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長壽), 황혼의 축복인가? 다가올 불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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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한 자산배분은 은퇴를 시작할 시기(활동적 시기)에는 부동산, 연금, 금융자산을 3분의 1씩 나누어 관리하다가 70대가 되면 연금비중을 높여 안정적이고 관리하기 쉬운 cash flow를 가져가는 것이다.

최근 상담과 강의 요청의 단골 주제는 ‘은퇴설계’다. 일주일 2~3번은 인구고령화에 대한 내용이 신문과 방송에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고, 사회변화에 있어서도 1970년에는 70(古稀)이면 ‘장수’로 여겼던 것이 2000년 들어서는 60세도 ‘청춘’ , ‘인생 100세 시대’라는 말에 더 공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베이비붐 세대의 맏형인 55년생들이 단계적으로 은퇴를 시작하는 해다. 소위 ‘베이비 붐’ 세대들은 자식 키우는 재미에 자신들의 노후준비는 생각지도 못하고 살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들을 ‘낀 세대’라고도 부른다.

낀세대란 부모를 모시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의존할 수 없는 첫 세대라는 뜻이다. 이런 경우 더더욱 경제권을 가지고 있는 가장이 사망하거나, 은퇴 이후 집안에 갑작스런 재무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준비 없는 노후는 어쩌면 개인 재무에 있어서 아니, 자녀들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이제 우리들에게 조기사망에 대한 리스크보다 장수(長壽)/고령화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은퇴와 퇴직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준비되지 않은 퇴직은 계속해서 일을 해야 한다.

‘한국인의 은퇴준비현황과 의식’ 자료를 보면 노후생활비는 71.7%가 200만 원 이상 생각하고 있으나 월 100만 원 이상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단지 8.6%밖에 되지 않는다 (하나은행.한국갤럽 ‘한국인의 은퇴준비현황과 의식’.2007.7).

그러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인가?

우선적으로 노후생활의 자금흐름을 고려하여 은퇴 이후의 삶을 3단계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노후생활의 자금흐름이 크게 3단계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1단계는 활동적 시기로(은퇴 후 5~10년) 근로기간 중 하고 싶었던 일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어하는 시기를 말한다. 이 시기에는 사회활동 중에 시간적인 부족으로 인해 하지 못했던 일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시기이다. 취미생활을 하고 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자금으로 여유자금의 많은 부분을 지출하게 된다. 즉 활동적 시기는 은퇴 전에 경제적으로 준비 여부에 따라서 생활 수준이 결정된다.


2단계는 회상의 시기로(70대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주거 규모를 줄여가는 시기다. 다른 은퇴시기에 비해 필요자금이 상당히 적은 특징이 있다. 기초 생활비에 사회활동비 등이 소요된다.

3단계는 간호의 시기로(80대 이후) 상당수 사람이 거동이 불편해지고, 치명적인 병으로 인해 타인의 간호가 필요하며 결과적으로 은퇴 기간 중 가장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기간이다 (기초생활비에 의료비부분이 가장 큰 지출). 자의적인 지출이 아니라는 점에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자녀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기간이다.

그렇다면 은퇴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은퇴 후 각 노후생활의 진행기에 따라 본인이 예측하는 수준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자금을 계획할 때는 3층 연금을 고려하여 부족한 부분을 개인연금으로 준비하면 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퇴직 전 소득의 70%가량은 연금이 보장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노후자금을 준비한다는 것은 재(財 : 재물 재)테크가 아니라 산(産 : 낳을 산)테크를 준비한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예금, 적금, 펀드, 부동산처럼 10억, 20억, 30억의 자산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비에 맞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cash flow)을 준비하는 것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산(産)테크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현재 수입이 3개월 동안 없어진다면?” “월급이 3개월 정지된다면?” 하고 가정해 보라고 한다.

행복한 은퇴생활을 위한 자산배분은 은퇴를 시작할 시기(활동적 시기)에는 부동산, 연금, 금융자산을 3분의 1씩 나누어 관리하다가 70대가 되면 연금비중을 높여 안정적이고 관리하기 쉬운 cash flow를 가져가는 것이다.

기초생활비와 의료비는 부부 분산하여 종신토록 안정적으로 연금을 통해 준비하고, 펀드 및 부동산 임대소득으로는 사회활동비, 품위유지비를 충당하는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풍요로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길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은퇴설계가 더욱 중요한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부부의 경우 평균적으로 남편의 나이가 부인보다 3세가량 더 많다(2007년 기준). 여기에 여성의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약 6.6세가량 긴 점을 감안하면 여성은 남편의 유고 뒤에도 9~10년가량을 혼자 살아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통계청의 사회조사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일수록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성은 남성보다 더 오래 살뿐만 아니라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므로 남성보다 노후생활에 필요한 목표자금을 높게 잡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타선진국에 비해 고령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에 비해, 사회와 개인의 은퇴 준비는 더딜 수밖에 없다. 은퇴 준비는 내가 한다는 인식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인식을 가졌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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