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미술 투자 이모저모

명품도자기·古가구 경매시장서 ‘두둥실’

앤티크가 시간적 개념이라고 본다면 수집 가치가 있는 일정 기간 이전의 모든 물품은 사실상 앤티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도자기 가구 고서 등은 물론 유리 은 나전 등 다양한 재료의 보석 시계 의류 문방제구 등 다양한 물품이 포함된다. 한국의 앤티크 거래 상황을 도자기와 가구 중심으로 소개한다.도자기 도자기는 형태와 문양, 색감과 사용처, 그리고 시대와 보존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형태의 수려함과 문양의 정교함 및 세련미에 따라 작품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고, 청자나 백자 고유의 색채 구현도 중요한 항목이다. 일반인들이 사용했던 것보다는 궁중 유물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보존 상태 역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항목이다.청자상감포류국화문정병(靑磁象嵌蒲柳菊花文淨甁)은 비색유(翡色釉)가 특히 아름다우며 세련미가 넘치는 고려청자를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다. 깨끗한 물을 담는다는 의미에서 정병이라 불렸으며, 부처님 앞에 정수를 바치는 등의 관욕(灌浴) 의식에 사용됐다. 청아한 비색 유약 밑에 흑백 상감의 국화문과 목 부분에 새겨진 버드나무가 회화적 가치를 더하고 있다. 특히 몸통 전면에는 칠보문 창안에 국화문을 흑백 상감해 반복적으로 시문, 문양의 구성과 배치가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각으로 된 기품 있는 주구는 수직으로 병목 위에 세워져 있고, 병입은 둥근 어깨 한쪽에 붙어 있다. 이 작품은 2006년 9월 경매에서 6억 원에 낙찰됐다.조선시대 순백자를 대표하는 백자대호는 구연부에서 몸통, 굽에 이르는 비례가 뛰어나며 지름이 40cm가 넘는 큰 크기에도 보존 상태가 매우 우수해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자연스러운 둥근 맛에 후덕한 양감이 온화한 유색과 어울려 조선시대 순백자의 격조미가 잘 나타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몸통의 중앙부가 팽배해 달처럼 둥근 몸통 때문에 ‘달 항아리’라고도 불린다. 이런 유형의 백자는 제작 시 몸체의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만들어 붙인 다음 높은 온도에서 굽기 때문에 접합 부분이 변형되기 쉽고, 크기가 클수록 의도하는 대로 둥근 형태가 나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귀하다. 이 항아리는 큰 크기에도 불구하고 조형이 안정되며 균형이 잘 잡혔고 몸체 중앙에 이음새의 흔적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드문 작품이다. 입과 굽의 깎음과 몸통 전면을 다듬은 솜씨 또한 뛰어나며 광택이 좋은 유백색의 유약이 두껍게 씌워졌다. 이 작품은 지난 2월 경매에서 6억 원에 낙찰됐다.연적 도자기 가운데 연적도 매우 귀중한 작품이다. 형태와 색감 등에서 미감이 뛰어난 작품일수록 가격은 높아진다. 청화백자도형연적(靑華白磁桃形硯滴)은 복숭아 형태의 절묘한 표현과 맑은 색감의 조화를 이뤄낸 미감이 돋보이는 명품이다. 순백의 태토(胎土)로 한껏 농익은 복숭아의 형태를 빚고, 몸체 측면에서 뻗어 내린 나뭇가지와 잎이 바닥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형상을 구현했다. 굽의 밑동은 복숭아 나뭇가지로 대신했다. 지난 9월 경매에서 4100만 원에 낙찰된 작품이다.조형미에 창의성이 더해질 경우 작품의 가치는 더욱 그 빛을 발한다. 청화백자진사채투각운학문사각연적(靑華白磁辰砂彩透刻雲鶴文四角硯滴)은 외기 전면에 투각 장식이 가미된 독특한 구조의 연적으로 이렇듯 정교하고 짜임새 있게 제작된 예는 매우 드물다. 사각 형태의 연적으로 물을 담는 내기(內器)와 그것을 둘러싸고 장식하는 외기(外器)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안팎을 수도(水道)로 이어놓아, 연적을 기울이면 내기의 물이 외기의 수구로 흘러나오도록 고안됐다.외기의 상면(上面)에는 한 쌍의 학을 대칭으로 배치하고 그 주변에 운문(雲文)을 곁들였는데, 학의 색을 청(靑)과 백(白)으로 달리하고 운문(雲文)에는 청화와 진사 안료를 함께 써 채색함으로써 문양이 더욱 돋보이며 화려하다. 네 측면에는 각기 독특한 디자인의 ‘만(卍)’자 문을 투각 장식했다. 이러한 투각 기법은 조선 전기의 백자 장식에 극히 드물게 사용되다가 조선후기인 19세기에 주로 필통이나 연적 등의 장식에 성행했던 기법이다. 대담하고 화려한 장식과 창의성, 기품이 넘치는 조형미가 잘 어우러진 조선 백자 문구(文具)의 뛰어난 예로 평가받고 있다. 2006년 2월 경매에서 1억2500만 원에 낙찰됐다.가구 앤티크 가구에는 책장과 탁자, 머릿장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경상(經床)의 두루마기 귀와 호족형(虎足形) 다리를 갖춘 이층 책장은 서책이나 기타 중요 기물을 보관하도록 같은 크기의 여닫이문을 달았다. 책 무게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굵은 골재와 견고한 짜임이 중요시되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직선적 느낌을 강조한 단정하고 세련된 미감이 돋보인다. 2006년 6월 경매에서 1250만 원에 낙찰됐다.소반 등 부엌가구도 옛 선조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이 작품은 주칠(朱漆)이 된 16각의 천판에 힘 있고 미끈한 호족이 이어지는 전형적인 소반이다. 천판 아래에는 ‘수 복(壽 福)’ 문자가 사방을 둘러가며 투각됐고, 다리와 천판 사이에 있는 초엽(草葉)은 다리를 견고하게 받쳐주며 균형미를 이루고 있다. 2006년 9월 경매에서 850만 원에 낙찰됐다.기타 이 밖에 장신구와 지도나 집조(執照:옛날 여권) 등의 문서 등도 귀중한 물품이다. 조선시대 여인들 장신구의 경우 머리 장식으로는 각종 비녀와 뒤꽂이, 첩지와 떨잠 등이 있고 옷치장에는 노리개, 장도 등이 있다. 비녀 가운데 용잠은 비녀머리에 용을 조각해 주로 왕족이 사용했으며 사대부가에도 혼례 등의 의식 때 큰 머리에 용잠을 장식, 품위를 더했다. 머리꾸미개인 떨잠은 일명 ‘떨철반자’라고도 하며 의식 때 왕비를 비롯해 상류계급에서 어여머리나 큰머리의 중심과 양편에 하나씩 꽂았던 화려한 장식품이다. 노리개는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차는 부녀자들의 장신구로 단조로운 우리나라 의상에 화려하고도 섬세한 미를 더해준다. 장도(粧刀는) 자그마한 휴대용으로 장도 집에는 각종 무늬를 더해 장식성이 돋보인다. 비녀 노리개 및 여성 장신구를 일괄해 2006년 4월 경매에서 1200만 원에 낙찰됐다.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라는 제목의 이 천문도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상단에는 12국 분야 성수분도(星宿分度) 일수(日宿) 월수(月宿) 천(天) 그리고 8개 방향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사방에 있고, 중앙의 3중원에는 별들과 별자리들을 표시했다. 하단에는 논천(論天)과 28수 거극분도(去極分度), 천문도 작성의 역사적 배경과 경과, 제작에 참가한 인물들의 관직과 이름을 적고 맨 끝에 홍무(洪武) 28년 12월이라는 도상의 제작연도가 있다. 중심부 별자리 그림에는 중앙에 북극을 두고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黃道)와 남·북극 가운데로 적도(赤道)를 나타내고 눈으로 관찰 가능한 별들을 총망라해 1464개의 별들을 점으로 표시했다. 이 그림으로 해·달·5행성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그 위치로 절기를 구분할 수 있다. 2006년 4월 경매에서 1000만 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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