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상품 다양화하고 일부는 자녀에 증여”

김인응우리은행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팀 부지점장명지대 증권보험대학원재경부 금융상품 관련 자문위원우리은행 PB기획담당 차장부동산 불패론(不敗論) 신봉자였던 윤상진(56·가명) 씨는 요즘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반신반의하며 지방 소재 부동산을 매각했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옳았다는 게 최근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씨는 부동산 관련 세금들이 크게 강화되기 직전인 작년 말 시세보다 조금 낮은 가격에 충청권에 있는 부동산을 30억 원에 처분했다.그는 ‘정부의 의지를 거스르지 말라’는 시장 격언에 주목했다.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치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자 당분간 부동산에서 차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의 판단대로 올 들어 부동산 시세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더욱이 투자 심리가 냉각돼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지는 토지의 경우 여간해서는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부동산을 제때 처분하기는 했는데 막상 목돈이 주어지자 그는 고민에 빠졌다. 시장 상황이 워낙 유동적이어서 처분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분간 A은행에 3개월 만기의 특판예금에 30억 원을 맡겼다. 2월초 만기가 다가오자 윤 씨는 보다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자산 관리를 위해 친구의 소개로 우리은행 PB팀인 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팀을 방문했다.강남교보타워 투체어스팀 김인응 부지점장은 윤 씨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30억 원 부동산 매각 대금의 운용과 관련된 세금과 자산의 유지 및 증식, 그리고 효과적인 세대 이전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그래서 윤 씨 부부의 전체 자산을 파악한 뒤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윤 씨가 보유한 자산의 종류별 구성은 비교적 적절한 것으로 평가됐다.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2%, 금융자산은 38% 정도였다. 부동산 비중이 다소 높기는 했지만 보유 부동산이 서울 지역 상가여서 무난했다. 주택 시장이 침체될수록 임대 수익이 보장되는 서울 및 수도권 요지의 상가의 경우 선호도가 더욱 올라가는 등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뭉칫돈이 중소형 상가 빌딩에 몰리는 추세여서 향후 가격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문제는 금융자산의 적절한 배분과 명의 이전이었다. 부인 명의의 일부 금융자산(5억 원)을 제외하곤 나머지 자산이 모두 윤 씨 명의로 편중돼 있어 금융소득 종합과세 등 과세 부담이 높았다. 더욱이 향후 증여 및 상속에 따른 자산 이전 비용도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따라서 보유 자산 중 일부를 대학 졸업반인 자녀에게 증여토록 조치했다. 시가 5억 원의 토지와 금융자산 5억 원, 그리고 자녀가 부담해야 할 증여세 2억3000만 원 등 모두 10억3000만 원을 증여했다. 이로써 윤 씨는 보유세와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한 추가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자녀도 결혼 때 내 집 마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증여 후 윤 씨 명의의 금융자산은 모두 34억7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충청도 소재 토지를 매각한 30억 원 중 자녀에게 증여한 금융자산(5억 원)과 증여세(2억3000만 원)를 뺀 24억7000만 원에다 정기예금 3억 원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7억 원 등 10억 원을 합친 금액이다.금융자산을 투자 지역과 운용 대상이 상이한 상품으로 쪼개 가입했다. 우선 유동성을 확보하면서 향후 시장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금융자산의 30%(10억 원)를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한 단기 상품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또 45%(16억 원)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원금보장성이 강한 상품에 투자했다. 기대 수익률은 연 8∼12% 정도. 나머지 25%(8억7000만 원)는 절세와 고수익을 적절히 기대할 수는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를 선별해 투자하기로 했다.금융자산의 30%인 단기 상품의 경우 콜과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해 안전하면서도 하루만 맡겨도 연 4.3%의 확정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는 단기 신탁형 저축에 3억 원을 투자했다. 금융권 특판예금에도 7억 원을 투자해 연 5%대의 확정 금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45%가 투자된 원금 보장형 상품은 채권 투자가 주를 이루는 지수연계 펀드(ELS·10억 원)와 부동산 리츠(6억 원)로 분산했다.윤 씨가 선택한 지수연계 펀드의 자산은 상당수 채권에 투자돼 있고 일부는 우량 주식 종목으로 편성돼 있다.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상품인 리츠(REITs)는 여러 상품 중에서 수익률이 우량하고 만기 청산이 임박한 것으로 선택했다. 투자한 빌딩 등의 수익성이 적절하고 1년~1년6개월 안에 청산이 예정된 코크렙 리츠 주식에 투자했다.금융자산 중 나머지 25%는 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는 상품에 가입했다. 다만, 지역에 따른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로 나눴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조만간 조정기를 거친다면 2분기를 기점으로 큰 폭의 반등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했다. 그래서 해외 펀드보다 많은 6억 원을 투자했다. 투자 대상은 변동성이 높은 시황에서도 강한 우량주 펀드와 상대적으로 거래 비용이 낮은 인덱스 펀드를 골랐다.2억7000만 원을 투자한 해외 펀드 상품으로는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와 동유럽 펀드를 골랐다.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는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화와 관련된 치매 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투자하는 섹터형 펀드. 세계적 추세인 인구 노령화로 인해 관련 약품의 수요 증가가 꾸준해 매년 20%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동유럽 펀드는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동유럽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다. 상당한 양의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나머지 40%는 헝가리 체코 등 동유럽 국가 중에서도 비교적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나라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이 펀드는 작년 하반기 이후 에너지 가격 조정으로 인해 큰 폭의 조정을 받아 현재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및 인도와 동남아 지역의 경제 개발로 천연자원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주가 상승 전망도 밝은 편이다.김인응 부지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짰지만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이 아직은 상당히 유동적이어서 본격적인 투자보다는 일단 자산의 균형적인 분배에 주력했다”면서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경우 지금보다 주식 비중을 더 높이는 공격적인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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