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재테크] 투자하기 좋은 와인의 조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베스트 8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메도크 지역의 와인 등급 중 1등급에 해당하는 샤토 라투르(Chateau Latour), 샤토 라피트 로트칠드(Ch. Lafite-Rothschild), 샤토 마고(Ch. Margaux), 샤토 오브리옹(Ch. Haut-Brion), 샤토 무통 로트칠드(Ch. Mouton-Rothschild) 등 5개 그랑 크뤼(Grand-Cru) 와인과 역시 보르도 내 포므롤 지역에서 나오는 샤토 페트뤼스(Ch. Petrus), 소테른 지역의 샤토 디켐(Ch. d’Yquem) 등이다. 여기에 이 모든 와인보다 더 비싼 DRC 로마네 콩티(DRC Romanee Conti)가 있다. 이렇게 여덟 가지 와인이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와인들이다.

메도크 지역의 1등급 와인 다섯 가지는 비교적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적인 의미의 강자들이다. 나폴레옹 3세는 1855년 프랑스 재건을 위해 영국 런던의 만국박람회를 본떠 파리 만국박람회를 개최했다. 프랑스는 박람회에 자국의 대표 상품인 와인을 출품하려 했다.

이때 와인에 대해서 잘 모르는 외국인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프랑스 와인의 대표산지라고 할 수 있는 보르도 지역, 그중에서도 대표주자인 메도크 지역 와이너리 6000여 개 중에서 가장 우수한 와이너리 66개를 골라 그랑 크뤼(우수 와인 생산자)를 선정했고, 이들을 다시 1~5등급으로 분류했다.

그중 1등급에 선정된 것이 4개의 샤토이며, 리스트 중 1~4까지가 여기에 해당된다. 5에 해당하는 샤토 무통 로트칠드는 1855년 메도크 지역 와인 등급 선정 시에는 2등급이었다가 1973년 등급 재조정 때 1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를 제외한 65개의 샤토는 등급이 조정된 적 없이 155년간 유지되고 있다.

이들과는 별개로 일반적으로 제일 비싸다고 알려진 와인은 로마네 콩티다. 와인은 수확한 연도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가격 비교는 어렵지만, 2002년 수확한 로마네 콩티 12병들이 1상자가 런던 와인거래소에서 7만4000달러를 호가한다. 1달러당 1118원으로 계산하면 약 8300만 원 수준이다. 한 병에 700만 원이 좀 안 되는 가격이다. 그럼 같은 해에 수확한 샤토 라피트 로트칠드는 얼마나 할까. 12병들이 1상자의 평균 가격이 1만1582달러이니 한 병에 108만 원 정도 되는 셈이다. 로마네 콩티 가격의 7분의 1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와인 투자는 살 때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런 물건을 사야 나중에 팔 때도 제값을 받을 수 있다. 통념대로라면 로마네 콩티를 사두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생산량이다. 제일 비싼 로마네 콩티는 연간 생산량이 약 6500병 정도밖에 안 된다. 샤토 마고가 연간 5만 상자 즉, 60만 병 정도를 생산하는 것에 비하면 로마네 콩티의 생산량이 얼마나 작은지 알 수 있다. 메도크 1등급 와인이 고급 아파트라면 로마네 콩티는 고급 빌라에 해당한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격은 고급 빌라가 훨씬 비싸지만 유동성을 고려할 때 고급 아파트가 투자 가치가 더 높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그럼 지금 영국에서 1병당 108만 원에 거래되는 샤토 라피트 로트칠드는 처음 나왔을 때 얼마였을까. 샤토에서 60유로에 출시됐으니 1유로당 1568원으로 계산하면 1병당 약 9만4000원이었던 셈이다. 2002년도에 수확된 와인은 2003년 봄에 앙 프리뫼(En-Primeur)를 통해 가격이 확정되고, 2005년쯤에 시장에 나오니까 약 5년 만에 11.5배가 오른 셈이다.


앙 프리뫼에서 확정된 가격은 이후 큰 변화가 없지만 출시돼 전문가들의 시음을 거치면서 본격적인 가격 상승 시기를 보이게 된다. 샤토 라피트 로트칠드 2002 빈티지도 마찬가지다. 2006년 여름까지 큰 가격 변동을 보이지 않던 와인 가격은 2006년 가을부터 본격적인 가격 상승을 보인 이후 잠시 정체기를 맞는다.

보통 와인은 출하 후 전문가의 시음을 거칠 때 한 단계 상승하고 그 다음 시장에 출하될 때 본격적인 상승을 하게 된다. 그리고 적절한 시음 시기가 도래하면 또 한 번의 상승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2008~2009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이 와인 역시 가격 하락을 맞았다. 하지만 곧 회복기를 맞아 이후 계속적인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 다섯 가지 와인은 2002년 수확 후 현재까지 평균 493%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연수익률도 평균 70%를 보이고 있다. 2002년 빈티지의 와인은 2003년 봄에 가격이 결정되고 2003년 말에 지불을 완료하므로 현재시점까지 투자한 것으로 보면 7년이 경과된 셈이다.

7년 동안 연 70%의 성장을 보이는 투자 상품이 있을까. 2002년 빈티지는 그리 특별한 빈티지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빈티지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어느 해이든 별 상관없이 보르도의 1등급 와인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과연 이만한 투자 수단이 있을까. 이것이 바로 와인 투자의 매력이다. 이 같은 이유로 런던의 많은 펀드 매니저들이 주식이나 채권에서 와인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김재현 SC제일은행 잠원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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