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동의보감] 환경 호르몬으로부터 내 몸 지키는 법

몇 년 전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다이옥신이라는 환경 호르몬이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라는 보도가 뉴스를 타면서, 환경 호르몬이라는 단어가 급부상했다. 노이로제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논란이 됐던 이 환경 호르몬으로부터 우리는 얼마나 안전할까.

환경 호르몬은 독소물질과는 의미가 다르다. 환경 호르몬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과 유사하나 들어와서 그들의 기능을 교란시킨다. 분해되거나 배출되지 않고 대부분 지방세포와 같은 인체 조직에 남는다. 여성에게 체지방이 더 많기 때문에 환경 호르몬 피해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인다.

배출되지도, 분해되지도 않기 때문에 최대한 체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 만연해 있는 환경 호르몬을 피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면 너무나도 많은 환경 호르몬에 노출돼 있다.

먼저 먹을거리부터 조심해야 한다. 최근 수입 농산물에서 환경 호르몬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다량 검출돼 큰 사회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수입 레몬이나 수입 오렌지에는 포장용 비닐인 OPP(oriented polypropylene), 수입 망고에는 파라치온, 수입 브로콜리에는 펜빌레이트, 수입 밀이나 쌀에는 마라티온이라는 환경 호르몬이 들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화학 공정을 거치지 않은 농산물을 먹는 것이 좋다. 최대한 제철 과일을 먹도록 노력하며, 유기농 과일이나 채소를 엄선해 먹을 필요가 있다. 신토불이라는 말도 있지 않았던가. 우리나라에서 제철에 나는 유통기한이 짧은 채소와 과일을 먹는 것이 우리 몸을 지키는 일이다.

또한 환경 호르몬에 있어 현대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일회용 용기다. 라면이 들어 있는 컵라면 용기, 음료수가 들어 있는 깡통, 각종 음식이 가공돼 들어 있는 통조림 등에는 화학물질이 변형돼 환경 호르몬이 녹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한의학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환경 호르몬은 해악 중 해악이다. 어떻게 보면 자연과의 조화를 거부한 현대인들이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천인상응(天人相應)이라고 해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자연에 순응하고 자연의 변화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인위적인 물질들이 성행하고 이로 인해 우리 몸의 체계 자체에 해를 끼치게 된 것이다. 우리 몸의 건강을 자연과 동화해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연과 동화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기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몸과 지구를 동시에 살리는 방법은 바로 일회용품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2007년 배우 최강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저는 앞으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환경 운동을 시작해 화제가 됐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그녀는 일회용 컵 대신에 텀블러 컵을, 휴지 대신에 손수건을, 비닐봉지 대신에 천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으로 지구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도 직접 가지고 다니는 텀블러를 이용해 커피를 마신다고 한다.

환경 호르몬은 결국 인간이 만든 병원균이다. 20세기, 산업이 발달하고 풍요로운 도시 생활을 누리며 살아온 현대인들이 결국 스스로 그 값을 치르게 된 것이다. 오늘부터 하나씩이라도 시작해보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에 닿는 화학 물질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가장 자연 그대로에 가까운 상태의 것들을 먹고 이용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합성 물질로 만든 세제 대신 천연 세제로 빨래를 하고, 시중에 나온 샴푸와 비누 대신 천연 성분을 사용한 유기농 샴푸와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텀블러 컵을 가지고 다니며 불필요한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빨대와 나무젓가락 등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플라스틱 용기는 최대한 사용하지 않으며 절대 가열하지 말고, 컵라면을 먹기보다는 그냥 라면을 냄비에 끓여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라면 자체에 화학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제일 좋다.



박성우 경희보궁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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