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돌풍, 하나고에 가다]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학생에 관심이 갑니다”
입력 2012-12-28 15:02:26
수정 2012-12-28 15:02:26
김승유 하나고등학교 이사장(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인터뷰하기로 한 2012년 12월 11일은 마침 김 이사장이 졸업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는 날이었다. 그는 곧 학교를 떠날 학생들을 위해 인생에 지침이 될 만한 격언들을 며칠에 걸쳐 손수 모았다고 했다.
‘더글라스 맥아더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 ‘향기 나는 사람’, 논어의 ‘도움이 되는 벗, 해가 되는 벗’, ‘좋은 친구 만들기 10계명’등이었다. 강연에서 그는 학생들과 이런 내용을 함께 낭독하며 가슴이 따뜻한 리더가 될 것을 당부했다.
강연을 마치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한 학생이 “이사장님, 연락처 좀 가르쳐 주세요”라고 요청하자 김 이사장은 스스럼없이 휴대전화 번호를 칠판에 적었다. 그리고 “학비가 모자라거나 어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졸업생 중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은 주례를 서 주겠다”고 약속하자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란 답이 나왔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학생들에게 받은 편지와 학부모로부터 받은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기자에게 자랑했다. 또 인터뷰 도중 모 디자인업체 대표와 전화가 연결되자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방학 중 인턴 기회를 줄 것을 청탁(?)하는가 하면, 모 기업인에게는 이번 수시에 합격한 학생에게 대학 학비를 후원해 주도록 부탁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가 끊겨 미안하다면서도 “졸업생들한테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줘야 하잖아”라며 웃었다. 학생들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알 수 있었다.
김승유 이사장은…
1943년생.
65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71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 2006년 고려대 경제학 명예박사.
65년 한일은행 입사.
76년 한국투자금융 증권부장.
80년 한국투자금융 부사장.
91년 하나은행 전무이사.
97년 하나은행 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현 하나고등학교 이사장·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첫 졸업생들이 수시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거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전형 결과가 화제가 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인식이라면, 미래 우리의 인식은 교육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면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바람직한 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곳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학업적인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인교육을 하려는 하나고의 다소 실험적인 교육 과정을 각 대학들이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돼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결과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이러한 것이 저희 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졸업생의 대입을 치르면서 느낀 현행 대입제도의 개선점이 있다면.
“대입제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결국 고등학교 교육뿐 아니라 초·중등 교육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재의 교육 환경은 교육의 하나의 가지에 불과한 대학 입시가 학교교육의 뿌리를 흔들고 있는 형상입니다. 학업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식의 입시제도가 변해야 된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는데 현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은 매우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좀 더 다양화함으로써 학생들의 독자적인 개성이 표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우리 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것이라면 모든 학생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고 졸업생들은 단순히 명문대 합격률이 좋다는 점 외에도 다른 여러 소양과 능력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세계 경쟁력에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의 인재들이라고 자체적으로 평가합니까.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 학교에서는 독서, 외국어, 봉사, 1인2기, 수영의 다섯 가지 하나인증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영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 영법에 관계없이 200m 수영을 졸업 필수로 하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전교생이 평일 방과 후에 90분씩 활동하는 1인2기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본교가 추구하는 체·덕·지(體·德·知)를 겸비한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목적에도 부합하는 것입니다. 체력과 예술 소양은 학생들이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에게 학업 중간에 다른 활동을 함으로써 일종의 쉼을 갖게 해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상호 협력과 자신감도 얻게 하는 등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하나고의 교사진에 대해 자랑하신다면.
“아이들이 24시간 학교 안에서 생활하는 개교 3년 차 학교에서 지금과 같은 교육 내용과 결과를 가능하게 한 것은 이러한 덕목을 모두 갖춘 교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교과 연구에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자기개발과 지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들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현재 하나고 정교사의 석·박사 비율이 70%가 넘습니다.”
김 이사장님은 학생 개개인의 성적과 가정환경까지 기억하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하나은행에 몸담고 있을 때 직원 1000명 정도 될 때까지는 이름을 다 외웠지요.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하나고 재학생 600여 명 모두가 제게는 가족처럼 예쁜 존재들입니다. 내 아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그들의 성적 변화에까지도 눈길이 가더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재학 중일 때뿐 아니라 졸업한 후에도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하나고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귀가도 월 1회만 허용되는 것으로 아는데 특별한 취지가 있는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기숙사의 단체생활을 통해 준법성, 사회성, 배려심 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도 일반 학교와 달리 학생들이 서로 함께 모여 다양한 동아리,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우관계가 좋아지고 혼자 있으면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학습을 하기도 하는데 주말에 귀가를 못하니 자연스레 사교육을 피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님들도 주말에 자식들 학업 걱정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일을 하시거나 여가 활동을 즐김으로써 가족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하나고의 교육 방식에는 김 이사장님이 갖고 계신 인재상이 반영돼 있을 텐데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 싶으신지요.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경쟁할 무대는 우리나라 안이 아니고 세계무대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갖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소유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학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과 교양적인 것을 포함한 다양한 능력과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글로벌 리더로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성공이 아니라 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가슴을 가진 넓은 사람으로 자라야 할 것입니다.”
최근 외환은행의 하나고 출연이 무산됐는데 재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까.
“어떤 학교든 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학교 운영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학교의 경우는 부족한 부분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지만 저희 학교는 부족한 운영 자금을 교육청이 아닌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0년 학교 설립 이후 매년 25억~30억 원의 운영경비 부족액을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환은행이 출연금을 내지 않더라도 하나고 재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다만 외환은행에서 출연을 해 주었다면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만큼 매년 하나금융그룹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줄어들 수는 있었겠지요.”
1인당 연간 등록금이 1300만 원에 달해 귀족학교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인당 교육비가 많다는 것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투입하는 교육비가 많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교육의 수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1인당 교육비 중에서 학생들의 등록금이 얼마인가가 중요한 것이지요. 학비만으로 하나고를 귀족학교라고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오히려 저희 학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정원의 20%까지 선발해 이들에게 등록금은 물론 기숙사비, 급식비, 방과 후 수업비 등을 지원해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정원의 20%까지 선발하는 것은 하나고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고의 향후 새로운 발전 계획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우리나라 교육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뿐 아니라 많은 우수한 기업들이 우리나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나고는 신입생을 100%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데 어떤 인재들이 입학할 수 있습니까.
“저희가 첫 신입생을 모집할 때부터 공교육이 정상화되도록 입시전형을 설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중학교에서 성실하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온 학생을 찾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에 길들여지지 않고 스스로 자기의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학생’, ‘특별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학생’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 입시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근간도 이와 같아 이번 수시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낳은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 성실성의 지표인 내신 성적도 당연히 좋아야겠지요.”
‘더글라스 맥아더의 자녀를 위한 기도문’, ‘향기 나는 사람’, 논어의 ‘도움이 되는 벗, 해가 되는 벗’, ‘좋은 친구 만들기 10계명’등이었다. 강연에서 그는 학생들과 이런 내용을 함께 낭독하며 가슴이 따뜻한 리더가 될 것을 당부했다.
강연을 마치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한 학생이 “이사장님, 연락처 좀 가르쳐 주세요”라고 요청하자 김 이사장은 스스럼없이 휴대전화 번호를 칠판에 적었다. 그리고 “학비가 모자라거나 어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졸업생 중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은 주례를 서 주겠다”고 약속하자 여기저기서 “저요, 저요”란 답이 나왔다.
인터뷰에 앞서 그는 학생들에게 받은 편지와 학부모로부터 받은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기자에게 자랑했다. 또 인터뷰 도중 모 디자인업체 대표와 전화가 연결되자 디자이너를 지망하는 학생에게 방학 중 인턴 기회를 줄 것을 청탁(?)하는가 하면, 모 기업인에게는 이번 수시에 합격한 학생에게 대학 학비를 후원해 주도록 부탁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인터뷰가 끊겨 미안하다면서도 “졸업생들한테 애프터서비스까지 해줘야 하잖아”라며 웃었다. 학생들에 대한 그의 각별한 애정을 알 수 있었다.
김승유 이사장은…
1943년생.
65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71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 석사. 2006년 고려대 경제학 명예박사.
65년 한일은행 입사.
76년 한국투자금융 증권부장.
80년 한국투자금융 부사장.
91년 하나은행 전무이사.
97년 하나은행 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현 하나고등학교 이사장·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첫 졸업생들이 수시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거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전형 결과가 화제가 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인식이라면, 미래 우리의 인식은 교육 내용에 초점이 맞추어졌으면 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바람직한 학교는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곳이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학업적인 것만을 추구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인교육을 하려는 하나고의 다소 실험적인 교육 과정을 각 대학들이 인정한 것이라고 판단돼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결과들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이러한 것이 저희 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첫 졸업생의 대입을 치르면서 느낀 현행 대입제도의 개선점이 있다면.
“대입제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결국 고등학교 교육뿐 아니라 초·중등 교육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재의 교육 환경은 교육의 하나의 가지에 불과한 대학 입시가 학교교육의 뿌리를 흔들고 있는 형상입니다. 학업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식의 입시제도가 변해야 된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는데 현재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은 매우 다행스런 일입니다. 그러나 학생들을 평가하는 기준을 좀 더 다양화함으로써 학생들의 독자적인 개성이 표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창의적인 인재 육성이 우리 교육이 지향하고 있는 것이라면 모든 학생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고 졸업생들은 단순히 명문대 합격률이 좋다는 점 외에도 다른 여러 소양과 능력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세계 경쟁력에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의 인재들이라고 자체적으로 평가합니까.
“창의적인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 학교에서는 독서, 외국어, 봉사, 1인2기, 수영의 다섯 가지 하나인증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영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 영법에 관계없이 200m 수영을 졸업 필수로 하고 있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전교생이 평일 방과 후에 90분씩 활동하는 1인2기입니다.
이러한 활동은 본교가 추구하는 체·덕·지(體·德·知)를 겸비한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목적에도 부합하는 것입니다. 체력과 예술 소양은 학생들이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러한 활동은 학생들에게 학업 중간에 다른 활동을 함으로써 일종의 쉼을 갖게 해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상호 협력과 자신감도 얻게 하는 등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하나고의 교사진에 대해 자랑하신다면.
“아이들이 24시간 학교 안에서 생활하는 개교 3년 차 학교에서 지금과 같은 교육 내용과 결과를 가능하게 한 것은 이러한 덕목을 모두 갖춘 교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지적 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그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들도 교과 연구에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의 자기개발과 지적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들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현재 하나고 정교사의 석·박사 비율이 70%가 넘습니다.”
김 이사장님은 학생 개개인의 성적과 가정환경까지 기억하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하나은행에 몸담고 있을 때 직원 1000명 정도 될 때까지는 이름을 다 외웠지요.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하나고 재학생 600여 명 모두가 제게는 가족처럼 예쁜 존재들입니다. 내 아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관심을 갖게 되고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그들의 성적 변화에까지도 눈길이 가더군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재학 중일 때뿐 아니라 졸업한 후에도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일을 찾도록 하겠습니다.”
하나고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귀가도 월 1회만 허용되는 것으로 아는데 특별한 취지가 있는지요.
“제일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기숙사의 단체생활을 통해 준법성, 사회성, 배려심 등을 키울 수 있습니다. 특히 주말에도 일반 학교와 달리 학생들이 서로 함께 모여 다양한 동아리,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우관계가 좋아지고 혼자 있으면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체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학습을 하기도 하는데 주말에 귀가를 못하니 자연스레 사교육을 피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님들도 주말에 자식들 학업 걱정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일을 하시거나 여가 활동을 즐김으로써 가족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희망하고 있어요.”
하나고의 교육 방식에는 김 이사장님이 갖고 계신 인재상이 반영돼 있을 텐데 어떤 인재를 길러내고 싶으신지요.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경쟁할 무대는 우리나라 안이 아니고 세계무대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더 넓은 시야를 갖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소유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학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과 교양적인 것을 포함한 다양한 능력과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글로벌 리더로서 자기 자신만을 위한 성공이 아니라 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가슴을 가진 넓은 사람으로 자라야 할 것입니다.”
최근 외환은행의 하나고 출연이 무산됐는데 재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까.
“어떤 학교든 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학교 운영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반 학교의 경우는 부족한 부분을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지만 저희 학교는 부족한 운영 자금을 교육청이 아닌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0년 학교 설립 이후 매년 25억~30억 원의 운영경비 부족액을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환은행이 출연금을 내지 않더라도 하나고 재정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없습니다. 다만 외환은행에서 출연을 해 주었다면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익만큼 매년 하나금융그룹에서 지원하는 금액이 줄어들 수는 있었겠지요.”
1인당 연간 등록금이 1300만 원에 달해 귀족학교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인당 교육비가 많다는 것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투입하는 교육비가 많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교육의 수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1인당 교육비 중에서 학생들의 등록금이 얼마인가가 중요한 것이지요. 학비만으로 하나고를 귀족학교라고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 오히려 저희 학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정원의 20%까지 선발해 이들에게 등록금은 물론 기숙사비, 급식비, 방과 후 수업비 등을 지원해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정원의 20%까지 선발하는 것은 하나고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나고의 향후 새로운 발전 계획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앞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우리나라 교육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뿐 아니라 많은 우수한 기업들이 우리나라 교육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나고는 신입생을 100%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하는데 어떤 인재들이 입학할 수 있습니까.
“저희가 첫 신입생을 모집할 때부터 공교육이 정상화되도록 입시전형을 설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중학교에서 성실하게 공부하면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관심을 갖고 꾸준히 노력해 온 학생을 찾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교육에 길들여지지 않고 스스로 자기의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학생’, ‘특별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학생’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대학 입시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근간도 이와 같아 이번 수시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낳은 비결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학교 성실성의 지표인 내신 성적도 당연히 좋아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