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先物은 1단계 출시 때 사야 유리

근 펀드 열풍이 일면서 와인 펀드에 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와인 펀드는 국내에서는 전무하나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이미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와인 펀드는 와인 선물거래로부터 시작됐다는 게 정설이다. 와인 선물거래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이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한 ‘엉 프리뫼르(En Primeur)’가 대표적이다. 이 거래를 통해 와인 메이커들은 와인이 상품화되기 전에 미리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고 소비자들은 병입 후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그 후에는 오랜 숙성이 가능하고 질이 뛰어나며 희소가치가 있는 와인이 집중 투자 대상이 됐다.와인 펀드의 중심에는 영국이 있는데 펀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영국인들조차 와인 펀드가 쉽지 않다고들 한다. 필자 역시 국내 자금운용사들과 와인 펀드를 1년 전부터 기획해 왔지만 예상과는 달리 출시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여러 장애 요소들이 있었다. 그 이유는 와인 펀드가 갖는 특수성 때문이다.와인 펀드는 첫째, 위험 분배를 위한 전문성이 필수 요건이다. 와인 구매와 재판매에 대한 노하우, 펀드 운용에 관한 정확한 분석, 미래 와인 가격을 읽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둘째, 고급 와인이나 보석, 미술품과 같은 실물은 희소성 상품으로 시장 가격이 형성돼 있지 않은 단점이 있다. 와인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보관 상태나 소유주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라는 얘기다. 셋째, 와인 투자는 ‘고수익 고위험(High Return, High Risk)’ 투자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현재 ‘실물 투자형 사모 펀드’ 방식의 와인 펀드가 거론되고 있는데 투자가가 30인 이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또한 원금 보존을 위한 방편으로 와인 수입사를 끼고 담보권을 설정해 와인 펀드를 조성하는 형태는 특정한 와인 수입사를 위한 일이지 실질적인 와인 펀드와는 거리가 멀다.최근에 와인 투자와 관련해 ‘좋은 와인을 싸게 사는 방법’으로 ‘엉 프리뫼르(선물) 투자’와 ‘경매’가 모 경제지에 거론됐다. 여기에도 허와 실이 있다. 첫째, 엉 프리뫼르는 ‘네고시앙’이라 부르는 중간 거래업자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데 보르도에는 몇 대를 이어오는 신뢰할 만한 네고시앙과 그렇지 못한 네고시앙이 있다. 엉 프리뫼르 와인은 3단계를 거쳐 출시되며 각각 가격이 다르게 고시된다. 따라서 1단계 출시(First Release)에 사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3단계 엉 프리뫼르 가격이 병입 후 상품으로 나왔을 때의 가격보다 오히려 높게 책정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경매를 통해 구입하는 와인의 수익성도 문제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경매에서 이루어지는 와인 매매는 국내 환경과는 사뭇 다르다. 국내 와인 경매는 외국처럼 개인 소장의 와인 거래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고 수입사로부터 납품받아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미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상당 부분 올라 있는 셈이다.또한 저장 상태에 대한 보장이 불분명하고 상한 와인을 구입했더라도 외관상 식별이 어려워 개봉해야만 알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와인 펀드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 가치가 높고 잠재력이 큰 와인을 발굴해야 하며 와인 전문가와 펀드 운용 전문가의 융합, 필요 상품을 원활히 공급해 주는 해외 관련자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성공 조건에도 불구하고 와인 펀드 조성은 수익성 창출과 와인을 통한 고급문화의 향유라는 다른 펀드가 갖지 못한 큰 이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개발하고 투자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김정미월간 와이니스 발행인강원대 불문과 졸업헬싱키 경영대학원(e-MBA) 졸업프랑스 브루고뉴대 불문학 수료프랑스 파리국립은행 국제금융 자금부 담당이탈리아-프랑스 엉 프리뫼르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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