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Dance…
의 기쁨을 주는 것 중 하나가 춤이다. 비록 몸이 따라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춤을 춘다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전문 무용수처럼 직업으로서 남에게 보여주는 춤이 아니고 진정 즐거운 마음에 신명나게 추는 춤은 일상의 권태를 한번에 날려준다.춤은 지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다. 한걸음 내딛는 춤의 발걸음은 일상에 갇혀 있는 육체를 해방시키고 삶을 경쾌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기 때문에 춤을 추는 데 결코 잘 추어야 된다고 의식할 필요는 없다. 앙리 마티스(1869~1954)의 ‘춤’은 그의 초기 작품인 ‘삶의 기쁨’에서 모티브를 따와 확대한 작품이다. 춤은 마티스에게 삶의 기쁨과 리듬의 정수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마티스가 프로방스의 민속춤인 파랑돌 춤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이다.무희들은 손을 잡고 역동적인 원을 그리며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다. 그들은 발꿈치를 들고 빨리 춤을 추고 있다. 이 작품은 1909년 컬렉터인 러시아인 세르게이 슈추킨이 자신의 집을 장식하기 위해 주문한 작품으로 마티스는 장식적인 양식과 춤의 역동적인 리듬을 표현함으로써 삶의 기쁨을 느끼게 했다.춤은 이성을 유혹할 때 이용되기도 한다. 음악과 한 몸이 된 무희의 춤은 연출된 모습이지만 고혹적인 그녀들의 몸짓은 잠자고 있던 욕망을 깨운다. 귀스타브 모로(1826~98)의 ‘살로메’는 의붓아버지 헤롯왕을 춤으로 매혹시킨 살로메가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하고 있는 장면을 표현했다. 뇌쇄적인 춤으로 이성을 유혹하는 여인 살로메는 배꼽춤을 추고 있고 춤을 추고 있는 그녀의 앞에는 세례자 요한의 얼굴이 공중에 있다.신약성서에 나오는 살로메는 헤롯왕과 내연의 관계에 있던 헤로디아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딸이다. 헤로디아는 헤롯왕 동생의 아내였다. 세례자 요한은 그들의 불륜 관계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헤롯왕은 요한을 죽일 용기가 없어 감옥에 가두는 것으로만 만족했다. 그러나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 한 헤로디아는 계략을 세우게 된다. 헤롯왕의 생일 연회에서 춤을 잘 추는 딸 살로메에게 왕을 유혹할 것을 당부했다. 살로메의 매혹적인 춤에 빠져 버린 헤롯왕은 원하는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다고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발표한다. 살로메는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약속했기 때문에 헤롯왕은 어쩔 수 없이 요한을 참수하게 된다. 하지만 19세기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에서는 성서의 내용과는 전혀 다르게 표현했다. 살로메는 세례 요한에게 반해 그에게 입을 맞추고자 했으나 요한은 거절한다. 의붓아버지 헤롯왕이 자신에게 빠져 있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살로메는 연회 때 춤을 춘다. 그리고 세례자 요한의 목을 요구하고 마침내 헤롯왕은 약속대로 그의 목을 살로메에게 바친다.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머리 위에 입을 맞추고 그 장면을 본 헤롯왕은 그녀를 악마로 여겨 처형한다는 내용이다.모로는 이 소재를 선호해 15점의 작품을 남겼다. 그는 살로메를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형태로 다양하게 표현했다.대중이 선호하는 춤과 다르게 예술 분야로서의 춤은 절제된 아름다움이 있다. 파리의 궁중에서 시작된 발레는 직업 무용수들이 추는 일반적인 발레가 아니라 왕이나 왕비, 귀족들에 의해 추는 아마추어들의 무대였다. 초창기 궁중 발레는 궁중 축제의 일부분인 오락거리였지만 서서히 직업 무용수가 등장함으로써 예술로 발전하게 된다. 19세기에 현대적인 발레의 모습이 나타나 대중적으로 사랑받게 되었다.에드가 드가(1834~1917)의 ‘무대 위의 무용수’는 대표적인 발레리나 그림이다. 이 작품은 커튼 뒤에 서서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남자와 다른 발레리나들은 간략하게 생략하면서 무대 중앙의 발레리나에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앙의 발레리나는 아라베스크 동작을 정확하게 하고 있고 드가는 그녀의 팔 동작과 약간 기울어진 머리, 한쪽만 보이는 다리, 화려한 의상을 통해 발레리나의 동작을 잘 포착해 표현하고 있다.이 작품은 과감하게 무대의 앞부분이 생략돼 있고 발레리나가 서 있는 무대는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도다. 드가가 높은 위치의 관람석에서 발레리나의 동작을 포착한 것으로 마치 감상자가 관람석에서 공연하고 있는 무대의 발레리나를 보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또한 구도가 불안정한 것은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 발레리나의 순간적인 동작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무대 중앙의 발레리나 이외의 배경은 자유로운 터치로 처리하고 있으며 배경에 산으로 보이는 무대장치는 무대의 공간감을 확대하고 있다. 발레리나의 흰색 옷과 하얀 피부는 그녀의 머리 위의 노란색과 붉은 색의 꽃과 목에 두르고 있는 검은 색 리본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드가는 이 작품에서 발레리나를 사실적으로 표현했으나 작품의 주제로 인해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