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을 때 하는 행동을 대화라 한다. 대화(對話)는 글자 그대로 서로 마주보고 말을 하는 것이다. 대화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그리고 주제가 있어야 한다. 이를 우리는 대화의 3요소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주제가 없거나 주제에서 벗어난 대화의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길을 가다 보면 교통사고가 난 후 운전자끼리 다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뒤 차가 앞 차를 추돌한 경우, 대부분 뒤 차의 책임이어서 다툴 필요 조차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투고들 있다. 가만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고를 해결하기보다는 상대의 태도 등 주변적인 문제 때문이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반말이냐?” “왜 소리를 지르냐?”는 등의 이유로 길을 막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대화의 주제를 상실하거나 주제에 벗어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통상 기업 등 조직에서 회의할 때 사전에 회의 주제가 공지되고 회의 참가자들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참석했을 때와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회의 주제가 분명치 않을 때는 대화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흐르게 되고 참가자들이 만일 ‘정말 이런 회의는 불필요한 것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회의를 하더라도 생산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하는 일도 생긴다. “그런 태도로 인해 회사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은 라이벌 회사의 직원이냐?”는 등의 비난을 상대에게 쏟아내게 되는데 이런 말을 듣게 되면 상대방은 더 격렬하게 비난을 하게 된다. 이런 일들을 겪게 되면서 회사원들 사이는 멀어지게 되고, 생산성이 저하되어, 종국에 가서는 회사 경영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일들이 왜 생겨날까? 회의 중 대화에서 상대방의 속마음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생각이나 행동에만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자신의 의견이 상대방의 의견보다 우월하고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하게 되는데, 비판을 들은 상대방 또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상대를 비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반응들이 반복되면서 서로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갈등은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상대방과 다를 때 생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갈등 상태를 견디지 못해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경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상대방에게 말하기보다는 마음 속으로 포기하면서 마지 못해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게 된다.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의 특성상 상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속상한 마음을 참고 견딘다. 이런 일들은 업무에서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배우자가 ‘스스로 알겠지’ 라고 생각하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나라 부부들은,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입을 닫는다. 그러면 상대는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상대에게 자신의 화남에 대해서 왜곡시키거나 부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더 큰 오해와 갈등을 야기시킨다. 이 또한 대화가 주제를 벗어났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몇 년 전부터 우리에게 친숙해진 ‘황혼이혼’이 여기에 해당된다. 상대와 대화하기를 포기한 채 마음 깊숙한 곳에서 상대에 대한 미움의 감정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 깊숙한 곳에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를 쌓아 두고 있다가 어느 순간 밖으로 쏟아내면, 상대방은 매우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평소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나 자신의 불만을 전혀 내색하지 않다가 갑자기 “이혼해요” 라는 말을 듣는 상대방은 어떤 심정이겠는가? 이런 상태가 되면 두 사람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고, 예전의 상태로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한 침묵’보다는 오히려 ‘가벼운 싸움’이 좋은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싸움이란 물리적인 충돌이 아닌 부부싸움과 같은 약간의 감정적인 앙금이 남는 싸움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자신의 속마음인 무의식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어 말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취중진담’이라는 말도 있듯이 무의식에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데, 그래서 싸울 경우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곤 하는 것이다. 싸우면서 상대의 속마음을 알게 된 사람은 비로소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얻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제에 적합하며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대화’만이 해결책이다. 하지만 서로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 방법을 모르거나 대화하는 것이 어색해 침묵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러나 침묵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싸우는 것이 갈등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볼 때 현명하다고 본다. 단 싸움이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싸우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것이 발단이 되어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싸우더라도 대화 주제에 집중하고, 특히 상대의 인격을 해치는 말은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자신과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맥박수가 분당 100회가 넘으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성적으로 들을 수 없다고 한다. 감정이 격앙되면 판단능력이 평소보다 떨어져 문제해결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 받기 때문이다. ‘화’는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 싸움이 끝났을 때를 생각하자. 싸움의 목적은 이기는 데 있기 때문에 싸울 때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이기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누그러지면 항상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싸우고 남 후의 두 사람의 모습을 먼저 떠올린 후 싸우는 것이다.
넷째, 주변 사람들을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자. 싸우는 과정에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제3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부부는 자식 혹은 자신의 부모를, 조직에서는 내부의 제3자 혹은 외부 세력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제3자가 개입되는 순간 해결은 더 어려워진다. 부부는 부부만의, 회사는 조직 구성원이 갖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지만 제3자에게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싸움이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 해결이 어렵게 된다. 이런 사례는 노사분규나 아파트 재개발 등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일이다.
갈등은 매생이국과 같다. 매생이국은 뜨거워도 위로 김이 나지 않는 것이 다른 국과의 차이점이다. 촘촘하고 가는 매생이 특유의 조직에 막혀 김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뜨거운 줄 모르게 덥석 삼키는 사람은 아주 곤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마치 매생이 밑에 뜨거운 열이 갇혀 있는 것처럼,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갈등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의 에너지를 차곡차곡 쌓아 놓고 있다가 에너지를 분출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싸움은 상대의 본심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다.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여 피하게 되면 선물을 얻을 수 없다. 다만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환규 코칭엔진 대표. coaching365@naver.com
길을 가다 보면 교통사고가 난 후 운전자끼리 다투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뒤 차가 앞 차를 추돌한 경우, 대부분 뒤 차의 책임이어서 다툴 필요 조차 없는데도 불구하고 다투고들 있다. 가만히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고를 해결하기보다는 상대의 태도 등 주변적인 문제 때문이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반말이냐?” “왜 소리를 지르냐?”는 등의 이유로 길을 막고 다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대화의 주제를 상실하거나 주제에 벗어났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통상 기업 등 조직에서 회의할 때 사전에 회의 주제가 공지되고 회의 참가자들이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참석했을 때와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회의 주제가 분명치 않을 때는 대화 내용이 중구난방으로 흐르게 되고 참가자들이 만일 ‘정말 이런 회의는 불필요한 것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회의를 하더라도 생산적인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하는 일도 생긴다. “그런 태도로 인해 회사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당신은 라이벌 회사의 직원이냐?”는 등의 비난을 상대에게 쏟아내게 되는데 이런 말을 듣게 되면 상대방은 더 격렬하게 비난을 하게 된다. 이런 일들을 겪게 되면서 회사원들 사이는 멀어지게 되고, 생산성이 저하되어, 종국에 가서는 회사 경영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일들이 왜 생겨날까? 회의 중 대화에서 상대방의 속마음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생각이나 행동에만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자신의 의견이 상대방의 의견보다 우월하고 타당성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하게 되는데, 비판을 들은 상대방 또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상대를 비판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반응들이 반복되면서 서로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갈등은 자신이 추구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상대방과 다를 때 생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갈등 상태를 견디지 못해 이를 회피하는 방법을 선택한다. 상대방과 의견이 다를 경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상대방에게 말하기보다는 마음 속으로 포기하면서 마지 못해 상대방의 의견을 따르게 된다.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 문화의 특성상 상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속상한 마음을 참고 견딘다. 이런 일들은 업무에서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에서도 발생한다.
특히 배우자가 ‘스스로 알겠지’ 라고 생각하거나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치 않은 우리나라 부부들은, 상대가 이해하지 못하면 여러 가지 이유로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입을 닫는다. 그러면 상대는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화가 나서, 상대에게 자신의 화남에 대해서 왜곡시키거나 부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더 큰 오해와 갈등을 야기시킨다. 이 또한 대화가 주제를 벗어났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몇 년 전부터 우리에게 친숙해진 ‘황혼이혼’이 여기에 해당된다. 상대와 대화하기를 포기한 채 마음 깊숙한 곳에서 상대에 대한 미움의 감정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 깊숙한 곳에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를 쌓아 두고 있다가 어느 순간 밖으로 쏟아내면, 상대방은 매우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평소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나 자신의 불만을 전혀 내색하지 않다가 갑자기 “이혼해요” 라는 말을 듣는 상대방은 어떤 심정이겠는가? 이런 상태가 되면 두 사람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게 되고, 예전의 상태로 회복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한 침묵’보다는 오히려 ‘가벼운 싸움’이 좋은 경우가 많다. 여기서 말하는 싸움이란 물리적인 충돌이 아닌 부부싸움과 같은 약간의 감정적인 앙금이 남는 싸움으로 한정하고자 한다. 자신의 속마음인 무의식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어 말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흔히 ‘취중진담’이라는 말도 있듯이 무의식에 있는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데, 그래서 싸울 경우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겉으로 드러내곤 하는 것이다. 싸우면서 상대의 속마음을 알게 된 사람은 비로소 상대를 제대로 이해하게 되고,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얻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제에 적합하며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대화’만이 해결책이다. 하지만 서로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화 방법을 모르거나 대화하는 것이 어색해 침묵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그러나 침묵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싸우는 것이 갈등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볼 때 현명하다고 본다. 단 싸움이 생산적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령이 필요하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싸우는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사소한 것이 발단이 되어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설사 싸우더라도 대화 주제에 집중하고, 특히 상대의 인격을 해치는 말은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자신과 상대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맥박수가 분당 100회가 넘으면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성적으로 들을 수 없다고 한다. 감정이 격앙되면 판단능력이 평소보다 떨어져 문제해결 능력이 심각하게 제한 받기 때문이다. ‘화’는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것이다.
셋째, 싸움이 끝났을 때를 생각하자. 싸움의 목적은 이기는 데 있기 때문에 싸울 때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이기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이 누그러지면 항상 남는 것은 후회뿐이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싸우고 남 후의 두 사람의 모습을 먼저 떠올린 후 싸우는 것이다.
넷째, 주변 사람들을 싸움에 끌어들이지 말자. 싸우는 과정에서 자신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제3자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한다.
부부는 자식 혹은 자신의 부모를, 조직에서는 내부의 제3자 혹은 외부 세력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제3자가 개입되는 순간 해결은 더 어려워진다. 부부는 부부만의, 회사는 조직 구성원이 갖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지만 제3자에게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싸움이 또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 해결이 어렵게 된다. 이런 사례는 노사분규나 아파트 재개발 등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일이다.
갈등은 매생이국과 같다. 매생이국은 뜨거워도 위로 김이 나지 않는 것이 다른 국과의 차이점이다. 촘촘하고 가는 매생이 특유의 조직에 막혀 김이 위로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뜨거운 줄 모르게 덥석 삼키는 사람은 아주 곤혹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마치 매생이 밑에 뜨거운 열이 갇혀 있는 것처럼,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갈등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의 에너지를 차곡차곡 쌓아 놓고 있다가 에너지를 분출할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싸움은 상대의 본심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이다. 싸우는 것을 두려워하여 피하게 되면 선물을 얻을 수 없다. 다만 어떻게 싸우느냐에 따라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재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환규 코칭엔진 대표. coaching36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