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위험 회피 우선…우량주 담아라

자산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의 급락에서 시작돼 터키 리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으로 확산된 신흥국 통화 위기가 미국의 통화정책 후퇴 결정 이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신흥국의 변동성에 대한 우려감이 깊이 깔려 있다.


과거 위기 국면과 비교할 때 신흥국의 전반적인 경제 환경이 크게 개선됐고, 주식이나 채권시장으로 유입된 자금도 급격한 이탈을 우려할 만큼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신흥국 정치 불안이 금융지표를 악화시키면서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한 환율 및 금리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일부 신흥국가에서 시작된 불안 국면이 파국은 면하더라도 생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신흥국 시장의 위기는 위험과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위기 국면에서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국가와 종목들이 부각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신흥국 위기에 대한 극단적인 전염 위험이 크지 않다면 상대적으로 재정 상태와 외환보유고가 안정적인 국가들에는 좋은 기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가 신흥국 가운데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흑자인 국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일부 신흥 국가에서 시작된 위기 국면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7~8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우려로 인해서 신흥국 특히 동남아시아 증시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유출됐지만, 국내 증시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이후 국내 증시는 신흥국 증시 가운데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하더라도 주가, 금리, 환율 등의 변수들은 투자 심리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수준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수준의 변화(예를 들어 시티 매크로 단기 리스크 인덱스로 0~1 사이값을 가지며, 수치가 높을수록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높아짐)에 대해 민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구조적 문제로 인한 신흥국 불안이 단기간 내 사라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완화 축소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이퍼링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Fed의 테이퍼링을 계기로 지난 5년간 국제금융시장을 견인해온 패러다임이 ‘유동성→펀더멘털’로 전환되고 있으며 ‘신흥국→선진국’으로의 글로벌 자금흐름 이동도 가속화될 수 있다. 신흥국뿐 아니라 지난해 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주식시장과 단기간 내 상승폭이 컸던 일본 주식시장 등 선진국 금융시장에 대한 경계감도 커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면에서 한국은 ‘안전지대’로 차별화된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미국·중국·신흥국발 삼중고’가 지속될 경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으므로 사전 대비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신흥 국가 위기 상황에서의 전술적 선택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스크(risk on) 국면 진입 시그널(신흥국 통화가치 안정·신흥국 경제성장률 추정치 하향 조정·국내 기업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마무리 국면 진입)이 나오기 이전까지는 위험에 대한 회피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자산 선택 측면에서는 채권시장은 일시적으로 국채 중심의 강세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주식시장은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는 이익의 가시성이 높은 우량주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PST(Portfolio Solution Team) 팀장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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