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명장 맨유 퍼거슨 감독 연봉 80억 원
마 전 우연히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영화 ‘에디’를 다시 봤다. 영화에서 뉴욕이라는 미국 제1의 도시에 연고를 두고 있는 닉스는 이제 허울밖에 남지 않은 팀이다. 선수들은 패배 의식에 사로잡혀 있고, 극성스러운 뉴욕 팬은 도시 명성에 걸맞지 않은 팀을 비난하고 있다. 뉴욕에 사는 택시 드라이버 ‘에디’는 이런 뉴욕 닉스를 열렬하게 사랑하는 서포터스다. 없는 돈을 쪼개 시즌권을 사서 매 경기 빼놓지 않고 챙겨보는 에디는 얼떨결에 뉴욕 닉스의 사령탑에 오르게 되고 그때부터 에디와 뉴욕 닉스는 화려하게 재기한다는 내용이다.그렇다면 여기서 우리의 주 관심사인 감독의 연봉은 얼마일까. 프로 스포츠의 천국이라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돈을 많이 받는 사람은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로 10년 간 총 2억5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돈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감독으로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의 수혜자는 누구일까. 바로 뉴욕 양키스의 조 토리 감독으로 연간 약 400만 달러의 돈을 받는다. 물론 슈퍼 스타급 선수들에 비해서는 형편없는 가격이지만, 어차피 로드리게스의 연봉에는 그의 초상권과 티셔츠 판매액 그리고 방송 중계권료가 모두 포함된 일종의 비즈니스 비용이다. 하지만 조 토리 감독의 연봉은 순수 팀을 이끄는 비용이 약 400만 달러인 셈이다. 엄청난 액수다. 이런 많은 돈을 받는 이유는 감독이란 직업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보이는 성적에 목을 걸 수밖에 없는 빅 클럽의 감독은 매 경기 피를 말리는 긴장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게 한 팀을 꾸린다는 건 남자로서 엄청난 성취감을 주는 일이다.우리나라에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유럽의 축구리그의 경우를 보자. 박지성이 뛰고 있는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인 알렉스 퍼거슨의 연봉은 약 400만 파운드로 약 80억 원에 가까운 돈이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일인 축구에 종사하면서 덤으로 1년에 그 많은 돈을 챙겨간다는 건 분명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특히 퍼거슨 감독은 한 팀에서 20년 계속 맡은 장수 감독이기 때문에 감독이란 자리가 자신의 능력 여하에 따라 평생직장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첼시의 무링요 감독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감독이란 자리는 구단주의 말 한마디에 당장 실직자가 될 수 있는 불안한 자리다. 객관적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둔 첼시의 무링요 감독은 구단주의 미움을 받고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이런 경우는 지금은 SK 감독으로 있는 김성근 감독만 봐도 알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이 LG 감독으로 재임하고 있던 지난 2002년 소속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켜 놓고도 팀컬러에 맞지 않는 야구를 한다는 이유로 감독직에서 해임됐다. 반면 영국 프리미어 리그 아스널의 웽거 감독은 칼링컵 결승에서 승리보다 미래에 투자하는 여유를 보이면서-결국 칼링컵을 첼시에 내주긴 했지만- 좀 더 확고한 자신의 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너무 외국의 사례만 들췄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감독들의 경우는 어떨까. 사실 우리나라 감독들은 외국 감독들에 비해 더욱 막강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경우 감독의 역할은 오직 현장에 국한돼 있다. 선수들을 뽑는 건 단장(General Manager)이지 감독(Head coach)이 아니다. 그래서 오클랜드의 빌리빈 단장처럼 감독보다 유명한 단장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대개 감독이 철저히 선수 선발권을 갖는다. 즉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선수들을 예산이 허락하는 한 뽑아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시장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의 조 토리 감독이나 NBA의 필 잭슨 감독 그리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들처럼 엄청난 돈을 받진 못하지만, 그들 못지않은 전권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한화구단이 김인식 감독과 새로 맺은 3년 계약의 총액은 14억 원. 심정수의 60억 원에 비하면 작다면 작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일반인들이 꿈꾸기 힘든 큰 액수임에 틀림없다. 최근 동양에서 SK로 팀을 옮긴 김진 감독의 연봉은 3억3000만 원이다. 감독은 삼성의 선동열 감독처럼 현역 시절 엄청난 업적을 남긴 슈퍼스타 출신일 수도 있고, 프로농구 준우승팀 KTF의 최명용 감독처럼 그리 화려하지 않은 선수 출신일 수도 있다. 또한 김태환 감독처럼 고졸 출신이어도 얼마든지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이도저도 아니면 보스턴의 테오 엡스타인 단장처럼 운동과는 전혀 관계없는 경영학을 전공해도 그와 비슷한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중요한 건 역시 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조직 관리에 대한 이해다. 그리고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대범함이다. 어쩌면 선수는 만들어질 수 있지만, 감독은 타고나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감독의 최고 장점은 역시 정년이 없다는 것. 지금 프로야구 판에 다시 60대 감독들이 득세하는 걸 보면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