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曲突徙薪의 지혜

한 나그네가 어떤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됐다. 이튿날 나그네는 집 주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다음과 같이 조언을 했다.

“어젯밤 집 주위를 둘러보니 굴뚝으로 불꽃이 새어나오고 있었습니다. 불이 날 염려가 있으니 굴뚝을 구부려 놓고 주변의 땔감도 옮기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이 말을 흘려들었고 얼마 안 가 나그네의 경고대로 불이 났다. 이웃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불을 끈 주인은 감사의 뜻으로 이웃들을 초청해 잔치를 베풀었다. 잔치가 무르익었을 때 한 이웃이 말했다.

“주인께서 나그네의 조언대로 했다면 불도 안 났고 이렇게 돈을 들여 잔치를 벌일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중국의 역사서 <한서>(漢書)에 나오는 고사 ‘곡돌사신(曲突徙薪)’의 유래입니다. 곡돌사신은 한자 뜻 그대로 ‘굴뚝(突)을 구부리고 땔감(薪)을 옮긴다’는 뜻입니다. 잘 알려진 고사성어 유비무환(有備無患)과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대형 사건이나 사고의 배경에는 곡돌사신의 지혜가 아쉬웠던 순간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일례로 천안함 사태만 해도 사건 발생 수주 전부터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첩보가 있었는데도 묵살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거슬러 올라가 미국의 9·11 테러 때도 사전에 테러 조짐에 대한 첩보가 있었으나 역시 묵살됐습니다.

곡돌사신의 지혜는 일상생활에서도 필요합니다. 특히 재테크나 투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거품의 붕괴가 임박하면 어떤 형태로든 경고음이 들려오게 마련입니다. 그 경고음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좌우하곤 합니다.

닷컴 버블이 붕괴할 때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붕괴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금도 국내외 시장에서는 재정 위기, 가계 부채 등 위험 요소에 대한 경고음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들 경고음에 귀를 기울이며 곡돌사신의 지혜를 발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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