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자산시장 대전망] 초대형 이벤트와 2012 주식시장 상저하고냐, 상고하저냐?


경제를 둘러싼 변동성이 커지면서 2012년 주식시장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2012년은 대선과 총선, 올림픽 등 빅 이벤트가 많아 시기별로 투자 전략을 달리해야 할 전망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증권업계는 이듬해 증시 전망을 쏟아낸다. 별 일 없으면 코스피 밴드(범위), 연간 증시 흐름 등 전망의 ‘큰 틀’은 비슷한 방향으로 잡히고 각론에서만 차이가 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2011년에는 사정이 달랐다. 각론은 물론이고 큰 틀도 증권사마다 제각각이었다. 가장 차이가 많은 부분은 증시가 강세를 보일 시점이 상반기일지, 하반기일지에 대한 예측이었다. 상반기에 장이 강세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약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예상한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이었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은 반대로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2011년 하반기 이후 상당수 국가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이 3∼6개월 정도 지속될 것이라며 2012년 상반기에 주식시장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유럽 주요국의 국채 및 은행채 만기가 2∼4월에 집중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블루칩 위주로, 하반기에는 경기민감주 위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연간 코스피 밴드 전망치도 마찬가지다. 상단(최고점)은 2250∼2300포인트로 그나마 비슷하지만, 하단(최저점)은 1600∼1800포인트로 차이가 많이 난다. 코스피 밴드 상·하단이 최대 50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는 예측을 내놓은 증권사도 많다.

2012년은 가뜩이나 시장 전망이 어려운 가운데 반드시 고려해야 할 대형 변수가 더 있다. 총선과 대선,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들이다.

선거와 올림픽이라는 국내외 빅 이벤트는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다. 특히 2012년은 한국 등 주요 20개국(G20)과 유로존 17개국에서 총선, 혹은 대선이 있는 ‘글로벌 선거철’이다. 유럽 재정위기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거가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흘러갈 경우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요즘의 특수한 변수를 배제하고 과거의 사례만 놓고 예측해보면, 선거가 있는 해 우리 증시는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올림픽은 어떤 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까.

선거와 올림픽이라는 국내외 빅 이벤트는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다.



긍정, 혹은 부정?
선거가 증시에 미칠 영향

2012년은 주요 2개국(G2)인 미국의 대선과 중국 공산당대회, 여기에 한국의 총선과 대선까지 맞물려 있어 ‘선거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느 해보다 높다. 증권가에서는 선거가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편이다.

한국의 경우 복지가 선거에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이 횡행할 경우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1900년 이후 미국 대선을 분석한 결과 대선이 있는 해에 S&P500지수가 연간 기준으로 ‘플러스’를 나타낸 비율이 77.8%에 달했다. 미국 대선이 있는 해 한국과 미국 증시 동조화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1984년부터 2008년까지 일곱 번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 중 한·미 증시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건 1996년 한 번밖에 없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의 재임을 결정짓는 대선이 있는 해의 경우 1900년도 이후 총 아홉 차례 가운데 1980년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S&P500 지수가 플러스를 나타냈다”며 “재임 관련 대선은 어떤 시기보다 경기부양책이 많이 활용된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으로, 2012년 역시 사이클상 증시에 유리한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역사적 경험으로 봤을 때 2012년에 예상되는 중국의 거시경제 환경 변화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공산당대회가 열리는 해와 그 다음 해에 정점을 이루고 이후 3년간 하향세를 보이는 패턴이 지속돼 왔다.

중국이 2012년 10월로 예정된 제18차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習近平) 국가 부주석 중심의 신지도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이런 현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게 유진투자증권 측의 예상이다. 곽 연구원은 “시진핑 시대의 출범과 함께 중국은 내수 중심으로의 경제구조 전환을 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소비시장 확대의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작 한국 증시는 대선이 있는 해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에 강세를 보이다가 하반기에 약세로 돌아서는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2012년은 미국과 중국 등 대외 변수의 영향력이 다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내 증시를 이끄는 주요 기업들의 글로벌화가 상당한 수준이어서 증시 움직임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2012년 선거가 증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선거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다.

한국의 경우 복지가 선거에 중요한 이슈로 등장하면서 표심을 의식한 포퓰리즘이 횡행할 경우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본이득과세가 대표적인 사례다.

주식 등 금융자산으로 실현된 이익에 세금을 매긴다는 자본이득과세가 논란이 되는 것 자체로 증시에 메가톤급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만의 경우 1988년 10월 주식 양도차익 과세방침을 발표한 이후 한 달 만에 증시가 30% 폭락한 바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은 증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증시에는 악재”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정권이양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악재가 생기는 것도 증시에는 불안요소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북한의 정권 세습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남·북한 충돌이 발생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증시가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올림픽은 전기전자(IT)·미디어·광고 업종에 호재

2012년은 런던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이기도 하다. 올림픽은 올림픽이 열리는 국가의 증시에는 대형 호재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해당 국가의 증시는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하계 올림픽 이후 2010년 캐나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까지 14번의 올림픽 가운데 4번을 제외하고는 올림픽 기간 동안 증시가 상승했다. 평균 상승률은 1.14%다.

문제는 런던 올림픽이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이다. 증시 전반에 대형 호재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올림픽 개최로 인해 수혜를 입을 업종은 분명히 있다.

대표적인 게 정보기술(IT) 업종이다. 일반적으로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짝수 해에는 대부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액이 전년보다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토러스투자증권이 1976년 이후 2010년까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림픽과 월드컵이 열리는 해의 75%는 반도체 매출액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짝수 해에는 올림픽, 월드컵을 비롯해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빅 이벤트가 열려 IT 수요를 자극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IT산업의 주도권이 개인용 컴퓨터(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런던 올림픽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업종은 미디어·광고 업종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제일기획은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디어·광고 업종 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지는 않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효과가 시간이 갈수록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업종에도 올림픽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관련 모바일 광고 시장 성장과 런던 올림픽이라는 이중호재가 겹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9%, 2011년 5.3%, 2012년 7.5%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도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모바일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2012년에 각각 3%와 7.2%로 최근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해 미국과 유사한 수준에 근접했다는 설명이다.

2011년 3분기에 부진했던 실적은 2012년에 올림픽 등으로 인해 만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터넷 업종의 검색 광고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거나, 디스플레이 광고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5% 내외 감소한 수준을 나타내 2011년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며 “하지만 3분기 실적보다 2012년 실적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2012년 모바일 광고의 성장세에 대형 이벤트(총선·런던 올림픽·대선)가 더해지면서 인터넷 업종의 성장성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인터넷 업종 가운데 다음(Daum)에 대해서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 플랫폼인 ‘아담’의 선점효과와 2012년 기준 모바일 광고 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8.6%로, NHN의 3.9% 대비 높아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송종현 증권부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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