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READER] “우량 주소형주 중심 포트폴리오 수립 ”

용환석 페트라 투자자문 대표


용환석 페트라 투자자문 대표는 헤지펀드 운용 전문가다. 주식에서 사모펀드 (PEF)까지 다양한 투자 경험을 가진 그는 ‘고객에게 장기적인 이익을 안겨줘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차별화된 투자 전략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용 대표를 선상 카페 & 레스토랑 ‘오엔(ON)’에서 만났다.


용환석 페트라 투자자문 대표는 글로벌 투자 경력만 14년이 넘는 국내에 몇 안 되는 헤지펀드 운용 전문가다. 영국계 헤지펀드에 근무할 때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사모펀드까지 다양한 투자 경험이 있다. 이때부터 철저한 분석을 통해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주식투자 방법을 습득했다. 페트라 투자자문 설립 동기도 여기서 기인했다. 고객들에게 장기적인 이익을 안겨다 주는 것이 페트라 투자자문의 신념이라고 용 대표는 강조한다. 그는 “페트라 투자자문의 첫 번째 미션은 투자 자산을 보전하는 것이며, 두 번째 미션은 장기간에 걸쳐 투자 자산을 높은 수익률로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페트라 투자자문의 차별화된 투자 전략이 빛을 발했다. 페트라 투자자문의 2011년 수익률은 26.5%로 코스피 수익률(-11.0%)을 크게 상회했으며 지난 2년간의 누적 수익률 역시 56.9%로 코스피 수익률(8.5%)을 크게 앞질렀다.

용 대표는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에 중점을 두면서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사용하는 시장 중립 전략(market neutral strategy) 및 인수·합병(M&A), 차익 거래(arbitrage) 등 가치가 새로이 평가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을 포착해 포트폴리오를 운용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용 대표로부터 올 한 해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이미 많은 악재가 주가에 반영돼서 의외로 빨리 상승 랠리가 올 수 있다”고 낙관 섞인 기대를 내놨다. 하지만 “확률은 낮지만 한번 발생하면 시장에 큰 충격을 주는 이례적 상황(tail event)의 돌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에도 세계 금융시장은 크고 작은 금융위기가 반복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수익 달성이 가능한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가치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먼저,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종합하시겠습니까.

“8월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주식시장은 이후 조정 장세를 보이며 약간 회복된 상태로 마감됐습니다. 하지만 체감 하락률이 실제 하락률보다 크게 느껴지고 실제로 지수의 하락보다 더 큰 손실을 본 투자가들이 많은 아주 어려운 장이었죠. 특히 외환위기 때나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위기가 발생한 후가 아니라 위기에 대한 우려가 만연한 상황이었다는 점이 시장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올해 한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작년 하반기 악재가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어 올해 상반기는 기대보다 빨리 주식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시장의 불안요소로 계속해서 존재할 것이며 하반기에 들어서는 확률은 낮지만 충격이 큰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죠. 연중 코스피는 1700~2300 수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한국 주식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점은 우리 증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된 이유를 꼽는다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세계 증시는 매일 매일을 보면 전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나 시간이 지나면 항상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작년에도 미국 증시는 거의 하락하지 않은 반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들 및 유럽의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기간을 길게 보면 더욱 더 그런데, 과거 10년 국내 증시는 크게 상승한 반면 미국의 증시는 제자리였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차이, 다시 말해 얼마나 저평가돼 있는가에 따라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의 증시는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다양한 지표로 볼 때 주요국 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이죠.

특히 우리 기업들의 체질 개선 속도로 볼 때 더욱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기업의 지배구조에서도 저평가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오너 및 경영진이 회사의 주당 가치의 증대라는 목표를 잊고 경영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긍정적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삼성전자, 현대차, 한류 관련 기업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한 가지 아이러니는 위기가 올 때마다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서 국내 수출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중국 경기 둔화의 우려로 호주 달러, 브라질 헤알화, 한국 원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통화 매도 포지션을 늘리고 있어 당분간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 경쟁력 강화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성장하는 스마트폰 분야에 강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차의 경우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들의 실적이 세계 경제의 수요를 그대로 따라가기만 한 반면 지금은 제품의 차별화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분야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산업별로 주목하고 계신 분야가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앞서 언급한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섹터는 계속해서 유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경기가 다소 부진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IT를 주도하는 글로벌 그룹으로 자리매김하는 단계이며 스마트폰의 수혜와 함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미 높아진 주가가 부담이 된다면 보통주 대신 우선주를 편입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이 외에도 전자상거래, 온라인 게임, 모바일 관련주 등 경기와 관련 없이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섹터에 대한 투자가 유망합니다. 해당 섹터의 대표 기업들로는 이니시스, 한국사이버결제, 다음, NHN, 게임빌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한류 관련 등 아시아 시장에서 확대되는 소비재·서비스 섹터는 중국의 내수 확대 정책과 맞물려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원화 약세와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주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습니다. 투자자의 성향이나 자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올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추천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입니다.”

여러 국가에서 각종 선거가 대거 예정돼 있는데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문제는 경제이고 특히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경기부양책은 장기적인 효과보다는 일시적인 효과가 있는 정책이라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정책을 계속 쓸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단기적으로 증시에는 긍정적입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주요국도 장기적인 정책보다는 단기적으로 문제 해결을 뒤로 미루는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 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의 불안요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의 최대 위험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입니다. 물론 중국도 올해 말 정권 교체가 있어서 경제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중국 경제가 경착륙까지는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수출국의 경기 침체로 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입니다. 현재의 중국과 같이 부채를 통한 무리한 설비투자는 항상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돼 있습니다. 전체 성장률 둔화보다도 내수 부분에 비해 설비투자 부분은 더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의 투자 확대에 의존적인 부분이 많은 국내 경제에는 큰 충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2012년 연중 코스피는 1700~2300 수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다만 한국 주식 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점은 우리 증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용환석
현 페트라 투자자문 대표이사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
미국 UCLA 경영학 석사
피너클 인베스트먼트 부사장
팬아시아 캐피탈



글 김석 한국경제 기자 ski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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