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 Interview]올리비에 르그랑 인터론 마케팅 총괄이사
프랑스 와인 중 국내 점유율 2위인 론 와인 생산자 협회인 인터론(INTER RHONE)의 올리비에 르그랑(Olivier Legrand) 이사가 ‘2012 발레 뒤 론 와인 세미나’를 위해 3월 중순 방한했다.‘2012 발레 뒤 론 와인 세미나’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2009년에 시작한 발레 뒤 론 와인 세미나는 와인업계 전문인을 대상으로 론 와인을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시음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올해 세미나는 ‘연상게임’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론 와인이 영화 장르라면?’ 또는 ‘론 와인이 음악이라면?’ 식으로 다양한 이미지를 론 와인에 대입, 연상시키는 거죠. 이를 통해 답답한 주입식 세미나에서 벗어나 참가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론 와인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론 와인이 OO라면?’이라는 질문에 답을 하신다면요.
“론 와인이 음악이라면 비틀즈 노래와 같은 팝 뮤직이라고 생각합니다. 듣기 쉽고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무난한 팝 뮤직처럼 론 와인 역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와인이거든요. 어느새 와인이 공부하고 배워야 하는 대상이 돼버렸지만 본질은 즐기는 음료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 면에서 론 와인은 입문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복잡하지 않은 와인이라고 봅니다. 이번 세미나에서 기술 용어를 배제하고 쉬운 용어로 와인을 소개하는 이유도 그것입니다.”
론 와인 중에서 어떤 빈티지를 추천하시겠습니까.
“2002년 이전에 비해 최근 10년 동안 좋은 빈티지가 여럿 생산됐습니다. 2005년, 2007년, 2009년, 2010년이 특히 좋은데 장기간 보관하기에는 2005년과 2009년, 바로 드시기에는 2007년이 부담이 적습니다. 섬세한 빈티지를 원하신다면 2010년을 추천해드립니다.”
2011년 빈티지는 어떤가요.
“작년은 여름이 매우 덥고 건조했던 독특한 기후였습니다. 그래서 수확이 빠를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늦어져 9~10월에 수확했습니다. 시라가 잘 익어 균형, 과일 향, 섬세함이 뛰어나고 잠재력이 좋은 품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론 와인의 한국 수출량이 전년 대비 3.5배 증가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의 론 와인 인기가 상승했습니다.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사실 한국 시장에서의 상승폭이 매우 커서 놀랐습니다. 아무래도 프랑스 와인이 비싸다는 편견이 있는데, 론 와인은 가격 대비 ‘즐거움’이 좋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기복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아직은 기뻐하기 이르다고 보고 일시적인 상승이 아닌 장기적인 흐름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3월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미국 와인의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론 와인의 인기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요.
“한국이 칠레, 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과 FTA를 체결하면서 이제 와인업체들은 모두 동등한 입장을 갖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은 치열해지겠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한국의 프랑스 와인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고, 미국 와인의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아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앞으로 한국 시장에서 론 와인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이십니까.
“아시아에서 일본 와인 시장은 상승세가 꺾였고, 중국은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따라서 한국을 장기적인 플랜에서 중요한 시장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직 론 와인의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우선은 이번 세미나와 같이 각종 행사를 통해 ‘부담 없는 즐거움’이라는 론 와인의 이미지 메이킹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한식과의 조화에 대한 홍보에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파워풀하고 프루티한 론 와인의 특징이 양념이 강한 한식과 잘 어울린다는 것이 알려지면 더 많은 한국 소비자가 론 와인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승민 기자 hamquixot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