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et Special] 임대용 주거시설 인기 지속 오피스 빌딩은 공급 초과
입력 2011-07-07 16:55:18
수정 2011-07-07 16:55:18
수익형 부동산
부동산 투자로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소형 주거시설 등 임대수익을 겨냥한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아파트 시장이 활력을 잃었을 때는 소형 주거시설, 상가, 중소형 빌딩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한 방법이다.1∼2인 가구 증가, 은퇴 후 창업 등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는 게 이들 상품의 공통점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상품의 단기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리기 때문에 무턱대고 투자하기보다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세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 수익형 부동산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였다. 1~2인 가구 증가와 정부의 도심 소형 주택 공급 정책과 맞물려 이들 상품이 봇물을 이뤘고 분양 대박 행진도 이어졌다.
하반기에도 소형 주거시설은 분양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주로 도심의 역세권에 소형 평형으로 공급되는 게 특징이다. 빌트인 시스템을 갖추고 최근에는 세탁실 등 공용 공간도 확대하는 추세다.
몸만 들어가면 살 수 있는 곳. 이들 상품은 임대사업을 염두에 두고 여러 채를 구입하는 게 좋다. 하지만 구입 규모가 클수록 1가구1주택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 등이 사라지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도시형 생활주택도 2인 이하 가구의 대표적 주거시설로 자리를 잡으면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용 30㎡ 이상에 칸막이(침실)를 할 수 있어 신혼부부 등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시설로 활용 가능한 게 매력이다.
부동산업계는 하반기에도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단지 규모가 작기 때문에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덜 활발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역세권에서 경쟁 단지들이 출연, 분양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소형 임대상품은 수익률이 상품을 고르는 최대 변수다. 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이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인근에서 분양 중인 ‘역삼역 마에스트로’는 10층짜리 1개동에 계약면적 36.5㎡, 57.6㎡의 소형 64실로 구성돼 있다.
주변 오피스텔이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가 100만 원 수준이어서 임대 수익률이 7%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3.3㎡당 분양가는 1600만 원이며 주변에 강남파이낸스타워, GS타워 등 업무시설 밀집지역이어서 임대 수요가 풍부하다.
물론 이 단지처럼 땅주인이 직접 개발해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월세 수요가 풍부한 곳은 7%대라는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다수의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수익률은 분양 때 설명하는 것과 거리가 있다. 새로운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 월세 공백도 1개월가량 있어 수익률은 단순 계산보다 낮게 마련이다.
정부가 민간주택 임대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주거용 오피스텔도 아파트처럼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허용, 취득세 감면 등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아직 용역 발주 단계지만 임대사업자 혜택이 확정되면 업무용 시설이었던 오피스텔이 주거시설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소형 임대용 부동산의 경우 2억 원대 이하의 투자상품으로 범위를 좁히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구체적인 단지 관리 체계가 갖춰져 있고 주변 임대 수요가 풍부한지 발품을 팔아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빌딩 시장은 공급이 수요 웃돌아
서울 시내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공급 증가로 인해 기준 임대료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에 따르면 서울 시내 1265개 오피스빌딩을 대상으로 조사한 1분기 공실률은 5.7%로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고 2분기에도 소폭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시내 대형오피스의 ㎡당 평균 임대료는 보증금 21만5000원, 월세 2만 원, 관리비 8700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반기 오피스 시장은 상반기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우선 공급이 쏟아진다. 지난해 말 중구 수하동에서 도심권 최대 규모의 센터원빌딩(연면적 17만㎡)이 준공된 데 이어 2분기에는 시그니처타워, 스테이트남산빌딩, YG빌딩 등 3개의 프라임 오피스빌딩이 신규 공급된다. 4분기에는 강남권에서 SK N타워, 여의도권에서는 IFC 1빌딩까지 준공에 들어간다.
신규 공급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수요는 정체 상태여서 기준 임대료 조정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프라임급(5만 ㎡ 초과) 중심 오피스빌딩이 많이 준공돼 낡은 중소형 빌딩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새 빌딩들이 최신 시설을 무기로 임차인을 모집하면 임대료 조정 외에 대안이 없다. 하지만 중소형에서 프라임급으로 이어지는 임대료 하락 악순환이 나타나면 프라임급 빌딩 역시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태호 알투코리아 이사는 “임대료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추세대로라면 프라임급 빌딩과 중소형 빌딩 간 가격차가 예전처럼 벌어지지 않아 프라임급도 공실 위험으로부터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형 오피스는 임대 관리가 수익률과 직결된다. 최근 매물도 증가세여서 입지가 좋은 저가 오피스를 구매한 뒤 안정적인 임대관리 서비스를 붙이면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
상업시설은 판교·광교·세종시 관심
상가는 구매자의 움직임이 탄력적이지 않은 투자상품이다. 상반기에도 국지적으로 분양이 호조를 보였고 하반기에도 활발한 거래보다는 지역별, 유형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관심을 가져볼 만한 상가시설로 판교 신도시, 광교 신도시, 세종시 공급 물량을 꼽는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가장 관심을 끈 주거단지를 배후 수요로 확보한 곳들이다.
판교 신도시는 오는 9월 판교역 개통으로 중심 상업지역과 테크노밸리 등 역세권 내외 상가들의 공급 러시가 예상된다. 광교 신도시도 9월 울트라 참누리 아파트(1188가구)가 처음 입주를 시작하고 신분당선 연장구간 중심의 역세권(신대역~도청사역~경기대역)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상가 분양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방에서는 최근 아파트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세종시 첫마을 단지 내 상가가 단연 관심이다. 9월과 11월 각각 59개와 133개 점포가 공급될 예정이다. 단지 내 근린상가는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든든한 수요처가 있는 만큼 분양가만 높지 않으면 투자해볼 만한 상가의 베스트 상품이다.
하반기 상가 시장은 주요 인기 주거지의 분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상가 시장에서 제2의 삶을 계획할지 주목된다. 이밖에 토지보상금 등 시중자금의 상가 시장 유입, 준공 후 임차인을 먼저 구하는 선임대 상가 활성화, 알짜 급매물과 경매 상가 공급 등도 시장의 호재로 분류된다.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