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UUE FUND] 상반기 펀드 쇼핑은 중소형주부터

상반기 증시는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중소형주에 매기(買氣)가 몰리는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증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투자 업계에서 올 상반기에 가입해볼 것을 가장 많이 권유하고 있는 펀드가 바로 중소형주 펀드다.

‘연초에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인다’는 내용의 ‘중소형주 1월 효과’는 증권가에서 통상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글로벌 경기가 사이클상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글로벌 경기지표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대형주보다 실적 모멘텀만으로도 얼마든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중소형주 중심의 종목 장세가 상반기 내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펀드 전문가들은 “중소형주 펀드는 편입 종목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소형주 펀드는 편입 종목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올해에도 ‘1월 효과’ 재연될까

증시에 통용되는 속설 가운데 중소형주 1월 효과가 있다. 통상 연초에는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 수익률이 좋게 나온다는 속설이다.

과거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이 같은 속설은 현실에 대체로 부합한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1991년부터 지난해까지 1월에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평균 2.39%포인트, 2월에도 2.1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1, 2월 중 코스닥 지수의 월간 평균 변동률은 코스피 지수를 4%포인트 이상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올해에도 재현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월 첫째 주(2∼6일)에 코스닥 지수는 3.75% 상승한 반면 코스피는 0.95% 오르는 데 그쳤다. 유가증권 시장 안에서도 소형주가 이 기간에 2.13% 오르는 동안 대형주는 1.00% 상승하는 데 머물렀다.



상반기에 중소형주를 좋게 보는 근거

연초에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년 연말에 배당락 이후 프로그램 매물이 청산되면서 대형주가 프로그램 매물의 압박을 받는 반면, 중소형주는 연초에 정책 효과가 집중돼 상대적으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말 배당을 노리고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연초 청산되면서 대형주의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소형주들이 수급상 우위에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유가증권 시장 대비 코스닥의 거래대금 비중이 70%를 웃도는 등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개인투자자뿐만 아니라 기관 등도 우량 중소형 종목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중소형주의 연초 강세가 상반기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상반기 증시는 전반적으로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중소형주에 매기(買氣)가 몰리는 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하강국면에 있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들의 수익률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중소형주에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자산운용 공동 대표는 “올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 화학 등 대형주들에 비해 중소형주가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은 천차만별

중소형주가 연초부터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해서 모든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것은 아니다.

특히 중소형주 펀드는 일반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 비해 펀드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설정액 300억 원이 넘는 중소형주 펀드 가운데 ‘유리스몰뷰티C/A’는 올 1월 6일 기준으로 최근 3개월간 10.35%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반면‘하이중소형주자1C1’은 0.12%의 손실을 봤다.

중소형주 펀드가 상품에 따라 이처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펀드매니저의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커서다. 성장형 펀드는 삼성전자, 현대차, LG화학 등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종목들이 있지만, 중소형주 펀드는 담고 있는 종목이 제각각이다 보니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 능력이 수익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국내 ‘빅2’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중소형주 펀드 브랜드인 ‘삼성중소형포커스’와 ‘미래에셋 3억만들기중소형’의 경우 삼성중소형포커스는 현대위아·LIG손해보험·넥센타이어·다음·삼성화재·세아베스틸을 주로 담았고,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은 삼성전자·현대그린푸드·동양기전·위메이드·현대상사·에스엘의 비중이 컸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큰 종목을 많이 편입하고 있는 펀드를 꼼꼼히 체크해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올해는 스마트폰, 중국 내수, 2차 전지 관련 중소형주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펀드는 시가총액이 적은 종목을 담고 있어 변동성이 높은 데다 펀드별 보유 종목의 차이도 많아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중소형주 펀드에 가입할 때는 과거 성과와 종목 구성을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는 연초에 정책 효과가 집중돼 상대적으로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인다.



송종현 한국경제 증권부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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