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 ‘지방대 신화’이룬 금융 계열사 ‘수장’

CEO OF THE MONTH

2012년 12월 초 발표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만 60세로 뱀띠 최고경영자(CEO)인 박 부회장은 더불어 계사년(癸巳年) 가장 기대되는 CEO에도 이름을 올렸다.


삼성그룹은 2012년 12월 5일 사장단 인사 결과 발표를 통해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한다고 밝혔다. 2011년 삼성생명 사장으로 부임한 후 1년 만의 승진이다. 삼성그룹은 “박근희 부회장은 사업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영 안목과 추진력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이끌어왔다”고 승진 배경을 설명했다.

인사에 앞서 2012년 10월부터 삼성생명은 박 부회장의 지시하에 외부 컨설팅업체로부터 경영 진단을 받았고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이번 인사로 그의 입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중 가장 높은 직급에 오른 데다 금융 계열사에서 부회장 승진이 나온 것은 2006년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 이후 6년 만으로, 삼성생명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 계열사에 대한 권한과 역할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 사장단 중 가장 고참인 박 부회장의 승진 소식에 사내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2011년 6월 삼성생명 대표로 부임한 후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놓은 것. 2012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누적 순이익은 변액보험 파동에도 불구하고 5016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6.8%나 늘었다. 총자산도 171조77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150조3000억 원보다 14.3% 늘었으며 수입 보험료는 25.4%, 매출액은 17.7% 성장했다.

1978년 삼성전관(현 삼성SDI) 총무·경리과에 입사하며 삼성맨이 된 박 부회장은 34년간 그룹과 계열사를 거쳤다. 삼성전관, 삼성비서실, 삼성구조조정본부 등에서 재무와 경영 진단 등을 담당했던 그는 지난 2004년 삼성캐피탈·삼성카드 사장, 2005년 삼성전자 중국총괄사장에 이어 2010년 삼성생명 보험담당 사장, 2011년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이르기까지 9년간 삼성그룹의 핵심 사업을 이끌어왔다. 그는 위기 때마다 강한 추진력과 현장 경영으로 성과를 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뿐만 아니라 박 부회장은 ‘지방대 신화’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도 상징적인 존재다. 충북 청원군 출신으로 청주상고(현 대성고)와 청주대 상학과를 졸업한 그이지만 정작 자신은 “상고와 지방대 출신이라는 점이 한번도 걸림돌이 된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삼성그룹은 박 부회장이 국내 보험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함은 물론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 보험사로의 성장을 견인할 기반을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1953년 뱀띠로 만 60세가 되는 그는 역시 1953년생인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함께 한국CXO연구소가 선정한 2013년 가장 기대되는 CEO에 꼽히기도 했다.

박근희 부회장
1953년생. 청주대 상학과 졸업. 1978년 삼성전관 총무·경리과. 1987년 삼성비서실 재무팀 담당부장. 1996년 삼성전관 경영지원팀장. 2001년 삼성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장. 2004년 삼성캐피탈 대표이사. 2004년 삼성카드 영업부문 대표이사. 2005년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 총괄사장. 2010년 삼성생명 보험담당 사장. 2011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박진영 기자 bluepjy@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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