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다도해 절경이 한눈에~ 링크스 코스의 진수를 맛보다

여수경도골프&리조트

국내 최초로 정통 아일랜드 골프 코스가 전남 여수에 개장했다.
다도해의 비경과 어우러진 코스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추억을 골퍼들에게 선사한다. 육지 세상에서 받은 모든 스트레스는 바다를 건너는 배 안에서 눈 녹듯 사라지고 무뎌진 오감은 새록새록 되살아날 것이다.



여수 앞 바다, 투명한 보석처럼 빛나는 365개 크고 작은 섬들이 3월 봄기운으로 가득찼다. 어느 섬 하나 질펀한 이야기와 전설이 없는 곳이 없다. 섬 길을 오가는 뱃전에 오르니 살랑 살랑 부는 비릿하면서도 신선한 바람이 머리를 타고 발끝으로 이어지는 맛이 두툼한 겨울에 갇혀 있던 심신을 확 열어젖히게 만든다.

‘여수 가서 돈 자랑 하지 마라’는 말과 동백꽃 섬 오동도로 잘 알려진 남도의 작은 도시 여수. ‘2012 여수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세계 4대 미항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또 하나, 섬 전체를 복합 리조트 단지로 개발한 ‘여수경도골프&리조트’라는 걸출한 작품을 품에 안게 됐다.



여수경도골프&리조트는 여수 국동항에서 뱃길로 5분 거리에 있는 대경도라는 섬 위에 27홀 골프 코스를 새겨 놓았고 다양한 콘셉트의 콘도 100실이 바다 가운데 서 있는 곳이다. 코스 전체가 바다 위에 떠 있는 국내 최초 정통 아일랜드 골프 코스다. 그동안 국내에도 해안가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링크스 코스들이 많이 들어섰지만, 코스 전체가 육지와 분리돼 골퍼들이 뱃길을 이용한 후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코스는 처음이다.

코스가 자리한 대경도는 여수 끝자락에서 닿을 듯 말듯 떠 있는 섬이다. 뭍과 가까운 곳이지만 조금 높은 곳에 올라 여수를 등지고 바다를 향하면 다도해의 절경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다.

고려시대 어느 후궁이 귀양해 거주하면서부터 경도라고 불렀고, 섬 생김새가 고래처럼 생겼다 해서 경정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주변 바다가 거울같이 맑아 경호도라고 불렸던 이야기가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정통 링크스 코스 진수
이런 천혜의 비경에 코스를 설계한 행운아는 누구일까. 세계적인 링크스 코스 설계가 DMK골프디자인의 데이비드 맥클레이 키드다. 그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미국 골프 전문 잡지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세계 10대 퍼블릭 코스에 이름을 올린 밴던 듄스를 설계한 최고의 골프 코스 설계가다.

그는 코스를 미국프로골프(PGA) 대회가 가능한 금오도 코스(9홀), 돌산도 코스(9홀)와 리조트형 코스인 오동도 코스(9홀)로 설계해 놓았다. 아일랜드 골프장답게 모든 홀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시사이드 골프장으로 바다를 건너 치는 홀 3개를 포함, 16개 이상의 홀이 바다와 맞닿아 있어 정통 링크스 코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어느 홀 하나 눈이 즐겁지 않은 홀이 없다. 라운드를 즐기는 내내 골퍼들의 시선이 자꾸 바다로 향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기필코 이번 라운드에서는 베스트 스코어를 내보리라 마음먹지만 집중력은 떨어진다. 그래도 심기일전하고 스코어에 신경을 써보겠다면 정확한 거리를 요구하는 홀들이 많으니 눈은 즐겁되 샷은 냉철하고 예리해야 한다. 큰 바람은 없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잔잔한 바람도 머리에 있어야 하고 바다를 넘겨서 쳐야 하는 홀은 클럽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파 온이 가능하다.

여수경도골프&리조트는 현재 오동도 코스와 돌산도 코스가 개장해 운영 중이다. 금호도 코스는 오는 5월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잔디는 겨울에도 온화한 기후로 그린에는 벤트그라스를, 페어웨이에는 켄터키블루그라스를 식재했다.



겨울에도 춥지 않게 라운드 가능
여수경도골프&리조트의 또 하나 장점은 사시사철 라운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영상 2.7도로 온화해서 가족들과 함께 라운드를 겸비한 다도해 여행을 할 수 있다. 다도해의 비경이야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은 곳이며 식도락 역시 둘째가라면 섭섭한 곳이 아닌가.

여수경도골프&리조트는 전남개발공사의 자회사인 전남관광(주) 소유의 골프장으로 속된 말로 주인 없는 지방 공기업 골프장이란 인식이 있다. 그러다 보니 조금만 부족해도 “그럼 그렇지, 공무원들이”란 고객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그래서 이런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과 조직을 아우르는 화합형 최고경영자(CEO)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송영진 사장은 그런 측면에서 적임자다. 평생을 야전 군인으로 보냈고 제대 후에는 사회에 대한 봉사와 인생 이모작을 위해 도미, 골프장 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계룡대, 한맥, 고성 노벨 등의 골프클럽을 거치면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베테랑 최고경영자로 거듭났다.


송영진 사장.

“페블비치가 좋다고 합니다만 우리 골프장이 가지고 있는 환경이 훨씬 뛰어납니다. 이제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잔디 상태라든지 조경 상태가 페블비치에 비해 다소 부족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페블비치를 능가하는 세계적인 골프장이 될 겁니다.”

송 사장의 목소리는 아직도 현역 군인 목소리처럼 자신감이 배어난다.

“우리 골프장은 내 집처럼 편안한 골프장을 지향합니다. 육지에서 받은 모든 스트레스는 나쁜 기억을 지워주는 어느 영화 속 기계처럼 리조트로 향하는 배에 승선하는 순간 모든 스트레스는 지워지고 새로운 낙원에서 샘솟는 기운을 얻게 될 겁니다.”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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