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도제어시스템 시장 독점 올해부터 대규모 수주 본격화 기대

CTC분야 1위 업체…대아티아이

해 증시에서 가장 강력한 테마는 정부의 정책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주식시장이 출렁거린다’는 말까지 나돌 정도로 새로운 정부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관련 종목의 주가는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가까지도 관련 종목 찾기에 여념이 없다.철도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아티아이도 요즘 잘 나가는 정부정책 수혜주다. 유라시아 대륙횡단철도 연결구상이 주목받기 시작한 올 3월부터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최근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고 공언, 앞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철도산업은 SOC의 성격이 강해 국가기간 산업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철도건설과 관련된 건설, 신호통신, 철강, 차량 등의 대단위 투자가 요구되는 산업분야다. 대아티아이는 이 시장에서 철도운행을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철도신호제어시스템(CTC)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과 코레일(KORAIL) 등 정부기관 및 공기업에 납품 중이다. 아울러 지상파통신용 단말기와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도 만들고 있다.대아티아이 주가는 지난 4월 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연일 급등세를 나타냈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추진 중인 12조 원 규모의 수도권고속직행철도(GTX) 사업을 국토해양부에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의 제안서에 따르면 GTX 사업은 수도권 외곽 주요거점에서 서울 도심까지 지하 40~50m 깊이로 연결되는 대심도 고속직행철도로 조성되고, 4개 노선 총 연장 160km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대아티아이는 또 한 달 뒤쯤인 5월 말 한 차례 더 주가가 출렁거렸다. 최대 38조 원에 이르는 브라질 고속철도 사업을 국내 컨소시엄이 수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이때 ‘국내 컨소시엄이 브라질 정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내용을 시장에 알린 바 있다.대아티아이는 6월에도 한국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33억700만 원 규모(2008년 매출액 대비 7.55%에 해당)의 경부고속철도 2단계 대구도심구간 CTC 용역 계약을 체결해내며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대아티아이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 CTC 설비 공급계약을 지난 4월 체결하면서 KTX 전 구간의 철도신호제어시스템 설비를 모두 수주했다. 국내 시장에서 국철부터 고속철까지 CTC 설비를 이 회사가 독점 공급한 것이다.이 때 계약한 경부고속철도 2단계 CTC 설비 규모는 2008년 매출액의 28.9%에 해당하는 규모인 126억 원에 달한다. 대아티아이 관계자는 “2002년 전국 5개 권역 국철의 CTC를 수주한 이후 김해 경전철, 신분당선, 인천도시철도 2호선, 국철, 지하철 및 경전철로 수주를 확대해왔다”며 “최첨단 고속철도시장까지 수주에 성공하면서 CTC 분야에서 최고 업체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대아티아이의 대규모 수주 성과는 올 초부터 시작됐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연간 매출액의 1.5배나 되는 대형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로템과 포스코건설, LS산전, SKC&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124억 원 규모의 인천도시철도 2호선 차량운행시스템 일괄구매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이 중에서 대아티아이가 맡은 CTC 분야 수주액은 675억 원에 이르는데 이는 2007년 회사 매출액의 158%에 해당하는 대규모다.인천도시철도 2호선은 완전자동 무인 경량전철 시스템으로 총 연장 29.2km(오류동~인천시청~인천대공원), 27개의 역사와 2개의 차량기지로 구성될 예정이다. 1단계는 2014년,2단계는 2018년에 각각 완공된다.국내에서 철도산업은 아직까지 구세대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차와 항공산업 때문에 더욱 소외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근 정부가 친환경 철도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앞으로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2006~2010)과 ‘철도산업발전시행계획’(2008) 등을 통해 정부 차원의 철도산업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철도공사가 ‘저탄소 녹색성장’ 달성을 위해 철도산업부문에 앞으로 7년간 4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결정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이와 함께 한반도종단철도(TK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철도 연결사업, GTX(대심도 고속 전철) 사업 본격화, 브라질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해외 철도사업 참여까지 가시화되고 있어 대아티아이의 몸값은 점점 비싸지고 있다. 코레일이 2015년까지 37조 원을 투자해 친환경 철도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대아티아이 관계자는 “국내 철도산업의 경우 시속 350km 고속철도 기술까지 국산화시킨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친환경 철도정책과 해외시장개척 등을 통해 성장성을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철도 선로의 총연장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10~20%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미래 성장성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대아티아이는 2008년 한 해 동안 매출 438억 원을 올려 전년보다 2.8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35% 줄어든 31억 원, 당기순이익은 84% 줄어들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었다.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대규모 수주를 바탕으로 대아티아이의 실적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아티아이는 2009년 1분기에만 매출액이 전년보다 45% 증가한 116억 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9억9600만 원으로 전년의 1000만 원에 비해 90배 이상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4배 이상 늘어난 3억6500만 원을 기록했다.대아티아이의 총 수주 규모는 2700억 원(2009년 3월 현재)에 이르고, 수주잔액은 1600억 원이 남아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1000억 원가량의 추가 수주도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이 회사는 내다보고 있다.실적 개선과 더불어 주가도 3월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3월 중순께 1주당 700원대에서 거래가 형성됐지만, 6월 중순 현재 2300원대까지 올라섰다. 거래량도 5월 말과 대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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