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of Celeb] 데이비드 베컴…스포츠 스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다

“데이비드 베컴의 오른발은 잉글랜드의 보물”이라는 영화 대사가 있을 정도로 베컴은 영국 축구의 상징이다. 그는 17세가 되던 1993년부터 10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클럽에서 뛰었고, 2006년까지 7년간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을 지냈다.

그는 뛰어난 기량 외에도 준수한 외모와 세련된 스타일로도 광범위한 팬 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LA 갤럭시로 이적, 미국으로 활동 영역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스포츠 셀러브리티로 부상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펩시콜라, 질레트 면도기, 아이다스 등 세계적인 브랜드의 광고에 출연하는가 하면 패션 브랜드인 아르마니의 빌보드 광고에 등장했다. 전성기가 지난 3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베컴은 지난 한 해 총 430억 원(4000만 달러)을 벌어들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를 제치고 최고 수입을 올린 축구 선수의 자리를 차지하는 등 그 인지도와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패션 아이콘이 된 축구 선수

‘옷 잘 입는 남성’이나 ‘가장 섹시한 남성’ 리스트에서 줄곧 정상을 차지하는 베컴은 스타일과 패션에서 그 어떤 축구 선수보다도 열정을 보인다. 헤어 스타일을 자주 바꾸고, 새로운 룩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를 두고 패션계에서는 ‘룰 브레이커’라고 부를 정도다.

모히칸 헤어에서 투박한 카디건에 이르기까지 지난 10여 년간 베컴의 헤어 스타일과 옷차림을 모아서 평가하는 블로그가 등장하는가 하면 유사한 옷을 판매하는 사이트도 있을 정도로 그는 어느 셀러브리티보다 남성복 시장에 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일례로 영국의 브랜드 슈퍼드라이(Superdry)는 베컴이 티셔츠를 입고 나오면서 쿨한 스트리트 브랜드로 급성장했고, 해당 티셔츠는 100만 장이나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일 공식: 클래식 슈트, 낡은 진, 럭셔리 포인트

슈트는 정확하게 맞아야 한다는 것이 베컴의 생각이다. 그는 주로 아르마니나 영국 새빌로에서 주문 제작한 슈트를 공식 석상에서 입는다. 분위기는 패셔너블한 것보다는 정통적인 핏과 컬러를 선택하는 편. 요사이는 말쑥한 분위기를 내면서도 개성 있는 차림을 위해서 1950년대의 타이트한 실루엣을 선택하거나 조끼를 포함한 스리피스 슈트를 애용한다. 또한 셔츠나 타이, 포켓스퀘어로는 핀스트라이프, 물방울무늬, 페이즐리 등의 레트로 패턴을 믹스한다.
‘옷 잘 입는 남성’이나 ‘가장 섹시한 남성’ 리스트에서 줄곧 정상을 차지하는 베컴의 스타일은 글로벌 브랜드의 콘텐츠가 되고 있다.

베컴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는 낡은 느낌의 진인데 그가 애용하는 브랜드는 디젤이나 PRPS, 디오르 옴므. 주로 루즈 핏의 진에 로고나 프린트가 있는 심플한 티셔츠와 트레이닝 웨어를 믹스해서 편안하면서도 쿨한 분위기를 만든다. 여기에 두툼한 카디건이나 가죽 재킷, 체크 셔츠, 후드 재킷 등에 비니 모자나 스카프를 매치한다. 이처럼 심플하고 편안한 스타일에 고가의 럭셔리 시계와 다이아몬드 주얼리로 정리해서 ‘베컴 스타일’을 만든다.


브랜드 베컴, 향수에 이어 보디웨어 론칭

지난 10여 년간 다져온 자신의 이미지와 스타일을 비즈니스화한 것이 데이비드 베컴 향수 라인이다. 화장품 회사인 코티(Coty)는 현재 베컴 향수 7종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내년 2월에는 세계적인 패션 리테일러 H&M과 파트너십을 맺고 ‘데이비드 베컴 보디웨어’를 40개국의 1800개 매장에서 론칭할 예정이다.

이처럼 속옷을 론칭하게 된 데는 지난 2008년 343억 원(2000만 파운드)을 받고 진행한 엠포리오 아르마니 언더웨어 광고의 폭발적인 반응에 따른 것. 팬티만 입은 베컴의 사진이 세계 곳곳의 빌보드에 걸리면서 아르마니의 언더웨어 매출은 94%나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H&M이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것은 스포츠와 패션에서 베컴의 인지도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적인 남성상, 베컴

축구를 넘어 패션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베컴은 강하고 건강하면서도 감성적이고 포용력 있는 현대적인 남성상을 대표한다. 옷을 잘 입고 외모를 가꾸는 것도 남성적일 수 있으며, 남성적이면서 동시에 우아할 수 있다는 콘셉트를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항상 잘 차려 입고 정중하고 매너가 깍듯하다는 베컴은 축구 선수가 패션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장을 열었고, 이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런던=정해순 프리랜서 haesoon@styleintellig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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