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Column] 비뇨기과 의사의 결혼 예찬론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년 전에 비해 결혼 적령기가 4년 가까이 늦어졌다고 한다. 사실 요즘 사람들은 결혼을 앞두고 너무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결혼은 경제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단연 남는 장사다.


“올해는 결혼하고 싶어요”

나이를 먹어서 혼자 사는 남녀들이 늘고 있다. 젊은 남녀를 만나도 결혼 했냐고 묻기가 두려운 게 요즘 세태다. 왜 결혼이 늦어졌냐고 하면 막상 결혼하고 싶어도 상대가 없다고 한다. 그 많은 청춘남녀들이 다 무엇을 하고 있길래 결혼할 상대가 없다고 아우성일까.

최근 결혼 연령에 대한 재미있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20년 동안 남녀 초혼 연령이 4세가량 증가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년 전에 비해 요즘은 결혼하는 나이가 4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면서 30대 미혼 남녀가 급증하고 있다. 30~35세 미혼 여성은 1995년에는 6.2%였던 것이 2010년엔 28.5%로 늘었다. 35~39세 남성은 2010년 현재 4명 중 1명이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전에는 이 연령대에 속하는 사람 중 미혼은 6.2%에 불과했다. 그 나이면 친구 중에 빠르면 중학교, 고등학교 학부모가 있을 나이다.



결혼을 망설이는 세 가지 이유

남녀가 만나 서로 좋으면 함께 살기 위해 하던 것이 결혼이다. 결혼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일까. 과거와 어떤 변화가 있었기에 결혼이 힘들어진 것일까.

첫째는 생리적 욕구의 해결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결혼의 목적 중에는 성에 대한 욕구의 해결도 들어 있다. 그런데 요즘은 과거와 달리 남녀가 만나 서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되다 보니 결혼의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시대적으로 성(性) 담론이 자유롭고 섹스에 대한 갈증이 쉽게 해결되다 보니 성에 관한 한 결혼이란 울타리의 존재가 희미해졌다.

둘째는 환경적인 변화다. 핵가족 시대를 맞이해 과거 대가족 시절처럼 시시콜콜 시집·장가 가라는 잔소리가 없어졌다. 집에서는 자녀가 하나 혹은 둘이다 보니 결혼을 하면 둥지를 떠나보낸다는 생각에 서두르지 않는다. 집안에 둘째가 결혼을 하고 싶다고 할 때 첫째가 먼저 가야 한다는 부담도 없어졌다. 공부에 ‘취미’가 있어 대학원 석사나 박사 과정을 하다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여성들은 직장을 갖게 되고 돈 버는 재미를 느끼면서 직장 내에 성취욕 때문에 결혼을 미루기도 한다. 일부 여성들은 골드미스(gold miss)라고 해 부러움을 받는다. 이들은 이성 친구를 소개시켜 줄 것도 아니면서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해 피곤해한다.

셋째는 경제적인 요소다. 요즘 청년 미취업자가 늘어나는 것과 결혼율의 감소와 상관관계가 있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일단 결혼을 하려면 직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직장이 없으면 연애 기간이 길더라도 결혼을 망설이게 된다. 이번 통계에서도 초혼 연령이 대폭 늦어진 시기와 경제적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시점이 일치를 보였다.

또 다른 문제는 직장이 있더라도 좀 더 좋은 조건의 상대를 찾으려는 경향이 많아서다. 다시 말해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명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결혼상담소를 통해 결혼 상대를 소개받으려 해도 마찬가지다. 상대는 마음에 드는데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중소기업에는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을 해도 남자들이 가지 않는 이유 중에 이런 면도 있을 것이다. 웬만한 명함으로는 원하는 여성과 결혼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에 가고자 노력한다.

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단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또한 대기업에서 사회적 공헌 목적으로라도 신입사원을 많이 뽑아주어야 한다. 정부는 많이 뽑아주는 기업에는 세금 혜택도 주는 것이다. 기업은 연수 기간과 적성검사를 통해 배치하는 동안 자연 탈락과 이런저런 목적으로 적정 인원을 맞추어 나가면 될 것이다.

능력이 있는데도 결혼을 미루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혼은 자유로운 삶을 원하는 이에겐 분명 속박일 수 있다. 통념상 독신자들이 결혼한 사람에 비해 돈도 혼자 쓰다 보니 저축도 많이 할 것이고 섹스도 더 많이 할 것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자유롭다 보면 섹스도 더 많이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적으로는 결혼한 부부가 독신자보다 더 저축을 많이 하는 것으로 돼있다. 함께 하다 보면 재산 관리를 해주게 되고 필요 없는 지출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부부간에는 언제나 섹스가 가능하나 독신자는 섹스를 하고 싶어도 상대가 없어서 못하는 경우도 많이 생겨난다. 따라서 혼자보다는 함께하는 삶이 더 윤택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본다.

결혼에 관한 통계 숫자를 보면서 결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올해 흑룡 띠에는 결혼도 많이 하고 자식도 많이 가지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이윤수 명동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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