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1 총선은 그 결과의 의외성 외에도 여러 화젯거리를 낳았습니다. 그중에도 특히 저의 관심을 끈 것은 손수조 후보와 김용민 후보의 사례였습니다. 이 두 사람의 공천 배경에서 정치적 상상력의 차이가 엿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선 새누리당의 경우 문재인이라는 강력한 야당 후보의 맞상대로 20대 여성을 내세우는 기발한 공천을 했습니다. 이길 경우 잠재적 대선 경쟁자에게 치명타를 안길 수 있고 지더라도 웬만큼만 표를 얻으면 ‘나름 선전했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공천이었습니다. 아울러 새누리당의 취약 기반인 20대에게 ‘당신들의 정치적 역량을 신뢰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효과도 노렸을 것입니다.
이에 비해 두 야당 연대는 정봉주 전 의원의 빈자리에 그의 아바타나 다름없는 인물을 앉히는 안이한 전략을 택했습니다. 아마도 해당 지역구가 야당 성향이라는 판단도 한 몫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는 두 후보 모두 낙선이었지만 전체 선거 판세에 미친 영향은 판이했습니다.
지나간 선거 얘기를 새삼 되짚는 것은 투자의 세계에서도 상상력이 성패를 가르는 큰 요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주식 투자 고수들은 성공적인 투자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인내심과 함께 상상력을 꼽고 있습니다. 상상력을 발휘해 좋은 종목을 고르고 투자 후에는 인내심을 갖고 자신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좋은 예로 윌리엄 밀러라는 미국의 펀드매니저가 있습니다. 그는 아마존, 아메리칸온라인(AOL) 등 기술주에 일찌감치 투자해 큰 수익을 냄으로써 가치투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입니다. 그가 밝힌 성공 투자의 비결은 “똑같은 정보를 갖고도 남들과 다른 상상력으로 해석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그는 어떻게 남다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요. 그 답은 독서입니다. 독서를 통해 많은 지식을 축적하고 있어야지만 같은 정보를 갖고도 남들과 다른 해석을 해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책 속에서 투자의 상상력을 펼쳐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