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달러 약세로 주가 상승 기대<br>골드만삭스 최고 2300 전망

코스피 지수가 지난 9월23일 이후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두 달여에 걸쳐 조정을 받을 때만해도 연말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특히 11월 말 터진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사태로 투자심리는 더욱 얼어붙었다. 그러나 12월 들어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증시를 주도했던 IT주와 자동차주가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외국인들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지수는 1600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 10일에는 장 마감을 앞두고 연말 배당금을 노린 기관투자가들의 프로그램 매수가 대거 유입되면서 연말 랠리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상승 흐름이 내년 1분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 올 한 해 동안의 투자 전략을 점검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투자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내년도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우선 증시에 영향을 미치게 될 핵심 변수가 무엇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내년 증시를 전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중국 등의 경기회복 강도와 환율 유가 등 제반 가격변수들의 움직임이다.이들 변수에 따라서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의 실적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또 올해 전 세계 증시 회복의 배경이 됐던 미국의 저금리 기조와 달러 약세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의 경우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는 훨씬 양호한 4~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경기회복의 모멘텀은 올해보다는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도 코스피 지수의 흐름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등은 코스피 지수가 내년 상반기에 고점을 찍고 하반기에 하락하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형태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대우증권은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저금리지속 및 달러 약세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것이지만, 하반기 들어 경기회복 강도가 약화되고 원자재가격과 금리 등 가격변수들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내년 2분기 정도에 중국 정부가 ‘출구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고 이 충격으로 글로벌 증시가 하반기에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 등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다.현재의 박스권 장세가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 지속된 이후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도 세계 경제 회복의 ‘트리거’는 미국의 ‘고용’과 ‘소비’가 될 것”이라며 “과거 경기회복기의 패턴에 비춰볼 때 고용은 향후 2~4개월, 소비는 4~5개월 이내에 회복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 팀장은 따라서 “한국 기업의 수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고용과 소비지표가 내년 2분기나 3분기 정도에 회복될 것이기 때문에 이때부터 새로운 중기 상승 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지수전망 범위는 상하단 모두 올해보다는 높다. 대우증권은 내년도 코스피지수가 1410~1890포인트 범위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우리투자증권은 1460~1920포인트를 적정 범위로 제시했다. 대신증권 역시 1500~1850포인트를 코스피 지수의 변동 범위로 내다봤다. 주목할 만한 점은 외국계 증권사들은 국내 증권사보다 내년도 한국 증시를 더 밝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UBS증권은 최근 분석 보고서에서 내년도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의 1900에서 2000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코스피 지수가 23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평균’에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외국인들이 증시 수급의 핵심 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이들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올해 우리 증시의 특징 중 하나는 종목 간의 수익률 격차가 극심했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가 올 들어 큰 폭으로 뛰었지만 어떤 종목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다.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에 종목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올해 우리 증시를 주도했던 IT·자동차·화학 등의 대표 블루칩에 주목하라는 것이다.강현철 팀장은 “글로벌 위기 과정에서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잠재력을 확보한 글로벌 리더 기업들에 대한 장기투자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2009년 한국의 주도주들은 1년짜리 투자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미래성장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때문에 일시적 조정은 있겠지만 향후 수년간 이익성장과 함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삼성전자 하이닉스 삼성SDI LG화학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이 이런 종목들에 해당한다. 내년의 경우 경기 회복세가 확대되는 국면에 진입하기 때문에 경기후행 업종인 소매, 유통, 보험, 건설 등에 대한 투자도 유망하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 GS건설 LIG손해보험 등을 추천했다. 은행업종의 경우 2010년 연간 이익 모멘텀이 가장 돋보이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대신증권은 은행업종 최선호주로 KB금융을 제시했다. 인수합병(M&A)재료가 있는데다 이익 모멘텀도 업종 최고 수준을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가 개최된 것을 계기로 녹색 성장주에 대한 관심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녹색은 테마가 아닌 장기 성장 산업”이라며 “실제로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있는 녹색 성장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삼성전기, LS산전, 휴켐스 등이 이런 종목들에 해당한다. 중소형주의 경우 올해와 마찬가지로 크게 주목받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우증권은 그러나 IT관련주와 소재 관련 주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표 종목으로 아이피에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이녹스, 금화피에스시, 유니드, 서울마린, 하림, 한솔케미칼 등을 추천했다.김동윤 한국경제신문 기자 oasis93@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