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최상위…부동산 세금 부담도 적어
뉴질랜드는 해외 부동산 투자라고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투자처다. 재정경제부가 조사한 지난 3월 중 우리 국민의 해외 부동산 취득 현황에 따르면 미국 87건, 캐나다 33건, 말레이시아 22건 순이었으며 뉴질랜드는 11건으로 4위에 랭크됐다. 교민 수가 많은 호주보다 더 많다.국내 투자자들이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삶의 질이다. 머서인력자원 컨설팅(Mercer Human Resource Consulting)이 전 세계 21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오클랜드가 전체 50위 가운데 5위를 차지했으며 웰링턴은 12위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단 한 곳도 상위 50위에 들지 못했다.이뿐만 아니라 뉴질랜드는 안전도와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매년 상위권에 들고 있다. 국민들의 부패 인식이 낮다는 것은 투자 위험성이 그만큼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시(關係)가 보편화돼 있는 등 위험성을 안고 투자해야 하는 중국과는 대조적이다. 변호사가 부동산 중개 업무를 대행해 주고 있어 거래 신뢰도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풍요로운 복지 역시 뉴질랜드가 주목받는 이유다. 1930년 세계 최초로 사회복지제도를 도입한 나라답게 뉴질랜드에서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모든 복지 체계가 국가의 관리 속에 이뤄진다. 여기에는 교육 서비스도 포함돼 있다. 뉴질랜드 교육 정책의 목표는 ‘기회 균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사회적 배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개인 생활에 만족하고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뉴질랜드 교육의 궁극적인 목표다. 전인교육을 지향하기 때문에 뉴질랜드 교육은 자기표현이 자유롭고 독창적인 사고를 중요시한다. 이런 교육 풍토 덕분에 뉴질랜드는 3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뉴질랜드에서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필요한 각종 교육 자료와 의료, 보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무료다. 뉴질랜드 국민의 3분의 1 이상이 대학 교육을 마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군다나 뉴질랜드는 영국식 교육제도를 기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학 정규 과정을 마치고 다른 영어권 국가에서 학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 그러면서 학비는 다른 영어권 국가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중·고등학교 학비는 미국이나 영국과 비교할 때 3분의 1 수준이며 어학연수 비용, 대학교 학비도 이들 국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숙비, 임대료 등의 생활비도 저렴해 최근 한국에서 찾아오는 교육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이 현지 어학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가 수준은 한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예컨대 휘발유만 해도 리터당 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생활비가 적게 든다.뉴질랜드는 주택을 구입하는 데 여러 가지 혜택도 제공된다. 주택 관련 모기지도 다양하다. 미국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는 구입 자금의 10~20%만 있으면 나머지는 장기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최대 담보 비율은 신용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현지에 부동산을 갖고 있지 않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30% 정도의 자기자본만 있으면 주택을 구입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취·등록세, 양도소득세 등의 규제 요소도 없다. 이 같은 세금체계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 호주만 해도 양도세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뉴질랜드 부동산 제도는 파격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투자 환경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한풀 꺾인 호주의 투자자들이 뉴질랜드로 몰려들면서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양권 전매 제한도 없다. 구입한 물건을 언제든지 팔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개발 이익이 환수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 뉴질랜드 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단연 오클랜드로,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밀집한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해안선을 따라 도시가 형성돼 있으며 주변에 50여 개의 작은 섬들이 둘러싸고 있어 북섬의 관문으로 통한다. 요트 등 해양 스포츠가 발달해 있으며 열대 우림지와 화산 등지를 트레킹할 수도 있다. 오클랜드가 경제 중심지라면 웰링턴은 정치 중심지다. 북섬 최남단의 항구 도시여서 일찍부터 해운업이 크게 번성했다. 웰링턴은 시내 중심가에 숲이 우거진 언덕이 있으며 야생동물 보호구, 해수욕장과도 가깝다. 최근 부동산 투자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크라이스트처치는 남섬 최대 도시다. 도시 곳곳에 녹지 공간이 잘 정비돼 있다. 도시 한가운데 뉴욕 센트럴파크와 맞먹는 규모의 헤글리 파크와 400여 개의 공원이 들어서 있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국제공항에서 불과 2시간 거리에 있는 마운트 허트 스키장은 서던 알프스의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 명소이며 하이킹 래프팅 행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도 잘 정비돼 있다. 사계절이 뚜렷해 한국 사람이 살기에 안성맞춤이다.크라이스트처치에는 학교마다 한국 유학생들을 위해 별도의 영어 보충 수업을 운영하고 있어 우리나라 초·중학교 유학생들이 많다. 2000년 이후 연평균 집값 상승률은 16%에 달한다. 이곳에서 최고의 주거지로는 캐시미어 힐, 펜달턴, 스카보로, 케네디부시 등이 꼽힌다. 캐시미어 힐은 시내에서 남쪽으로 15~20분 거리에 있는 부촌으로 상업 시설들이 단지와 가깝게 들어서 있으며 학군도 뛰어나다. 서던 알프스 산이 한눈에 보이는 등 조망권이 뛰어나다. 집값은 150만~400만 달러 수준이다. 스카보로는 리조트 형으로 건립된 주택으로 크라이스트처치 해안가를 끼고 형성돼 있다. 언덕 위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그만이다. 다만 도심권에서 차로 30분 이상 걸린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집값은 캐시미어 힐과 비슷한 수준이다.생추어리 힐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최근 떠오르고 있는 부촌으로 현지 한인 교포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주변이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남쪽으로 5시간 30분가량 차를 타고 달리면 휴양도시 퀸스타운이 나온다. 골프, 승마 마니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한국과 일본에서 오는 관광객도 연간 1만5000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