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eartbeating Moment of Polo

지난 6월 12일 제주 구좌읍 행원리 일대 21만3000여㎡에 규모로 들어선 폴로경기장(KOREA POLO COUNTRY CLUB)에서는 한국 최초로 폴로 시범경기가 열렸다. 8마리의 폴로 포니와 선수들이 연출한 드라마 같은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차카(Chukka)’는 플레이타임을 의미한다. 한 게임은 8차카로 구성되며 클럽경기는 일반적으로 4~6차카로 구성된다. 각 차카는 7분~7분 30초. 한 차카가 끝나면 3~5분의 휴식시간을 가진다.

Time to get ready

출전에 앞서, 폴로 포니(Polo Pony)의 두툼한 말발굽 위로 가늘게 뻗은 발목에 보호대를 감는다. 450kg의 육중한 말과 사람이 하나가 돼 질주하는 폴로(Polo)는 말레(Mallet)를 쥔 플레이어와 달리는 말 사이의 교감(交感)이 생명력인 스포츠다.

심호흡을 가다듬는 긴장감이 마사(馬舍) 전체를 휘감는다. 4번의 차카(Chukka)를 사고 없이 뛰어야 한다. 그리고, 즐겨야 한다.



Target on the ball

경기 시작.
축구 경기장의 6배에 달하는 경기장이 갑자기 좁아지기 시작했다. 끝에서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그린을 누비는 8마리의 폴로 포니, 그 역동적인 움직임에 흥분된 시선은 멈출 줄 모른다.

타깃은 오직 볼. 말의 시선도, 사람이 치켜든 말레의 헤드도 모두 공에 집중된다. 상대 선수가 지나간 선은 절대 넘을 수 없다. 라이드 오프(Ride-off)와 후킹(Hooking)만이 용납된다. 폴로는 오직, 페어플레이만이 용납되는 귀족 스포츠다.
라이드 오프(Ride-off)는 상대방이 공을 치러가지 못하게 막고 자기 몸으로 상대방을 밀어내는 동작. 후킹(Hooking)은 자신의 스틱으로 상대방의 스틱을 쳐서 스윙과 공치기를 방해하는 동작이다.


A Kodak Moment

시범경기 출전마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폴로 포니가 카메라 렌즈에 포착됐다.

플레이어의 파워풀한 말레 스윙에 볼이 막 날아가는 순간, 말의 네 발도 순간의 긴장감을 그대로 흡수한 듯 지면에서 모두 떨어진다.

그 순간을 놓칠세라 관중의 카메라 셔터도 분주해진다. 플레이메이커의 제대로 된 한 타에 관중 함성의 데시벨이 극에 달한다.




Toast to the Festival!

경기는 끝나고 승부는 가려졌다. 이긴 팀은 이긴 팀대로, 진 팀 또한 그들대로 페어플레이로 끝난 한판 승부를 위한 축배를 든다.

말에서 내려온 8명의 플레이어는 관중과 함께 트레딩-인(treading-in)을 만끽한다.

말발굽으로 여기저기 파헤쳐진 폴로 경기장의 잔디를 밟는 발끝이 짜릿하다. 힘과 격조가 어우러진 폴로는, 스포츠이자 사교(社交)다.


트레딩-인(treading-in)은 경기가 끝난 후 말들이 만든 디봇(divot: 말발굽으로 파헤쳐진 잔디)을 선수와 관중이 다함께 밟는 전통이다.


글 장헌주·사진 이승재 기자 chj@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