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는 열정·패션·젊음 싣고 달리죠”

마이클 베터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사장

르쉐는 작지만 강한 기업입니다. 규모만 놓고 보면 변방의 자동차 메이커 수준이죠. 그러나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 우리(포르쉐)만큼 마니아층이 두꺼운 곳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이는 우리 나름대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파악한 것이 주요했다고 봅니다. 열정과 재미는 포르쉐 마니아들의 공통 관심사인 셈이죠.”그는 자신의 멘토로 자사 최고경영자(CEO)인 벤델린 비데킹 회장을 꼽았다. 비데킹은 1992년 포르쉐자동차의 CEO로 취임해 도산 직전에 있던 포르쉐를 세계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자동차로 탈바꿈시켜 유럽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로 꼽히고 있다. 비데킹 회장은 지독한 워크홀릭(일 중독자)이지만 어쩌다 짬이 나면 포르쉐를 타며 망중한을 보낸다고 한다. 베티 사장 역시 포르쉐 드라이빙 인스트럭터 자격증을 갖고 있다. 포르쉐를 타고 드라이브를 떠나는 일이 그에겐 재충전의 시간인 셈이다.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제천~영월~태백에 이르는 구간이 그가 좋아하는 코스다. 그는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포르쉐의 강력한 힘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영월~태백 구간은 곡선 주로여서 포르쉐의 핸들링을 시험하는 데 제격”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폭발적인 가속력을 지난 포르쉐는 거침없는 질주를 원하는 역동적인 젊은 세대들에게 꿈의 자동차로 불리고 있다. 베터 사장은 포르쉐를 “꿈의 자동차를 현실과 적절히 조화한 것이 지금의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해외에서도 포르쉐는 럭셔리의 상징입니다. 아무나 탈 수 있는 차가 아니죠. 그러나 포르쉐는 단순히 슈퍼카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누구나 손에 쥘 수 있는 차가 바로 포르쉐죠. 또 포르쉐의 장점은 레이싱 자동차와 일상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한 자동차의 장점을 잘 결합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카이엔이라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을 출시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왜 포르쉐까지 SUV 시장에 뛰어드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로드스터 같은 스포츠카만 생산해 포르쉐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는 말이었죠. 그러나 결과적으로 카이엔은 지금 포르쉐의 최고 효자 상품으로 성장했습니다. 모터 트랙에서나 볼 수 있었던 포르쉐를 일반 도로로 끌고 왔다는 점에서 카이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잘 쓰는 사자성어 중 ‘실사구시’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포르쉐가 추구하는 목표입니다.”지난 2005년 설립된 이후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작년에는 21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매출액이 56%나 성장했다. 올해도 5월 말까지 133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5%의 판매 성장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가가 2억3000만 원인 911 터보는 올 5월까지 29대나 판매했다. 911 터보는 주문 후 출고까지 6개월가량 소요되는 포르쉐의 최고 인기 모델이다.현재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박스터, 카이만, 911, 카이엔 등 4개 브랜드 18개 모델을 국내 수입, 판매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뉴 911 터보 카브리올레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뉴 911 터보 카브리올레는 2×2 시트의 오픈톱 모델로 3600cc급 6기통 박서엔진이 장착돼 있다.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4초, 최고 속도는 시속 310km에 이른다.고객 지원 체제도 대폭 확충했다.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24시간 출동 지원 서비스와 교환 매매는 물론 리스 등의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르쉐 판매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는 지난 2003년부터 3년간 포르쉐 카레라컵 레이싱대회를 개최했으며 작년 3월에는 포르쉐 월드 로드쇼의 주관사를 맡기도 했다. 카레라 컵 레이싱 대회는 국내 유일의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로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중국 태국과 우리나라에서만 열리고 있다.포르쉐를 구입하면 자동으로 포르쉐 클럽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포르쉐 클럽은 독일 포르쉐 본사가 주관하는 오너십 클럽으로 전 세계 100여 개국에 개설돼 있다. 포르쉐 클럽에 가입하면 카레라 컵, 포르쉐 드라이빙 스쿨 포르쉐 월드로드 쇼 및 독일 현지 트래블 클럽과 드라이빙 스쿨 프로그램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포르쉐를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는 포르쉐 드라이빙 익스피어리언스나 핀란드에서 진행되는 캠프4 동절기 운전자 트레이닝 코스, 북극 드라이빙 서클 스쿨 등 국제적인 행사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회를 자주 접하다 보면 운전의 묘미가 어떤 것인지 고객 스스로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베터 사장은 한국 시장에서의 선전에 대해 “열정으로 가득 찬 한국 사람의 정서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그에게 비친 한국인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다.“지난해 포르쉐 동호회 사람들과 서해안 일대를 드라이빙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밤에 출발해 새벽 4시까지 서해안 일대를 돌며 드라이빙을 했는데, 다들 얼굴에 지친 기색이 하나도 없더군요. 밤을 새워가며 운전하는 것은 유럽에서도 드문 일입니다. 한국에 자동차 문화가 꽃 피운 지 이제 불과 20~30년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전 그때 본 인천 앞바다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립니다.”최근 베터 사장은 새로운 세일즈 방법을 도입했다. 포르쉐 사이트에 있는 차량 구성기(Porsche Configurator)를 사용해 나만의 드림카를 꾸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포르쉐 차량 구성기는 차량의 색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와 각종 옵션 등을 가상의 상태에서 마음대로 꾸밀 수 있도록 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그는 “획일적인 자동차보다는 나만의 개성이 듬뿍 담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옵션 사항을 대폭 늘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올해 말께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 전용 매장을 오픈하며 앞으로 3년 내 3~4곳의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우리는 고객과의 만남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포르쉐를 타 보면 다른 메이커와 성능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몇 년 전부터 실시해 온 포르쉐 드라이빙 어드벤처와 스포츠 드라이빙 스쿨, 팩토리 컬렉션 프로그램 등도 이런 맥락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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