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ckland, NewZealand
세계에서 이름난 항구 도시 중 아름다움과 그 도시만의 독특한 느낌으로 인해 손에 꼽을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굳이 손에 꼽자면 북미의 낭만 도시 밴쿠버와 샌프란시스코, 남아공의 케이프타운과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루를 연상할 수 있다.이에 더해 남태평양의 해풍을 등에 안고 대양의 나래를 편 뉴질랜드의 오클랜드는 그 도시만이 내뿜는 독특한 컬러로 인해 시선을 머무르게 한다. 평온한 자연과 낭만의 바다를 캔버스처럼 끌어안고 있는 오클랜드. 그곳에 가면 다양한 색감을 지닌 오클랜드의 컬러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범선의 도시, 오클랜드 속으로.
바다로 열린 도시 오클랜드(Oakland)에서 유람선을 타고 항해를 나서면 항구에 정박해 있는 수많은 요트와 유람선의 모습에서 ‘city of sails’ 즉 범선의 도시임을 극명하게 느끼게 된다. 따사로운 태양 아래로 하얀 테라스 카페들과 검은 파라솔이 청춘을 유혹한다. 바다를 만끽하는 청춘들은 자유와 사랑의 속삭임을 밀어처럼 나누고, 하얀 돛을 올리고 출항하는 세일러들에게선 푸른색의 부푼 꿈을 만나게 된다.
그린 컬러의 가든 시티로 불리는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가 뉴질랜드 남섬의 관문이라면 북섬의 관문은 화이트 컬러로 연상되는 뉴질랜드 최대의 도시 오클랜드다.
크라이스트처치가 조용하고 여유로우며 자연의 풍광이 아름다운 가장 영국다운 도시인데 반해 오클랜드는 패셔너블하고 활기에 찬 미국의 도시 분위기를 참 많이도 풍긴다. 그러나 오클랜드만의 매력은 따로 있다.
남태평양과 태즈먼 해의 두 바다 사이에 누워 있는 길고 가는 작은 두 개의 섬나라. 어느 섬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독특한 매력이 그곳에 살아 숨 쉬는 것이다. 바다를 향한 열린 마음처럼 활기찬 도시는 언제나 바다를 향해 너른 가슴을 호흡하고 있다.
영국 풍의 분위기를 여전히 간직한 남태평양의 도시라면 단연 시드니와 오클랜드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섬나라 영국의 분신인양 그대로 섬나라이면서 모양새도 영국과 흡사하다.
영국이 역사적 전통으로 스스로의 컬러를 표현하고 있다면 오클랜드는 현대에 재창조된 그들 나름의 컬러로 전통을 표현한다. 중후한 맛은 없어도, 경쾌한 파스텔 톤의 컬러들은 파넬 로드(Parnell Road)를 중심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고 바다로 열려진 퀸 엘리자베스 광장은 화이트 컬러로 시원함을 더해주고 있다.
인간과 자연, 도시와 감각의 절묘한 조화
복잡한 도시와 바닷가에서 만나는 오클랜드 시민들의 미소와 여유로움은 이 도시가 가져다주는 즐거움 중 하나다. 마음의 고향인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일까. 그들의 여유로움에는 절제와 규범이 함께한다. 거리의 카페와 식당들, 공공기관은 물론 밤의 선술집에서도 그들의 여유로움 속 절제를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절제는 곧 도심의 건축물들에 곱게 단장한 도시 표현 방식, 즉 건물 스타일과 컬러에서도 쉽게 감지되고 있다. 파넬 빌리지는 오클랜드 사람들의 패션 감각과 낭만적인 그들의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곳이다.
세련된 부티크와 레스토랑, 전통적인 스타일의 쇼핑몰이 늘어서 있어 사랑스런 느낌과 함께 자유롭고 정돈된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건물들도 핑크와 옐로, 스카이 블루 등 화사한 파스텔 톤의 컬러터치로 이곳 분위기를 더욱 경쾌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오클랜드에는 멋진 전망을 자랑하는 언덕이 많아서 참 좋다. 특히 바다에 면한 언덕이 많은 항구 도시 오클랜드의 모습은 호주 시드니,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낭만과 맞닿아 있다. 언덕이 많은 복잡한 지형의 오클랜드이지만 이 도심의 중심부는 페리 부두 근처의 시원한 퀸 엘리자베스 광장이다.
이곳은 화이트 톤의 화려한 카페와 부티크로 대변되는 퀸 스트리트를 구심점으로 해 은행, 상점, 식당, 영화관 등이 즐비하며, 오클랜드의 도시 윤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자리하고 있다.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원색의 파란 하늘 아래 초록의 마운트 이든(Mt. Eden)과 원트리 힐(One Tree Hill)을 바라보는 자연적인 분위기가 압권이다. 게다가 도회적인 첨단 기능 도시와 바다를 향한 항구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함께 어우러져 더욱 매력적이다.
특히 앨버트 공원과 낭만의 패션 중심지 파넬 로드를 파란 바다와 함께 환상적인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어 이곳이 바로 바다로 향해 열린 남반구의 에메랄드 빛 보석임을 눈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
자연과 도회지의 절묘한 조화를 한눈에 체험할 수 있는 이 도시만의 에덴동산인 마운트 이든에 올라본다.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푸른 도시의 스카이라인에서부터 사화산의 흔적인 분화구의 어우러짐, 이제는 마오리족의 삶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아직도 초록의 분화구 주변에서 마오리의 요새는 찾아볼 수 있다.
특이하게도 분화구 주변으로 젖소와 양떼의 풀을 뜯는 한가로운 풍경, 놀랍게도 이것은 하늘이 선사한 도시에로의 평화로움이자 오클랜드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
도시와 자연의 오묘한 조화, 다양한 컬러로 표현된 낭만적인 도시 개발, 자연과 함께하는 스카이라인이 더욱 멋져 보이는 황금도시, 오클랜드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하나 돼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자연 도시의 표본이다.
글·사진 함길수 자동차 탐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