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일 인포트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포트인베스트먼트는 종목 ELW시장에서 매월 예외없이 두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투자원금도 1년도 채안돼 2.5배나 늘었다.자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많은 투자자들이 대박을 꿈꾸지만 실제로는 투자 후에 원금도 못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현상은 주식 시장에서 잘 드러난다. 주가가 올라도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기 일쑤다. 거래가 복잡한 선물·옵션 시장은 더 심하다. 복잡한 이론을 이해해야 하고 수많은 변수들을 고려해 투자를 해야만 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한 번 투자로 원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잃고 딸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도 있어 위험성도 크다.그러나 대구에 있는 신생 투자회사인 인포트인베스트먼트에는 이런 얘기가 통하지 않는다. 이 회사는 옵션의 일종인 ELW(Equity Linked Warrant 주식워런트증권)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올리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법인으로 전환한 이 회사는 지금까지 종목 ELW시장에서 예외 없이 매월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덕분에 투자원금도 4월 8억6000만 원에서 지금은 20여억 원으로 2.5배 가까이 늘었다. 더욱 놀랄 일은 이런 고수익을 올리는 트레이더들이 불과 수개월 또는 수년 전에는 주식에 대해서조차 문외한이었던 20대 젊은이들이라는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대구 중구 남일동에 자리 잡은 인포트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 들어서자 대학생 티가 물씬 풍기는 젊은이들이 책상 앞 모니터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 ELW거래를 하고 있는 트레이더들이었다. 이 회사의 김관일 대표는 “가장 나이 많은 팀장도 30세에 불과하다”며 “이들의 경력은 길어야 2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인포트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한 김 대표는 메리츠증권에서 30여년을 근무한 증권맨이다. 지난 2003년 강남지역 본부장을 끝으로 회사를 나와 투자 및 교육 사업을 해온 김 대표는 ELW시장을 접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국내에서 ELW시장은 지난 2005년 12월에 처음 개설됐다. ELW는 거래소에 상장된 대형주(코스피100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또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으로 옵션의 일종이다. 즉 주식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특정시점에 특정가격으로 주식을 사거나 팔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것이다. ELW시장은 △소액투자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레버리지 효과) △기초자산의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으며(풋 워런트 매수) △거래세를 내지 않아 주식에 비해 거래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ELW시장은 개장 4년 만에 하루 거래대금이 1조 원이 넘는 세계 2위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요즘도 4000여개의 종목이 상장돼 이 중 2000여개의 종목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김 대표는 이 중 지수ELW가 아닌 종목ELW에 주목했다. 그는 “종목ELW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종목이 많아 지수선물이나 지수옵션처럼 특정세력이 가격을 왜곡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며 “모든 투자자가 같은 조건에서 매매를 하기 때문에 투자원칙만 잘 지키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종목 ELW시장이 주식시장은 물론 선물·옵션시장보다 수익을 내기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자신만의 ELW투자방식들을 개발했다. 주가그래프를 보면서 가격변동을 예측하는 기술적 분석방법이 기초가 됐다. 예를 들어 호가의 배열상태를 보고 주가의 반등을 예측한다든지,20일 이동평균선과 주가의 관계를 분석해 매매시점을 정하는 방법, 주가의 저점을 분석해 반등 시 매수하는 방법 등을 만들어냈다. 특히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격매수, 물타기 등은 엄격히 금지하고 모든 매매는 당일 청산을 원칙으로 했다. 3∼4틱(가격변동의 최소단위)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무조건 로스 컷을 할 정도다.실전투자를 통해 매매기법을 검증한 김 대표는 대구 인근지역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트레이더를 모집했다. 대부분 주식투자에 대해 문외한인 젊은이들이었다. 김 대표는 이들에게 1개월간 이론과 매매기법에 대해 교육을 시킨 후 실제 투자금을 주고 실전 매매를 시켰다. 김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투자 원칙은 1주일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그러나 중요한 것은 투자기법이 아니라 실제 투자할 때 이 원칙을 견지하면서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굳이 젊은이들을 직원으로 뽑은 것은 시장을 아는 투자자보다는 원칙을 더 잘 지킬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실전투자를 한 결과 놀라운 성과가 나타났다. 김 대표로부터 매매기법을 전수받은 트레이더들은 대부분 3개월부터는 수익을 냈다. 전체적으로 봐도 수익률이 매월 10∼40%대를 유지했다. 이들은 직급별로 일정한 금액을 배정받아 거래를 한다. 인턴직원은 100만∼500만 원, 수습직원은 500만∼1000만 원, 정직원은 2000만∼5000만 원, 팀장은 5000만∼1억 원을 받는다. 매일 30여 종목을 놓고 매수시기를 저울질 하다가 보통 5∼6개 종목에 대해 2~4차례 정도 매매를 한다. 이들의 투자내역은 매일 정리돼 김 대표에게 보고된다. 지난 4월 이후 이들의 월별 수익률을 보면 4월에 41%로 최고를 기록했고, 가장 저조했던 11월에도 16%의 수익을 냈다. 이를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300%나 된다. 덕분에 70명의 트레이더 중 4∼5명의 트레이더들은 매월 1000만 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아가고 있다. 2000만 원 이상을 받아가는 트레이더도 있다.수익을 내는 비결에 대해 김 대표는 “지식이나 기술이 ELW투자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 80%는 멘탈(정신력)에 좌우된다”고 잘라 말했다. 깊은 이론적인 지식이 없어도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면 매매 시기를 훨씬 더 잘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 대표는 어떤 상황에서도 욕심을 내지 않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바로 매도를 하라는 원칙을 강조한다.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절제된 생활을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매매실적이 좋았던 20대의 젊은 트레이더가 새 차로 대형차인 그랜저를 샀다. 매월 인센티브로 받는 돈이 1000만 원이나 되자 기분을 낸 것이다. 이를 안 김 대표는 그 직원을 내보냈다. 김 대표는 “인센티브는 안정적으로 받는 수익이 아닌데도 그 직원은 무리하게 소비수준을 늘린 것”이라며 “그럴 경우 십중팔구는 투자실적이 부진하게 되면 무리수를 두면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인포트인베스트먼트의 트레이더들은 매일 장이 끝나면 거래내역을 공개하고 복기를 한다. 이 과정에서 매매 원칙을 어기고 거래한 트레이더들도 혹독한 비판을 받는다. 김 대표는 “트레이더는 극심한 공포 상황에서 사고 가장 좋을 때 팔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매매는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로부터 매매기법을 전수받았던 상당수의 트레이더들이 회사를 떠나 전업투자자로 나섰으나 이들이 회사에 있을 때처럼 성공한 예는 거의 없다고 한다. 욕심을 내다보면 결국 무리수를 두게 되고 이는 손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트레이더는 아주 작은 원칙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린다”며 “원칙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회사가 구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인포트인베스트먼트는 현재 국내 종목ELW시장 거래대금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큰손’이다. 하루 거래금액만도 200억∼300억 원이나 된다. 시장의 규모에 비해 빠르게 몸집이 불어나면서 김 대표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우선 갈수록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실력을 갖춘 투자자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다 LP(유동성 공급업체인 증권사)들이 제때 호가를 제시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김 대표는 중국 홍콩 등 외국의 ELW시장에도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LW매매기법은 어디든지 적용가능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자신들의 매매기법이 통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내년에 상하이에 사무소를 낼 계획이다.김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사업은 트레이더의 저변 확대다. 내년까지 정식 트레이더 인력을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미1대학과 제휴해 증권자산운용학과를 내년부터 개설했다. 이들 대학생들을 인턴사원으로 취업시켜 본격적인 트레이더로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지역의 고용문제를 해결하고 금융인력을 양성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김 대표의 최종적인 목표는 증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이미 대형 금융기관과의 제휴가 가시화되고 있는 등 움직임도 활발하다. 벤치마크 모델은 온라인 브로커리지(주식매매중개)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키움증권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모습은 키움증권과도 다르다. 트레이더가 중심이 돼 수익을 내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교육을 통해 매매기법을 전파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브로커리지 영업을 해서 수익을 내겠다는 구상이다.김 대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레이딩을 도박에 비유하면서 위험하고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하지만 그건 대부분 위험한 길밖에 모르기 때문”이라며 “검증된 투자기법과 훈련과정을 통해 성공적인 트레이더를 양성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글 김태완·사진 이승재 기자 twkim@hankyung.com 인포트인베스트먼트 대표경북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메리츠증권 강남지역본부장대투증권 아카데미 소장한라대학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