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앤 홀드(Buy & Hold)’ vs 트레이딩(Trading)
입력 2010-01-08 14:45:56
수정 2010-01-08 14:45:56
공적인 투자의 최고 원칙은 무슨 정교한 분석에 있다기보다는 일차적으로 시장을 존중하는 데 있다고 한다. 시장을 존중한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한마디로 투자자의 기대나 바람을 시장에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투자자 자신이나 외부 조언자들의 어떤 기대심리를 시장이 들어주고 그에 따라 움직일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시장이 투자자에게 하는 말을 먼저 경청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그래서 그동안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정석으로 받아들여져 온 ‘바이 앤 홀드(Buy & Hold)’ 전략이 요즘 도전받고 있다. 바이 앤 홀드란 주식이나 뮤추얼펀드의 경우에서처럼 해당주를 사고, 기회가 될 때마다, 혹은 정기적으로 구매하면서 계속 셰어(share)를 늘려가는 동시에 5년, 10년, 20년, 30년 장기 보유하는 투자방법을 말한다.은퇴설계를 하거나 투자목적에 따른 투자기간이 10년 이상 장기일 때 대부분의 어드바이저(Advisor)들이 추천하고 따르는 방법이기도 한데 실제로 지난 50여 년간은 이 방법이 통했다. 소위 대상승 국면으로 볼 수 있는 이 기간엔 10년 단위로 어디를 잘라도 연평균 10% 안팎, 아니 그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증시가 2007년 말 정점을 찍고서부터는 상황이 틀려졌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2009년 12월 현재 1999년 12월 최고점인 1만1550 레벨을 밑돌고 있다. S&P 500 지수도 1100 안팎으로 지난 98년 4~5월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시장 전체가 10년 장기로 볼 때 사실상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 기간 증시는 2002년 10월에서 2007년 10월까지 5년에 걸친 상승국면 중 쌓아 놓은 부를 이후 불과 1년반 만에 다 날린 셈이 됐다.상황이 이쯤 되면서 바이 앤 홀드 대신 트레이딩(Trading)이 적절한 투자전략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트레이딩이라고 하면 일반 투자자들이나 재정설계 어드바이저들 사이에서도 리스크(risk)가 너무 크다는 인식이 지배적인데 실은 그렇지 않다. 물론, 기본(fundamental) 분석에 따라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바이 앤 홀드할 때와 마찬가지로 해당 전략에 따른 공부는 필수적이다.트레이딩은 적절한 리스크 통제를 위해 기술(technical) 분석을 많이 활용한다. 실제 시장의 가격변동과 패턴을 연구해서 전환점이나 트렌드를 가늠하고 해당 투자시장에 뛰어들지 나갈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분석 방법도 다양하지만 하루, 이틀의 단기간을 포함해 시장이나 자본규모 등에 따라 수주에서 수개월, 수년까지 투자 기간 역시 다양하다.어쨌든 지금과 같이 시장이 장기적인 횡보 패턴을 보이고 있고, 새로운 메이저 상승국면이 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 속에선 흔히들 말하는 5년, 10년이상의 장기 투자라 할지라도 바이 앤 홀드가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어떤 면에선 바이 앤 홀드와 트레이딩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것이다. 바이 앤 홀드 역시 언젠가는 이익실현을 위해 트레이딩으로 결말을 맺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 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에게는 단순 바이 앤 홀드 전략일 수 있지만 해당 펀드의 매니저들에게는 이익실현을 위한 트레이딩이 늘 투자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더욱 효과적인 부의 축적을 위해선 바이 앤 홀드와 함께 트레이딩 역시 고려해볼만 하지 않을까. 다양한 종목이나 상품에 분산투자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투자전략 자체도 시장의 요구에 따라 절적히 분산 활용해봄도 나쁘진 않을 듯싶다.파이낸셜 컨설턴트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 경제학John Hancock Financial ServicesAxa Advisors미주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