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투자·건강… 3박자 차·차·차

차 마시기를 그치자 비로소 잠이 깨는데집 밖에서 자주빛 옥생황소리 들려오네.제비는 아직 오지 않고 꾀꼬리 또한 날아갔는데뜰에 가득 꽃비가 소리 없이 내리네.조선 선조때의 문신 신종호는 차를 마시며 즐기는 어느 한적한 봄날의 풍경을 이렇게 노래했다. 3월이다. 본격적인 봄의 시작. 겨우내 잠들었던 만물이 대지의 새로운 기운과 함께 기지개를 켠다.한 잔의 차에는 그윽한 맛과 심신이 맑아지는 건강, 그리고 쏠쏠한 투자 얘기까지 삼박자가 고루 들어 있다.차의 그 깊숙한 매력에 빠져보자.글 김지연·김태철 사진 이승재 기자언제부터인가 웰빙 열풍이 불면서 차(tea)의 인기도 높아졌다. 버드나무 가지에 푸른빛이 오르기 시작하는 요즘, 따뜻한 차 한 잔이 더욱 그리워진다.국내 다류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은 ‘홍차’로 전체의 59.5%를 차지하며 그 다음은 우롱차, 녹차 순이다. 이들 차에는 ‘카테킨’ ‘폴리페놀’ 등 뛰어난 약리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이 때문에 차를 마시면 절로 건강해지고 장수할 수 있는 것. 한의학에서는 다양한 차를 달여 약으로 쓴다. 이렇듯 효과가 풍부하면서 그 맛이 그윽하고 향기롭기까지 하니,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까.특히 S라인 열풍이 대변하듯 잘 빠진 몸매가 각광받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엔 커피보다 칼로리가 적고 종류도 다양한 웰빙 차에 먼저 손이 갈밖에.일반적으로 차는 피로 해소 및 성인병 예방, 살균, 항바이러스 및 해독 작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변비 해소, 충치 예방, 숙취 제거 등의 효과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차를 애용하고 있으며 관련 시장도 나날이 팽창하고 있다. 이 같은 세태를 반영하듯 음료 업계도 다양한 차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옥수수차 꿀차 홍삼차 대추차 보이차 등 취향대로 고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백차 우롱차 흑차 보이차 등 중국산 차가 부쩍 사랑받고 있다. 특히 중국 윈난성 일대의 대엽종 차엽을 후발효해 만든 보이(푸얼)차는 투자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흑차에 속하는 보이차의 효능은 여러 가지다. 카테킨이 함유돼 지방 분해 효소를 강화해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보다 40배 내지는 100배나 강한 항산화효소와 피를 맑게 하는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 노화 방지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 이 밖에도 음식을 소화시키고 기를 다스리며 담을 풀어주고 숙취를 제거하는 데 이만한 것이 없다고 알려져 왔다.중국 쿤밍의대의 실험에서는 고혈압 심장병 관상동맥 수치를 낮춰 주는 효과가 입증되기도 했다. 홍콩의 요리 평론가로 ‘식신(食神)’이라 불리는 차이란이 매일 기름진 산해진미를 맛보면서도 특별한 운동도 없이 체중을 관리하는 비결도 보이차 덕분이라고 한다.보통 생차 보이차는 100년, 숙차 보이차는 25년간 발효가 진행돼, 할아버지대에 만들어서 손자가 마신다고 할 정도로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다. 따라서 다른 차에 비해 고가이며 그만큼 투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이재에 밝은 사람들은 이미 보이차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알면 알수록 오묘하고 깊은 차의 세계로 지금부터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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