아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즉 노년기에는 가정 내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다시 정비하는 일이 필요하다. 남성의 경우, 더 이상 가정 내에서 권력을 휘두르려고 해서는 안된다. 가정의 든든한 그림자로 언제나 가족을 보호해주는 역할만으로 충분하다. 여성의 경우는 자식들의 인생에 너무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자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현명한 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그래야 진정한 어른으로 존경받는다.




PLAN 3 다시 세우는 머니 플랜


당당함의 시작, 욕심 버리기

노년기에는 재산을 어떻게 불리느냐보다 가지고 있는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내 삶을 운영하는 데 쓸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노년이 됐을 때 자산의 많고 적음은 사람마다 다 다를 것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그 한도 내에서 최대한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지혜로운 길이다. 노년기 가정경제를 운용함에 있어 유념할 점은 ‘욕심 버리기’다. 젊은 시절 누렸던 것만 생각하면서 욕심을 내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노년기엔 모든 것이 퇴화돼 가기 시작한다. 따라서 무리하게 욕심을 내기보다 내려놓을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득 관리에서 지출 관리로

퇴직을 전후로 사람들은 씀씀이에 관한 삶의 방식을 바꾸기도 한다. 정년 이후 월급봉투가 사라지면 지갑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다. 자산관리 중심축이 더 벌자는 소득 관리에서 똑똑하게 소비하자는 지출 관리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움직임은 ‘가치소비’라는 형태의 실속형 소비문화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치소비란 품질은 우수하지만 가격은 저렴한 제품을 골라 소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소유’보다 빌려 쓰는 개념의 소비 형태도 여기에 해당한다. 노년기에는 전반적으로 ‘다운사이징’을 해야 하지만, 좋은 품질의 좋은 물건에 대한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눈높이가 있으니 어지간한 품질은 성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때 합리적인 소비 방법이 소비의 질은 그대로 지키면서 가격은 다운시키는 빌려 쓰기다.



금융 투자 IQ를 높여라

“나이가 들면 보수적으로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투자가들 사이에 명제처럼 받아들여졌던 말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빠른 속도로 수명이 늘어나면서 덩달아 노후도 길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노후 자금을 운영할 때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명을 다하기 전에 돈이 먼저 떨어져서도 곤란하다. 그래서 ‘안전하지만 부족하지 않게’, 이것이 100세 시대의 새로운 노후 자산 운용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정년이 갈수록 짧아지면서 생기는 ‘소득 공백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금융 감각을 젊었을 때의 그것처럼 늘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퇴직 연령은 55세이지만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시기는 빨라야 60세이고, 1969년 이후 출생한 사람은 65세나 돼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 상품에 대해서도 지금의 트렌드를 읽고,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 전략적으로 갈아타기를 할 필요도 있다.




글 박진영·이윤경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참고 도서‘나이듦의 품격’(대림북스)·‘스마트 에이징’(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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