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프런티어 시장으로 간다

간접 투자 시장의 급팽창과 함께 2006년 우리나라 금융 시장에 일어났던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해외 투자의 본격화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말 전체 수익증권 시장 규모가 230조 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해외 투자자금은 이의 9%를 차지하는 약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물론 선진국에 비해서는 해외 투자 비중이 아직 낮은 편이지만 불과 2~3년 전 해외 투자란 이름 자체가 낯설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정도다. 실제 고액 자산가에게 해외 투자는 필수 요소가 됐을 뿐만 아니라 소액 투자자들도 해외 시장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해외 투자는 분산 투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분산을 통해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해 분산 투자하고, 장기 투자를 통한 시간적 분산도 필요하다. 여기에 투자 지역까지 분산해야 특정 국가에 ‘올인’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많은 투자 전문가들은 자산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해외 투자를 확대하길 권하고 있다. 아직 해외 투자를 해 본 경험이 없다면 2007년을 해외 투자의 원년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2006년에 해외에 투자한 사람들은 크게 재미를 봤다. 특히 중국 해외 펀드의 경우 2006년 1월부터 12월초까지 약 57%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인도 펀드도 2006년 5월 조정국면을 거쳤지만 연간 36%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이머징 남미와 이머징 유럽 펀드도 각각 33%와 18%를 기록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국내 투자자들이 대표적으로 높은 관심을 보인 곳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소위 ‘브릭스’ 국가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투자 비중이 전체 해외 투자의 30%에 달한다.중국의 경우 2007년에도 비교적 좋은 수익률을 낼 것이란 견해가 많다. 10%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과 투자는 다소 둔화가 예상되지만 소비 부문의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주가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긴축 조치 등 정부의 규제 정책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며 위안화 절상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올해 급등에 따른 부담감도 작용할 수 있다.인도는 최근 수년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려왔던 시장이다. 4년 연속 8%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호황 장세가 이어졌기 때문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꾸준히 투자했다면 세 배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새해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2007년 인도는 7%대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업 이익도 16%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주가 상승 여력은 아직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인도의 경우 기대 수익이 높은 만큼 위험 요인도 크다. 실제 2006년 5월 조정국면이 이어질 때 손해를 감수하고 정리매매를 한 사람들의 경우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그만큼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인내를 갖고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인도 시장의 복병 가운데 하나는 물가다.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어 소비와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브라질도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이 2006년 3.6%에서 2007년 4%로 높아지는 반면 인플레이션은 4.5%에서 4.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원자재를 공급하는 브라질 같은 나라가 그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원자재는 다른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브라질 증시도 출렁거릴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러시아는 2007년에도 연 6.5%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지만 국제 유가의 동향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크게 영향받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단점으로 지적된다.이처럼 새해에도 브릭스 국가의 전반적인 선전이 예상되지만 새로운 투자처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국가 신용등급이 브라질과 같은 수준인 데다 외채상환 부담률이 중국보다 낮아 상당히 안정적인 투자 대상 국가로 분류된다. 또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외국인의 직접 투자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새해에도 8%대의 높은 성장률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 물론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 유동성 확보가 어렵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브릭스 국가의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베트남 같은 ‘프런티어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선진국 시장도 주목의 대상이다. 2006년의 경우 미국 유럽 호주 등 선진국 증시도 15~20% 정도의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데다 변동성이 작아 신흥시장에 비해 훨씬 안정적인 수익률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10년 이상의 장기 불황에서 탈출, 유례없는 호황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시장이다.결론적으로 2007년엔 선진국과 이머징시장의 펀드를 적절하게 혼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성, 지역 분산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 골고루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놓을 경우 주식 위주로 투자하더라도 2006년 평균 수익률인 15% 안팎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전통적 투자 대상인 주식과 채권에 국한하지 않고 대안 투자의 개념으로 부동산 간접 투자 수단인 리츠(REITs) 펀드 등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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