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ty Interview] “중국과 한국 부동산의 잠재력을 믿는다”

굿윈 거 거 캐피탈 파트너스 회장

거 캐피탈 파트너스(Gaw Capital Partners)는 자산 규모 약 15억 달러의 글로벌 부동산 사모펀드 전문회사다. 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부동산에 투자해 수익모델을 개발해왔다. 굿윈 거(Goodwin Gaw) 회장은 거 캐피탈 파트너스의 창립자로 현재 대표이사 겸 투자심의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방한한 거 회장을 만나 거 캐피탈 파트너스의 투자 성과와 아시아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들었다.

굿윈 거 거 캐피탈 파트너스 회장(44)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미국계 홍콩인이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도시공학과 와튼스쿨에서 재무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에서 건설사업관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거 회장이 본격적으로 부동산 개발에 뛰어든 것은 스물일곱이 되던 해인 1991년이다. 다운타운 프라퍼티라는 회사를 창립한 후 미국 부동산에 본격적으로 투자해 로스앤젤레스(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하와이 등 주요 도시에서 약 23만 ㎡ 규모의 오피스와 약 1000실 규모의 고급 호텔, 챔피언십 골프클럽과 스키 리조트, 주택 개발 프로젝트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왔다.

이 같은 성공을 발판으로 2005년 거 캐피탈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현재 거 캐피탈 파트너스는 게이트웨이 차이나 펀드 Ⅰ, 게이트웨이 캐피탈 리얼에스테이트 펀드 Ⅱ, 게이트웨이 리얼에스테이트 펀드 Ⅲ 등 3개의 사모펀드를 통해 총 14억8900만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중국과 아시아 신흥국 부동산에 투자해온 그는 2011년 4월 한국 대표사무소를 두는 등 한국 부동산 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 한국을 찾은 그를 서울 강남 파크 하얏트호텔에서 만났다.



방한 때마다 파크 하얏트호텔에서 묵는다고 들었다. 이 호텔을 찾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대형 호텔보다 스토리가 있는 부티크 호텔을 선호한다. 서울의 중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도 이 호텔을 찾는 이유다.”

그러고 보니 처음 투자한 곳도 부티크 호텔이다.

“그렇다. 스물일곱 살에 처음 투자를 했는데, 할리우드에 있는 루스벨트 호텔이 그곳이다. 루스벨트 호텔은 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오랜 역사를 지닌 호텔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호텔이 노후했고, 영업 부진으로 1996년 부도가 나서 인수했다. 인수 후 인근의 할리우드와 연계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했고, 그게 성공했다. 약 1000만 달러에 인수했는데, 지금은 연수입만 1200만 달러에 이른다.”

젊은 나이에 그처럼 큰 성공을 거둔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호텔이 가진 잠재력을 봤다고 할까. 주변 환경도 그리 좋지 않고 운영도 잘 못하고 있었다. 그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나 또한 젊었기에 안 되는 이유보다 되는 이유를 찾았다. 그리고 거기에 열정을 쏟아 부었다.”

이후 개발에 성공한 사례를 보면 호텔이 많은 듯하다. 호텔에 특별한 애정을 갖는 이유라도 있나.

“전체 포트폴리오를 보면 호텔보다 오피스와 상업용 몰(mall)의 비중이 더 크다. 물론 개인적으로 호텔 비즈니스에 흥미가 많다. 무척 창조적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개발 사례를 하나 더 들어 달라.

“더글러스 로프트가 있다. 이곳은 원래 LA 다운타운 구(舊) 도심에 위치한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이었다. 반대편에 신(新) 도심이 들어서면서 공실이 늘었고, 급기야는 알코올중독자와 홈리스들이 옮겨왔다. 내가 투자한 2001년에는 당연히 가격이 쌌다. 빌딩 매입 후 50가구의 주상복합 공간으로 변경했다. 소호 느낌의 레지던스로 개조했는데, 사람들이 몰리면서 블록 전체가 되살아났다.”

개발 사례를 보면 낙후된 부동산을 사서 적정한 수익모델로 개발해 투자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보면 된다. 더글러스 로프트나 루스벨트 호텔도 마찬가지였다. 건물과 함께 블록 전체를 사서 빌딩을 개조한다. 사람이 모이면 갤러리와 레스토랑, 커피숍 등이 알아서 들어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홈리스나 알코올중독자들이 다른 곳으로 옮기게 마련이다.”

투자 기간은 어느 정도나 되나. 개발 유형에 따라 다를 텐데.

“프로젝트에 따라 다른데 호텔이 오피스나 레지던스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레지던스를 개발해 본궤도에 오르는 데 보통 3~5년 정도가 필요하다.”

거 캐피탈 파트너스 창립 후는 주로 중국과 홍콩 부동산에 투자했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를 이야기해 달라.

“호텔 G와 플라자 353 등이 대표적이다. 호텔 G는 중국 베이징에 있던 B급 오피스 빌딩을 100실 규모의 고급 부티크 호텔로 용도를 변경한 사례이고, 플라자 353은 상하이에 위치한 상업용 부동산을 리노베이션한 후 재개장했다.”

중국 같은 국가에서 용도를 변경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듯하다.

“옳은 지적이다. 중국은 미국이나 한국보다 정부 정책의 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 현지 파트너 없이는 결코 쉽지 않다.”

향후 중국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보나.

“중국은 앞으로 20년 정도는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 향후 10~20년간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은 4~5년을 주기로 시장 조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은 쉽지 않다. 시장이 불안한 만큼 수익이 좋을 수도 있지만 이에 해당하는 리스크 역시 높아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무척 중요하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그만큼 신중해야 한다.”

한국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최근 한국 시장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한국 부동산은 2~3년간 다양한 투자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한국 거시경제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한국 시장을 이해하고 예측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중국의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한 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량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한국 경제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본다. 중국 위안화 추세 역시 한국 수출 기업들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향후 한국 경제 전망은 밝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일본을 두고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투자자들의 성향에 차이가 있다. 일본의 기관투자자들은 한국과 달리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거 캐피탈 파트너스는 시장주기가 다운일 때 투자 기회를 포착해 투자자에게 이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일본 투자자들은 시장이 정점에 이르러서야 투자에 관심을 보여 투자 기회를 잡기가 힘들다.”

한국 투자자들은 여러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에 대한 나름의 철학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 투자자들과 다를 수 있다.

“내가 만난 한국의 투자자들은 ‘시장이 안 좋을 때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투자에 대한 감각 내지는 통찰력이 뛰어나며, 해외 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하려 한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 투자자들은 수익만 추구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투자 행위가 국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애국적인 사명감을 갖고 있다. 이 점이 무척 감동스럽다. 앞으로 거 캐피탈 파트너스는 한국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성공을 돕는 파트너 역할을 하고 싶다.”

한국 기관투자자와 함께 투자한 경험이 있나.

“2010년 한국교직원공제회, 새마을금고연합회 등 투자자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333 마켓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이 있다. 당시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거 캐피탈 파트너스의 역할과 능력을 인정하고 다양한 협력 기회를 발전시키고 싶어 한다. 새마을금고연합회와 한국교직원공제회와는 현재 미국과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추가적으로 투자할 기회를 검토 중이다.”

333 마켓 프로젝트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달라.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많다. 333 마켓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샌프란시스코에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좋은 매물이 나와 투자했다.”

한국 투자자들의 현재 관심사는 뭐라고 보는가.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미국, 유럽 등 숙성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중국 등 신흥 시장에 대한 관심보다 높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정부는 지금까지 계속 현금을 발행해 왔고, 이는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도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은 이런 상승세 시장에서 가장 적합한 리스크 헤지형 자산이 될 거라고 본다.”

한국 투자자들이 성공적인 해외 투자를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최근 글로벌 시장변화의 흐름을 빨리 포착하기 어려운 약점이 있다. 이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면 해외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현명한 투자 결정, 현지 사정에 밝은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거 캐피탈 파트너스는 지금까지 시장이 바닥을 친 시점에 투자해 많은 투자수익을 거뒀다.

“미국 시장을 예로 들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미국 시장에 투자한 회사들은 현시점을 기준으로 15~20%에 해당하는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향후 18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는 한국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도 있나.

“한국은 TV 드라마나 영화 등 한류를 통해 패션 등의 분야에서 아시아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호텔에 관해서는 한국에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파크 하얏트처럼 특화된 부티크 호텔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호텔과 함께 리테일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

주택 시장은 어떻게 보는가.

“한국 주택 시장은 굉장히 딱딱한 느낌이 있다. 패션리더나 셀레브리티들을 위한 보다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필요할 듯하다. 한국의 건설사와 파트너십으로 디자인에 주안점을 둔 작은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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