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로얄 살루트 ‘마크 오브 리스펙트’에 선정된 소설가 신경숙
입력 2012-04-30 11:48:38
수정 2012-04-30 11:48:38
Spot Interview
‘최고의 업적과 성공에 대한 존경과 찬사’라는 브랜드 가치를 보존해온 최고급 위스키 브랜드 로얄 살루트(Royal Salute)가 제7회 ‘마크 오브 리스펙트(Mark of Respect)’수상자로 신경숙 작가를 선정하고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시상식을 가졌다.‘마크 오브 리스펙트’는 당대 ‘최고의 업적과 성공에 대한 찬사’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만든 상입니다. 작가의 최고 업적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등단 이후 28년 동안 7권의 단편집과 7권의 장편소설, 3권의 산문집을 쓰며 살아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업적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상하지만 작가로서 저의 업적은 제 작품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이며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사람을 꼽기가 어렵네요. 고난에 처해서도 묵묵히 일상을 정성스럽게 살아내는 익명의 사람들을 존경합니다. 그들로 인해 이 세상이 유지되고 변화하는 힘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부상으로 ‘로얄 살루트 62건 살루트’를 받았는데, 누군가에게 선물한다면 어떤 분에게 하고 싶으세요.
“이 세상에 안 계신 분들께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프란츠 카프카,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마르그리트 뒤라스, 박완서…. 그리고 대학 때 은사이셨던 오규원 시인께요. 술을 좋아하셔서 ‘캡틴 큐’ 같은 위스키를 혼자서도 드시곤 했는데 폐기종이 악화된 후에는 술을 전혀 못 드셨어요. 살아계시고 건강하시다면 선생님께 선물로 드리면 기뻐하실 듯합니다.”
28년간 작품 활동을 하며 전하고자 하는 공통적인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제가 작품을 쓸 때마다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것은 타인에 대한 연민의 감정입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을 살아온 사람들과 앞으로 많은 시간을 살아갈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데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이 연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민을 토대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깊은 아름다움을 내 언어로 퍼 올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끝내고 작가에게 엄마라는 존재가 어떻게 다가왔나요.
“이 작품을 읽고 난 독자들과 마음이 비슷했습니다. <엄마를 부탁해>의 메시지를 오해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작품을 통해 엄마의 희생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엄마를 이해하는 쪽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엄마도 또 다른 엄마의 뱃속에서 10개월 동안 있다가 울면서 세상에 나와, 가장 작은 신발을 신고, 작은 옷을 입고 자라난 사람임을요. 그녀도 세상에서 맨 처음 배운 말이‘엄마’라는 것을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작품을 통해 강하기만 하고 희생만 하는 엄마에 대한 ‘다시 보기’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엄마의 꿈, 엄마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또한 ‘엄마 다시 보기’의 과정이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일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다음 작품은 어떤 것을 구상하고 있나요.
“저도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역사소설이나 가상소설은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리진>이라는 작품을 쓴 것을 보면 그 어느 것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마음속에 항아리가 여러 개 있는데 그 어느 항아리 속 이야기가 가득 찼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 같습니다. 어렴풋한 느낌으로는 어느 날 갑자기 앞을 못 보는 사람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