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Column]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

중년이 되면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당뇨 등 여러 병이 찾아온다.
특히 소리 없이 찾아오는 질병이 무서운데, 그중 가장 괴로운 질병이 당뇨병이다.

당뇨병에 걸리면 먹을 것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남들이 먹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 당뇨병으로 고생하지 않은 이들은 이 괴로움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지옥 고문이 따로 없다. 그렇다고 입맛이 당기는 대로 모두 다 먹다간 당뇨병 치료는 물 건너간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 중에는 눈, 콩팥, 신체 말단 부위의 혈액순환 장애, 특히 발기부전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한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64%가 발기부전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이는 일반인들의 발기부전 발생률에 비해 2~5배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도 평균 수명이 늘어나 ‘젊은 오빠’들이 증가하면서 삶의 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성이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다. 발기부전의 원인이 되는 당뇨병에 대한 적절한 대처는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

당뇨병은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각종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이 중요한 원인이다. 또한 1960년대에 비해 지방 섭취 비율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심각한 비만으로 이어지고 비만은 당뇨병의 심각한 원인이 된다. 칼로리 섭취의 감소와 운동량 증가가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하다는 말이다.

40대 남성의 당뇨병 유병률이 9.5%에 이르고 50대 남성은 19.0%로, 다섯 명 중에 한 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살아간다. 당뇨병의 첫 증상으로 발기부전이 발생하는 비율은 2~12%다. 당뇨병으로 인한 발기부전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경우보다 정도가 심하며 대개 당뇨병 시작 후 10년 이내에 나타난다.

당뇨병이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몇 가지로 본다. 첫째, 당뇨병이 악화되면 호르몬 분비기관에 영향을 주어 성기능 장애를 일으킨다. 뇌에 있는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갑상선, 부신 및 성선 등 다른 호르몬 분비 계통에 변화를 가져오며 특히 성선 호르몬의 감소가 발기부전에 큰 영향을 준다. 둘째, 당뇨병이 진행되면 자율신경 계통에 병변을 일으켜서 발기부전이 된다. 셋째, 인체 내의 말초혈관에 영향을 주는데 성기에 분포된 동맥 혈관들이 병변으로 인해 망가짐으로써 혈류 공급이 제대로 되지 못해 발기부전이 온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당뇨병이라 해서 어려운 것은 아니다. 당뇨를 발견하고 발기부전이 나타난 시기가 빠를수록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 발기부전의 유발인자로 여겨지는 여러 위험인자를 함께 교정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 치료의 기본은 혈당을 잘 조절하는 것이다. 2~3개월간의 운동요법, 식이요법 등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혈당 관리를 적극적으로 한다. 그러나 이런 관리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목표치까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약물 치료를 병행할 수밖에 없다.

당뇨병이 중증일 경우 발기부전 약물이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발기부전 약물이 듣지 않는다고 찾아오는 환자 중에는 의외로 당뇨병 환자를 자주 발견한다. 발기부전 약물 이외에 특수 약물을 본인이 성기 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나 음경 내에 보형물 수술을 권한다.

최근 한 아버지가 발기부전으로 고생하는 아들의 손을 이끌고 병원을 찾았다. 30대 초반의 아들은 어려서부터 당뇨병을 앓았는데, 그로 인해 발기부전이 된 것이다. 아들은 인슐린 주사를 통해 혈당을 조절하고 이후 보형물 수술을 통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청소년기의 당뇨병은 비만 증가와 유전적 소인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 중에 일부는 발기부전으로 고민하게 된다. 그 환자는 당뇨의 무서움을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며 스스로 당뇨 조절을 못하고 수술까지 하게 된 것을 안타까워했다. 미리 당뇨를 조절하고 발기부전 치료를 했다면 너무 빨리 ‘늙은 오빠’가 되지 않아도 됐을 텐데 말이다.



이윤수 명동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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