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ise Travel] Cruise Styling

매끈한 배를 타고 매 순간 좌표를 달리하며 망망대해를 미끄러지듯 달리는 상상. 그 상상의 끝에는 크루즈가 있다. 매일 밤 선상의 화려한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는 동안 다음 도시를 향해 파도를 가르는 크루즈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온전한 도시다. 이 여행의 신천지를 성공적으로 스타일링하는 비법을 공개한다.


내게 맞는 클래스

크루즈는 호텔처럼 정형화된 등급 체계는 없으나 천차만별인 요금에 상응하는 등급이 있다. 캐주얼 크루즈부터 프리미엄, 딜럭스, 럭셔리 크루즈까지 다양한데, 우리가 흔히 대중 매체를 통해 접하는 크루즈는 한번에 수천 명을 수용하는 캐주얼 크루즈다.

대개 배가 크면 클수록 고급 크루즈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오산이다. 배의 등급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승객당 면적과 승객과 승무원의 비율이다.

면적에 비해 적은 수의 승객을 태울수록 여유로운 항해가 실현되며, 승객과 승무원의 비율이 1 대 1에 가까울수록 높은 차원의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캐주얼 크루즈가 수천 명을 수용하는 데 비해 럭셔리 크루즈는 승객을 수백 명으로 제한한다. 따라서 그만큼 선박이 작기 때문에 오락시설 또한 적다. 쾌활하고 다채로운 크루즈 라이프를 기대했다면 그 정적인 분위기에 하품이 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크루즈 여행 입문자라면 차라리 조금 번잡스러운 캐주얼 크루즈나 캐주얼 크루즈와 럭셔리 크루즈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한 프리미엄과 딜럭스 크루즈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캐주얼 크루즈 중에서는 가장 젊고 미국적인 로열캐리비안(Royal Caribbean) 선사나 이탈리아의 정수가 남아 있는 코스타(Cruise) 선사가 추천할 만하다. 프리미엄 크루즈로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셀러브리티(Celebrity)와 전통의 강호 프린세스(Princess)를, 딜럭스 크루즈로는 디테일이 살아 있는 크리스털(Crystal)이 후회 없는 항해를 책임질 것이다.

대개 배가 크면 클수록 고급 크루즈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오산이다. 배의 등급을 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승객당 면적과 승객과 승무원의 비율이다. 면적에 비해 적은 수의 승객을 태울수록 여유로운 항해가 실현된다.

잊지 못할 로맨스를 꿈꾼다면 남미 혹은 남극을

결혼기념일에 맞춰 로맨틱한 크루즈 여행을 고려 중이라면 지중해나 북유럽을 추천한다. 크루즈가 닿는 도시마다 감도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더 이상 감미로울 수 없다. 어린 아이를 동반할 경우에는 경이로운 자연을 탐사하는 알래스카 크루즈와 하와이 크루즈가 좋겠다.

크루즈를 타고 유빙 사이를 달리면서 빙산이 무너지는 장관을 목격하거나 헬리콥터를 타고 알래스카를 내려다보는 동안 도시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생태 감수성이 형성될 것이다. 또한 일반적인 하와이 여행이 호놀룰루국제공항이 위치한 오하우 섬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크루즈로 여행하면 여러 섬을 골고루 둘러볼 수 있다.

크루즈로 평생 잊지 못할 단 하나의 여행을 꿈꾼다면 남미 크루즈나 남극 크루즈를 추천한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축제인 리우카니발이 열리는 시기(2012년은 3월 초)에 남미를 크루즈로 여행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이다.

이 기간에 축제가 열리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호텔을 예약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에 이틀 정도 리우데자네이루 항구에 배를 정박하는 크루즈 여행이 최선책인 것.

단, 이 기간에 호텔을 구하는 것만큼 크루즈 여행을 예약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예약해야 한다. 칠레에서 출발해 남극의 섬을 유랑하는 남극 크루즈 또한 아무나 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패키지 또는 자유 여행

모든 여행이 그렇듯 크루즈도 패키지 여행과 자유 여행이 있다. 패키지 여행은 여행사에서 특정 날짜에 출발하는 항공에서부터 크루즈 선박, 출항지 호텔, 이동 차량, 인솔자 배정까지 결정해 놓은 것으로 여행자 스스로 결정해야 할 것이 거의 없다.

특히 인솔자가 동행하며 공항에서 호텔, 호텔에서 선착장까지의 이동을 책임지기 때문에 더없이 편리하다. 하지만 편리한 만큼 선택의 자유가 없으며, 패키지 요금에 인솔자 여행 비용이 부가되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크루즈 라이프는 춤을 출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서 화려해지기도 하고 초라해지기도 한다.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댄스 스포츠는 서양에서는 친구를 사귀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면 자유 여행은 크루즈 기항지에서부터 선사, 선박, 출발 날짜, 일정은 물론 항공사와 출항지에서의 숙소까지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어 스스로 여행을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스케줄에 맞출 필요도 없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이 처음이거나 영어로 소통하는 게 원활하지 않다면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기 바란다. 크루즈는 패키지 여행일지라도 크루즈에만 승선하면 얼마든지 인솔자나 다른 일행과 거리를 유지한 채 가족이나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솔자는 승선을 도와줄 뿐 그 안에서의 여가 시간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요금 또한 개인적으로 크루즈를 예약하는 것보다 크루즈 선사와 여행 시간의 계약에 따라 적용되는 요금이 더 저렴할 수 있다. 단, 패키지 여행은 단체 여행인 만큼 최소 출발 인원이 모집된 날짜에 내 여행 일정을 맞춰야 하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인접한 발코니 객실이 ‘명당’

영화 <타이타닉>에서처럼 크루즈 객실 등급 사이에 차별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크루즈의 객실 등급은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저렴한 요금의 객실인 내측 실에서부터 오션뷰 객실, 발코니 객실, 그리고 스위트룸 등으로 나뉜다.

내측 실에는 창문이 전혀 없으며, 오션뷰 객실에는 열리지 않는 창문이, 발코니 객실에는 말 그대로 전면 유리를 열고 나가면 객실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발코니 공간이 있다. 이들 객실의 면적이 엇비슷한 데 비해, 스위트룸은 면적이 훨씬 더 넓고 몸을 담글 수 있는 욕조도 있다.

하지만 스위트룸의 엄청난 비용을 감안한다면 발코니 객실이 가장 적당하다. 사실 발코니 공간의 활용도가 높지는 않지만 방의 한 면이 전면 유리이기 때문에 적어도 답답하진 않다.

객실의 등급을 정했다면 다음은 객실 위치를 선택할 차례. 개별적으로 예약한 경우 선사 웹사이트나 국내의 한국사무소 혹은 여행사를 통해 객실 위치를 지정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높고 앞에 위치한 객실을 원하는 원초적 본능이 내재돼 있는 듯하다.

하지만 실제로 높을수록, 앞일수록 파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고 아래와 뒤를 고집하기보다는 엘리베이터와 인접한 객실을 고려하는 게 현명한 선택이다. 크루즈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넓기 때문에 처음에는 누구나 헤매게 마련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선상에서 걷는 양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동하기 쉬운 엘리베이터 근처를 선택하되, 엘리베이터 바로 앞이나 옆에 위치한 객실은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시끄러울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겠다.


사교의 기본, 댄스 스포츠

크루즈 라이프는 춤을 출 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서 화려해지기도 하고 초라해지기도 한다. 남녀가 함께 춤을 추는 댄스 스포츠는 서양에서는 친구를 사귀는 것만큼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크루즈에는 반질반질한 니스 칠을 한 댄스 스테이지가 곳곳에 마련돼 있다.

굳이 그런 무대가 아니더라도 외국인들은 음악이 흐르는 곳에서 연인의 손을 잡고 즉흥적으로 리듬을 타곤 한다. 만약 댄스 스포츠를 못 춘다면 이런 순간마다 어색한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는 셈. 연인끼리 몸을 밀착한 채 춤추는 그들과 낭만적인 순간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댄스 스포츠를 배워두는 게 좋겠다.

춤을 추는 외국인들 또한 프로들이 아니니 기본 스텝만 익혀도 충분하다. 좀 더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춤추고 싶다면, 크루즈에서 낮 시간을 활용해 운영하는 댄스 수업에 참여하도록.

시간대별로 탱고에서 스윙, 차차차, 왈츠까지 다양한 댄스 스포츠를 가르쳐준다. 부부나 연인끼리 크루즈에서 마주한 채 춤을 추는 동안, 둘 사이의 좁은 거리만큼이나 서로 가까워지는 교감의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글 이주연 <크루즈100배 즐기기> (랜덤하우스) 저자
사진 제공 이주연·로얄캐리비안 크루즈·한국경제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