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휴양 매력···안락한 노후 신천지

은퇴 이민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 대상지역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전 세계 각지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그중에서도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피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신흥 은퇴 이민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들 신흥 은퇴 이민 지역의 장단점과 비자 등 이민 절차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베트남베트남은 최근 경제 개발 붐으로 인해 은퇴 이민뿐만 아니라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외교통상부 자료에 따르면 재작년 말 1만6595명이던 베트남의 재외동포 수는 2006년 말 3만3500명으로 증가했다. 100%가 넘는 증가세다. 베트남 캄보디아 전문 코비투어 김호 소장은 “사실 베트남은 최근 경제 성장으로 은퇴 이민이라기보다 투자 이민을 겸한 경우가 많다”면서 “거의 70%가 넘는 사람들이 수도인 호찌민 부근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은퇴 이민지로서의 베트남은 싼 물가와 함께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현지 이미지가 좋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베트남인과 생김새가 비슷해 상대적으로 이질감도 덜한 편이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과는 달리 영어가 잘 통하지 않고 의료보험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사보험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단점도 있다. 게다가 신흥 한국인 집단 거주지로 부상하고 있는 푸미흥 지역의 경우 33평 아파트가 1억5000만 원을 호가하는 등 물가도 만만치 않다. 날씨가 덥고 습한 점도 은퇴 이민 생활에 불리한 요인이다. 은퇴 비자는 따로 없다. 6개월짜리 복수 비자를 발급받아 6개월마다 갱신하면 된다. 특히 어떤 식으로든 사업을 하게 되면 비자 갱신이 쉽고 비용(갱신 비용 약 100달러)도 절감할 수 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원칙적으로 토지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외국인이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대신 장기 임대계약(약 40년)을 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보장받을 수 있다.캄보디아캄보디아는 교통 의료 수도 전기 등 아직까지 사회 기반 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도시 생활에 길들여져 있다면 은퇴 이민지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의료 시설이 열악해 심각한 질병의 경우 태국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도 감수해야 한다. 소장은 “기반 시설이 부족해 열악한 환경이지만 고즈넉한 전원생활을 원하는 은퇴 이민자라면 한 번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또 인건비가 월 50달러 정도밖에 들지 않는 등 물가도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구체적인 이민 지역으로는 앙코르와트가 있는 시엠립이나 캄보디아의 수도인 프놈펜, 남쪽 항구도시인 시아누크빌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시아누크빌은 앙코르와트 못지않은 관광지로 개발되고 있어 신흥 은퇴 이민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캄보디아는 영주권 제도가 없다. 투자 이민의 경우 금액이나 대상의 제한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은퇴 이민을 원한다면 베트남에서처럼 장기 체류 비자를 받은 후 2년에 한 번씩 비자를 갱신하면 된다. 또 필요할 때마다 비자 기간만 연장하기 때문에 영주권이나 비자 기간 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 비자가 취업 비자를 겸하고 있어 별도의 허가 없이 취업이나 사업도 가능하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5년 정도 거주하게 되면 국적 취득도 가능한데 3만~5만 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 단기 체류 비자의 경우 프놈펜 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장에서 1개월짜리 비자를 발급받으면 된다.네팔네팔은 에베레스트 산을 끼고 있어 청정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또 최근 네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국인 관광객 숫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현지 여행사나 호텔업 등 관광 산업에 종사해 생활비를 벌 수 있는 기회도 증가하고 있다.하지만 역시 의료, 교통, 전기, 수도 등 기반 시설이 열악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의료 서비스의 경우 가벼운 수술도 태국이나 인도 등 제3국의 의료기관을 이용해야 할 만큼 낙후돼 있다. 게다가 종교 갈등, 소수 민족 간의 다툼 등으로 인해 카트만두를 비롯한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치안이 불안하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구체적인 은퇴 이민 지역으로는 카트만두나 고산지역 인근 도시인 포카라가 선호되고 있다. 특히 포카라는 카트만두에 비해 자연 경관이 뛰어나고 집값 등 물가도 30%가량 저렴해 최근 인기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네팔은 2006년부터 60세 이상 외국인의 경우 은퇴 후 네팔은행에 미화 2만 달러를 예치하면 1년짜리 거주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이 비자는 첫해에 760달러, 그 다음해부터는 1200달러를 네팔 내에서 사용했다는 증명을 하면 1년 단위로 계속 연장할 수 있다.피지피지는 남태평양 뉴질랜드령의 세계적 섬 휴양지로 물과 공기가 깨끗하고 골프장 리조트 등 각종 휴양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은퇴 이민지로서 인기가 높다. 피지 이민 전문여행사인 클럽이민의 홍석표 과장은 “각종 편의시설이 잘돼 있어 안락한 노후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며 “대체로 월 130만 원 정도의 생활비만 있으면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휴양이나 골프 외에는 소일거리가 많지 않고 연금자산이 아닌 목돈을 갖고 이민을 갈 경우 저금리로 인해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피지 내에서도 난디나 수바와 같은 휴양도시가 은퇴 이민지로 인기다. 특히 수바의 경우 고급 휴양 도시로 물가는 비싸지만 호텔 리조트 등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선호도가 높다.피지 정부는 돈을 쓰러 오는 은퇴자들을 겨냥해 45세 이상의 경우 10만 피지 달러(6600만 원)를 피지중앙은행에 예치하거나 10만 피지 달러 상당의 주택 등 현지 자산을 구입하면 누구나 3년 기한의 거주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은행 예치금을 찾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잔액이 3만 피지 달러(1980만원) 이하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 일단 거주 비자로 입국해 5년이 지나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다.남아프리카공화국최근 남아공에 대한 관심도 점차 늘어나면서 현지 교민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04년 초 500명 안팎에 불과했던 교민은 현재 5000명에 육박한다. 남아공 이민 전문여행사인 아이니드아프리카의 박영희 원장은 “남아공은 청정한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데다 영연방 국가로 유럽 문화권이라는 장점 때문에 최근 신흥 은퇴 이민지로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그러나 범죄 발생률이 세계 수위권에 오를 만큼 치안이 불안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박 원장은 “범죄는 흑인 거주지에서 발생하고 있어 한국인이 주로 거주하는 백인 거주지에서는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말했다.3500여 명의 현지 교민 중 3분의 2 이상이 수도이면서 천혜의 자연 환경을 자랑하는 케이프타운과 금광으로 유명한 요하네스버그에 몰려 있다. 특히 케이프타운의 경우 어학연수 등 교육 목적의 이민자들이 급증하는 추세다.남아공 은퇴 비자의 경우 월 250만~400만 원가량의 고정 수입이 있거나 30억 원 정도의 자산 증빙이 가능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 비자의 유효 기간은 3년이며 그 이후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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