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2분기 실적 개선주 미리‘찜’하자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1분기에 이어 실적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1분기 어닝 쇼크를 보인 기업이 2분기에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지난 3월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 ‘전·차(전자·자동차)’ 중심의 양극화 장세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차 등은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였다. 상당수 개인투자가를 비롯해 이들 주도주를 포트폴리오에 담지 못한 투자자들은 ‘전·차 랠리’를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양극화 장세의 주된 배경은 실적이었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5조850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고, 현대차 역시 2조2826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이런 실적이 결국 증시에서 사상 최고가 행진으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철강, 화학, 항공, 건설 등의 업종은 이익이 지난해보다 대폭 감소한 것은 물론 증권사 전망치에도 못 미치는 ‘어닝 쇼크(earning shock)’를 일으키며 주가 또한 급락했다.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2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1분기에 이어 실적 호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 1분기 어닝 쇼크를 보인 기업이 2분기에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기업 2분기 실적, 전반적으로 저조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은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다소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 상장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각 증권사의 기업 이익 예상치를 토대로 평균값을 구한 결과다.

기업 실적이 부진한 것은 국내외 경제 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회복이 지속되고 있지만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경기가 침체됐고, 한국의 최대 수출 상대국인 중국 역시 경제성장세가 주춤해졌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아 기업에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고 내수 소비도 크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6%에 이어 올해도 3%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증권사들이 산출하는 기업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다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당초 예상보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4월 초 5조 원대 후반이었으나 5월 들어 6조 원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전·차’호조 지속

전·차 업종은 전반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한국거래소(KRX) 반도체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은 6조6697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8%나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4월 초 5조 원대 후반이었으나 5월 들어 6조 원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은 “갤럭시S3 출시로 스마트폰 판매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고 D램 고정 가격이 상승해 반도체 부문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은 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안 팀장은 이 같은 전망을 기초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200만 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실적 호조에 따라 삼성전기 등 계열 부품사의 이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2분기보다 48.5% 많은 1293억 원이다. LG전자는 1분기에 이어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LG전자는 2분기에 4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1582억 원)보다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자동차 업종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KRX 자동차 지수 구성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외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보다 14.3% 증가한 2조4300억 원이다. 기아차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많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자동차 내수 판매는 부진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싼타페, K9 등 주력 차종의 새 모델이 출시돼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 ‘어닝 쇼크’를 일으켰던 화학, 철강 등 소재 업종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화학·철강 2분기 저점 전망

지난 1분기 ‘어닝 쇼크’를 일으켰던 화학, 철강 등 소재 업종은 2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사 추정치상으로는 화학과 철강 업종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6%와 33.1% 감소할 전망이다. 이들 업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기가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전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1분기와 같은 ‘어닝 쇼크’ 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혹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전분기 대비로 화학 업종 영업이익은 7.1%, 철강 업종 영업이익은 61.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5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낮지만 전분기보다는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호남석유화학과 금호석유화학도 1분기보다 나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도 2분기에는 1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투자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소재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에 쏠렸던 주식 매수세가 철강, 화학, 기계, 건설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해운 흑자 전환 기대

항공, 해운 등 운송 업종도 전분기보다 나은 실적을 낼 전망이다. 항공·해운 업종은 국제 유가가 연초부터 급등해 비용 부담이 커지고 국내외 경기 침체로 화물 및 여객 수요가 감소하면서 지난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그러나 2분기 들어 국제 유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자동차와 IT제품을 위주로 수출 화물이 증가해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해운 업종은 올 들어 북미, 유럽 등 주요 노선 운임을 인상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분기 989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대한항공은 2분기 845억 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 업종 실적은 휴가철과 여름방학이 있는 3분기까지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해운사도 2분기 흑자 전환 기대감이 높다.

통신, 유통 등 내수 업종은 계속해서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우려된다. 통신요금 인하, 대형 마트 휴일 영업 제한 등 규제가 강화된 데다 내수 소비 회복세도 약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하이닉스 지분 매각 이익 등 1분기에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면서 전년 동기는 물론 전분기보다도 못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다만 내수주는 그간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크게 낮아져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승호 한국경제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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