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동의보감] 월경과 심리의 상관관계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가장 큰 원인은 월경 주기에 따라 호르몬 분비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월경 주기를 잘 활용하면 보다 활기찬 생활이 가능하다.


여자가 말한다.
“왜 이렇게 내 마음을 몰라줘? 날 사랑하지 않는 거야?”

남자가 답한다.
“얘기를 해야 알지. 내가 독심술사야? 왜 그렇게 네 기분대로만 행동해?”

대화에서 알 수 있듯, 여자와 남자는 신체 구조만큼이나 감정 변화도 다르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의 연구 결과, 여성의 감정 중추가 남성보다 8배 이상 크게 움직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감정 이입이나 동정심이 생기기 쉽고 환경 변화에도 민감하다. 유난히 아줌마들이 TV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는 것이다.

왜 이렇게 여자는 남자보다 감정 변화가 심할까. 가장 큰 원인은 호르몬에 있다. 여성호르몬은 월경 주기에 따라서 분비량이 다르다. 남자가 볼 때 아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짜증이 나기도 하는 감정 변화는 남자에겐 없는 자궁이 여성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궁절제술은 영어로 ‘hysterectomy’다. hysteria(히스테리)를 ectomy(절제)한다는 뜻으로, 고대에 여성의 히스테리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자궁을 꼽은 것이다. 실제 고대에는 히스테리가 심한 여성이 자궁을 절제하게 되면 그 히스테리가 사라질 것이라 믿었다. 그만큼 자궁은 여성의 감정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런 자궁이 병들고 아프면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짜증이 나고 이유 없이 우울하고 답답해지는 것도 자궁이 우울함을 표출하는 신호일 수 있다.

월경을 하는 동안에는 피곤하고 지치기 쉽다. 기분도 우울하고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이럴 때에는 햇볕을 많이 쪼이는 것이 좋다. 햇볕을 쪼이면 일조량이 우리 몸의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서 기분이 좋아지며 편안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생리 중이라고 우울해하지 말고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월경이 끝나고 배란일까지는 컨디션이 가장 좋을 시기다. EBS 다큐프라임 ‘남과 여’에서 같은 여성을 두고 워킹 테스트를 했었다. 그 결과, 같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은 배란일에 가까운 여성의 워킹이 더 매력적이었다고 진술했다. 배란일이 가까워 오면 여성은 성적인 매력이 높아지며 머릿결과 피부도 좋아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활력을 이용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배란이 되고 난 후에는 기분이 상대적으로 살짝 가라앉으나 본래 자신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시기다. 차분하게 계획을 짜고 꼼꼼히 일을 해 나가기 좋은 시기로, 상대적으로 가라앉았다고 해서 처져 있을 필요가 없다.

생리일이 다시 가까워 오면 가장 좋지 않은 시기다. 집중도 잘 되지 않고 예민해지며 몸이 붓는 등 생리 전 증후군에 발동이 걸릴 때다. 이유 없는 짜증이 나기도 쉽고 의욕도 바닥을 친다. 이럴 때에는 공부나 일에도 속도가 나지 않기 때문에 무리하기보다는 일찍 자고, 음주를 피하는 것이 좋다. 며칠 지나면 다시 기분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보다는 건강을 챙겨서 빨리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이 우울하면 자궁도 함께 우울해지고, 자궁이 짜증을 내면 여성도 짜증이 난다. 잦은 감정 기복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산책을 하고 취미 생활을 갖는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좀 더 쿨하고 건강한 여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성우 경희보궁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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