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PB FORUM 2014] 리스크 관리 최우선…목표 수익률 4~8%
입력 2014-07-02 13:12:36
수정 2014-07-02 13:12:36
강의 1 한경 머니 신규섭 차장 ‘글로벌 PB들의 고민과 전략’
제1회 한경 머니 PB포럼의 포문은 신규섭 한경 머니 차장의 ‘글로벌 PB들의 고민과 전략’ 프레젠테이션으로 열었다.신 차장은 지난 4월 말~5월 초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스위스와 싱가포르 등 선진 PB 시장을 둘러보고 온 본지 기자들의 생생한 취재기를 전했다.
스위스는 글로벌 프라이빗뱅킹(PB) 자산의 3분의 1에 가까운 자산을 자국 300여 개 은행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그 금액만 하더라도 5조3000억 프랑, 우리나라 돈으로 약 6000조 원에 달한다. 스위스에서 PB 산업이 이토록 융성할 수 있었던 데는 ‘비밀주의’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1934년 스위스 정부는 ‘은행비밀법’을 제정해 스위스 은행에 10만 프랑 이상 예치한다면 예금주의 이름 없이 숫자와 문자로 된 계좌만으로 입출금이나 거래명세서 작성이 가능하도록 한 것. 그러나 2008년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을 겪으며 스위스도 금융위기를 피해가지 못했고, 당국의 규제에 따라 이 비밀주의 역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3년 어려운 시기를 잘 겪어낸 스위스 PB 시장은 2014년 들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해외로 빠져나갔던 고객들의 돈도 다시 돌아오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많은 고객들이 스위스를 찾는 이유는 비밀주의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의 정보를 다른 누구에게 쉽게 노출하지 않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스위스 국내 고객들을 위한 PB센터와 해외 고객들을 위한 PB센터를 따로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가별 팀 운영, 역외자산 별도 관리
스위스가 오늘날 세계 PB 시장의 중심이라면 싱가포르는 10년 내 세계 PB 시장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나라다. 스탠다드차타드, 롬바드 오디에 등 현지 대형 은행에서 투자한 자회사 PB들은 금융의 격전지인 만큼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현지에서 만난 한 프라이빗뱅커(PB)는 10억 원을 보유한 고객을 소개해 주면 당신의 해외 계좌에 1억 원을 넣어주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점포는 우리나라 은행 지점의 3분의 1 수준으로 콤팩트하며, 본점에 일선 PB와 회사를 이어주는 스페셜리스트가 따로 있어 컨설팅을 담당한다. 스위스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 이후에는 ‘워스트 시나리오’에 관심이 많으며, 6개월마다 스페셜팀이 하우스뷰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절해 준다.
롬바드 오디에는 패밀리 거버넌스를 표방해 가업승계, 자산관리 등 패밀리 비즈니스를 선도한다. 1세대에 이루지 못하면 2, 3세대에 이르러서라도 반드시 가업을 성공시켜 주겠다는 식으로 VIP 마케팅을 펼친다. 최근 중국 쪽에서 이러한 서비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 PB들의 목표 수익률은 4~8% 정도이며, 국가별로 팀제를 운영해 고객의 역외자산을 별도로 관리해 준다. 이들은 매년 전년 대비 25% 증가를 목표로 잡는다. 5년 차 PB의 평균 연봉은 2억 원 정도, 성과급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많게는 500%까지 받는다.
한국과 스위스, 싱가포르 금융권에서 일한 몇몇 PB들에게 한국과 현지 PB 시장의 가장 큰 차이를 물었다. 한국은 수익이 나면 바로 고객에게 전화하지만, 손해가 나면 뜸을 들이는 반면 스위스는 이익이 나든 손해가 나든 바로 고객에게 전화를 하고 거기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짠다고 한다. 싱가포르나 스위스 쪽의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더 확실하다는 방증이다.
스위스와 싱가포르 현지 PB 탐방기는 6월호 머니 커버스토리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