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k Care] 골드미스터 vs 골드미스

삼성화재 리스크 관리 A to Z

요즘 출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면 비슷하다. 명품 가방에 정돈된 화장, 별로 밝지 않은 표정, 피곤한 눈빛에 큰 액세서리. 결혼 안 한 골드미스 세대는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많다 보니 솔로라서 부담되는 것은 부모와 친척을 만날 때뿐이다.

꿈을 좇다 보니 연애가 늦어졌을 뿐 아무나 하고 결혼하려고 지금까지 기다려 온 것이 아니다. 나를 좋아해도 결혼하고 책임지려는 남자는 없고, 맞선을 통해 기대하고 한 번 만나 보면 ‘스마트폰 보다 못한 놈’으로 분류되기 일쑤다.

영원한 사랑의 쳇바퀴

몸값 높은 골드싱글족은 유형별로 편차가 있다. 부모에게 경제력을 물려받은 ‘대물림형’, 집안 배경도 좋고 본인도 능력을 갖춘 ‘플래티넘형’,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공을 일군 ‘자수성가형’이 그것이다.

일은 곧 놀이이자 내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고 결혼이 유일한 탈출구인 과거 여성과 나는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주변에서 하나 둘 ‘여자의 의리’를 접고 결혼하기 시작하면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고 나이는 열라 많다’라고 하면서도 주변 남성에게 살짝 관심을 가져 본다. 하지만 ‘눈높이에 맞는 골드미스터’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녀의 관심을 끄는 건 그녀의 욕망과 열정, 수준에 맞는 TV 속 연예인과 그루밍족, 다이아미스터나 골드미스터급 이상인데 정작 그들과는 맺어지기 쉽지 않다. 반대로 그들이 관심을 가지는 여성은 경제력이나 능력보다는 4~7세 연하 또는 20대로 수준급 미모와 유복한 가정환경의 소유자들이다(물론 이런 젊은 여성들은 남자가 능력 있어도, 나이 많은 것은 싫어한다).
이것은 2세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콧대가 높을 것이라는 선입견과 함께 연하의 여성을 좋아하는 남고여저(男高女低) 현상의 잔존이라고 볼 수도 있다.

반면 여성들은 나이가 들수록 비슷한 연배의 남성을 원한다. 그 결과 골드싱글족은 이상형을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를 찾고 기다리다 계속 시간을 허비한다.

그런 이유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사이에 오직 결혼에만 불을 밝힌 경쟁자들이 쓸 만한 남자들을 다 채 갔으며, 새벽에 도서관 한 번도 간 적 없고, 독서는 패션잡지 뒤적이는 걸로 대신하고, 자기 계발은 성형외과 드나드는 게 전부인 줄 아는 여자들에 대한 피해의식만 키워 갈 뿐이다.

사실 각종 동호회의 주축은 애인 없는 30대 여성들인데, 골드미스가 이렇게 자기 계발과 취미생활, 스파와 외모에 매달리는 것은 ‘무너지지 않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처럼 보인다.

골드미스는 경쟁적이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활동적인 특성으로 인해 결혼도 ‘성취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사실 남자들의 결혼 동기 1위는 예상 밖으로 그녀가 예뻐서가 아니라 ‘만나다 보니 정이 들어서’다.

그리고 여성의 적극적인 대시와 진심 어린 배려에 쉽게 무너지는 것이 남자다. 골드미스는 눈에 보이는 조건에 집착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고, 남자 신부와 결혼한다는 자세로 접근하자.

골드미스의 정체와 허상 리스크

만일 결혼의 사회적 기회와 경제적 이익을 놓쳤다면, 골드미스는 특히 자산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골드미스라고 하면 돈을 진짜 많이 버는 줄 알지만 직접 만나 상담해보면 동종업계의 남성에 비해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다.

월 500만 원 가까운 수입을 받더라도 절반 이상은 오로지 자기를 위해 쓴다. 매주 피부 관리를 받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과 새 가방을 장만한다. 휴가철이면 해외 여행을 다녀와 여권에는 출입국 훈장이 가득하다.

시집가라는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집에서 독립하다 보니 오피스텔 월세나 주택 대출 이자로 매달 100만 원 이상씩 쓴다. 그러다 보니 다이아미스터와 골드미스터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 수준, 50대에 부장이 될 낮은 확률, 정작 실버미스이면서 본인은 골드미스라는 환상, 의상과 외모의 높은 투자 비중, 상대적으로 낮은 저축률 등으로 인해 은퇴 시 어려움에 처한다.

일부 미래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골드미스도 있지만 상당수는 ‘현재’에 대한 투자가 지나쳐 은퇴 후 자칫 ‘푸어미스(Poor Miss)’ 신세로 전락하기도 한다. 골드미스 중 75%는 은퇴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으며, 은퇴 계획이 있다고 해도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은퇴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있는 여성은 4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업의 프린세스 마케팅 탓에 골드미스라는 허상이 확산되는 것이 심각한 리스크다.

우리 사회에 실제 골드미스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여성 취업자 중 0.27% 정도로 매우 낮다. 재력을 갖춘 골드미스보다는 오히려 골드미스를 동경하면서 골드미스처럼 소비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짝퉁 골드미스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짝 없는 골드미스들은 재테크부터 건강관리까지 모든 것을 혼자 준비하며 겨울을 맞이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은 높지만 자산은 많지 않은 골드싱글들의 ‘늑장 재테크’를 돕는 재테크 가이드를 알아보자.


골드싱글들의 재테크 포인트 10선

1 라이프사이클 리스크를 줄여라!

30대 중·후반의 골드싱글들이 미혼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 이들에겐 불필요한 소비가 재테크에 있어 최대의 적이다. 소득 상승분에 비해 지출의 눈높이가 높은 골드싱글들은 한 번 높아진 생활 수준을 쉽게 낮추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일반인들은 예상보다 오래 살게 돼 노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장수(長壽) 리스크가 높지만, 골드싱글들은 젊은 시절 풍요롭게 소비하던 생활 습관 때문에 노후에 ‘빈곤한 독거 노인’으로 전락하는 라이프사이클 리스크가 높다. 지금부터라도 지출을 줄이는 연습을 하자.

2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단 저축을 시작하자!

골드싱글들이 재테크에 소홀한 이유는 부양가족에 대한 부담감이 적기 때문이다. 부양가족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저축을 소홀히 하면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난감하다. 일부 은행들은 골드미스 수요에 맞춰 미혼 여성 전용 예금을 판매하고 있고 자격증 취득이나 체중 감량, 부모 부양 시 추가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수시입출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선(先)저축 후(後)소비’의 생활화

미혼일 경우, 최소한 소득의 50% 이상을 저축하고, 선저축 후소비의 소비습관을 길러야 한다. 평소 월 생활비 세 배 정도의 유동자산을 미리 확보해 놓고 비상시 긴급자금으로 활용하면 갑작스럽게 소득이 끊길 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4 몸은 곧 재산, 건강부터 챙겨라!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가장 큰 기회비용은 스스로 자신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을 대비하는 실손의료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특히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신이나 수유 경험이 없는 미혼 여성들이 유방암에 더 잘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통합보험을 활용하고 유방암에 대한 특약을 준비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보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5 독신 여성 필수 아이템, 노후 준비

최근에는 30대 초반부터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추세인 만큼 개인의 성향에 맞는 노후 대비 상품에 미리 가입해두면 다가올 은퇴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30대부터 미리 연금에 가입해 꾸준히 쌓아 가면 노년에 돈 걱정을 덜 수 있고, 노후에 돌봐 줄 가족이 없는 푸어 미스 소리는 안 들을 수 있다.

연금저축은 내년부터 400만 원이 소득에서 공제되므로 월 33만 원 이상은 불입하는 것이 좋다. 퇴직하더라도 국민연금은 중단 없이 임의가입자로 유지해 20년 이상 채우는 것이 유리하다.

6 퇴직보다 무서운 후폭풍 관리

퇴직으로 인한 소득의 단절도 무섭지만, 당장 국민건강보험료를 두 배 이상 납부할 가능성이 높다. 보험료 부과 요소는 종합소득과 재산세, 자동차 등으로 구성된 점수당 156.2원을 곱해 계산하는데, 사업장에선 50%만 부담해 왔지만 지역가입자는 전액 본인 부담이다.

따라서 퇴직 시 상황에 따라 본인 명의의 재산(건물·토지 100%, 전세·월세 20%로 평가)과 자동차(배기량)는 줄이고, 현금화시키는 것이 현명하다(금융자산은 불포함). 추가로 퇴직금은 개인퇴직계좌를 활용해 개인이 직접 투자하다가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것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노후 생활에 유리하다.

7 티끌 모아 태산! 세테크로 알뜰하게

골드싱글들은 대부분 고액연봉자지만 세제상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재테크의 기본은 새는 돈을 막는 것이다. ‘품위 유지’를 위해 지출을 줄이기 어렵다면 세테크만 잘해도 월급에 버금가는 금액을 아낄 수 있다.

현재 연금저축은 과세표준이 큰 대상자일수록 절세효과가 크고, 장기 저축성 보험과 장기 주택마련 저축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신용카드보다 소득공제율이 높은 체크카드를 사용해 연말정산에 대비하면 쏠쏠한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주택의 소유나 세대주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입하고 공공민영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만능통장으로 2년 이상 금리가 4.5%로 양호한 수준이며, 무주택 세대주로서 연간 납입액의 40% 한도 48만 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8 미래를 위한 10% 룰, 자기 투자!

자신의 사회적 몸값을 높여 나가는 것도 좋은 재테크 방법이다. 따라서 화려한 싱글로 성공하고 싶다면 소비성 지출보다는 더 큰 비전을 위한 금전적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MBA 등 해외 유학을 통한 자기 계발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지금부터라도 목돈 마련에 집중해야 하며 월급의 10% 정도는 외국어 공부나 바리스타, 소믈리에 등 자격증 취득의 자기계발비로 과감히 투자하는 것이 좋다.

9 부모의 상속, 기대하지 말자!

부모의 재산은 부모의 것이다. 미래의 고령화사회에서는 다 쓰고 가는 것이 트렌드가 될 전망이다. 미래의 부모들은 주택연금으로 노후생활비에 보태거나, 주택담보대출이 끼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평소 자택에 대한 아무 언질이 없었다면, 상속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 말고 차라리 저축을 하자.

10 전문가의 ‘혹독한 평가’가 반갑다!

개인 트레이너에게 체계적으로 운동을 배우면 효과가 배가되는 것처럼 골드싱글들에게는 자신의 현재 재무 상황을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줄 전문가가 필요하다. 실제로 자신의 소비 패턴을 냉정히 평가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없어 목표 실행 의지가 약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금융기관의 전문가에게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재테크에 발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일러스트·이경국




김성률 _ 삼성화재 FP센터 차장
seongryul.kim@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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