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고 싶다면 재무설계부터

MONEY가 부자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2007년에 반드시 해야 할 일 10가지를 뽑았다. 하지만 첫 번째 해야 할 일로 꼽은 것은 재테크가 아니다. 바로 재무 설계다. MONEY는 재테크에 앞서 2007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재무 설계를 권한다.이유는 이렇다. 우선 재테크에 앞서 재무 설계부터 해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재테크는 짜릿한 수익률을 가져다 준다. 하지만 짜릿한 수익률 이면에는 높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재무학의 제1원리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다. 따라서 재산을 불리는 재테크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자칫 위험이 높아져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전략을 짜서 투자하면 저위험 혹은 중위험 고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재무 설계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짜고 분산 투자를 할 경우 주식 같은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포트폴리오 전체는 원금 보존이나 손실 최소화를 추구할 수 있다. 그래서 재테크는 ‘짜릿함’을 주지만 재무 설계는 ‘편안함’을 준다.재무 설계를 받아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새나가는 돈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법정관리 기업은 회사 모계좌에 130억 원이 넘는 돈을 운영했다고 한다. 하지만 법정관리가 이뤄지면서 직원들이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해 이 돈은 수익성이 극히 낮은 상품으로 운용됐다. 뒤늦게 법정관리인으로 간 변호사는 이 돈을 MMF에만 투자했어도 연간 3억~4억 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고 한다. 지출을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게 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면 허리띠를 졸라맨 노력이 허사가 될 수도 있다.직장인들의 경우 대표적인 게 예금 통장이다. 직장인의 대부분은 보통예금 통장을 급여 이체 통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예금 통장의 이율은 연 1%도 안 되고 이자도 3개월 평균 잔고를 기준으로 하는 데다 세금도 15.4%나 되기 때문에 연평균 물가상승률(3~4%)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된다. 은행에 돈을 내고 돈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CMA로 급여이체 통장을 바꾸면 3개월 평균 잔고가 아니라 당일 예치금액 기준으로 3.4%의 이자가 붙기 때문에 보통예금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재무 설계를 통해 불필요한 지출도 줄일 수 있다. 뒤에 소개되는 교육비 줄이기나 보험 리모델링을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교육이나 위험 보장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도 있다.재무 설계의 가장 큰 장점은 뚜렷한 재무 목표를 확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거북이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긴 이유는 정상에 도달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확고한 비전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조직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비전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의 성과 차이도 매우 크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명확한 재무 목표 없이 남이 정하는 목표를 세우곤 한다.실제 30대 중반의 한 맞벌이 부부에게 재무 목표가 무엇인지 묻자 “강남에 대형 평형 아파트를 갖고 싶다”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었다. 왜 이런 목표를 세웠느냐고 묻자 “남들이 모두 그렇게 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렇게 적당히 목표를 세워서는 곤란하다.이 부부의 연봉을 합치면 1억 원이 넘기 때문에 직장인 치고는 높은 수입을 올리고 있었지만 자녀 교육과 결혼, 노후 자금 마련 등 전반적인 인생 계획을 짜놓지 않았기 때문에 재산 관리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부부의 대학원 학비와 주택담보 대출 이자, 아이 양육비, 중형차 두 대 유지비 등 벌기 무섭게 지출 요인이 쌓여 있었다. 체계적으로 지출 내역을 정리하고, 다양한 지출 요인 가운데 일부를 줄이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재무 설계가 이뤄진 후 이 맞벌이 부부의 재무 목표는 ‘풍요로운 노후 생활’로 바뀌었고 이전보다 생활이 훨씬 여유로워졌다.재무 설계는 통상 단계별 목표 설정, 소득 및 지출 관리, 금융상품 및 투자상품 선택 등의 절차로 이뤄진다. 단계별 목표 설정은 연령대별로 향후 10년, 20년, 30년 후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20대라면 결혼해서 집을 사고 아이를 양육하며 자녀를 결혼시킨 뒤 은퇴 후 노후 자금을 마련하는 식으로 나름의 재무 목표를 세우면 된다. 일단 이런 계획을 잡아야 1년에 얼마를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울 수 있다. 만약 10억 원을 모으고 싶다면 기간을 정하고 이 기간에 얼마씩 모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장기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 실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목표 달성을 위한 실행 계획을 세우려면 지출 관리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장 실행하기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통장을 이원화해 소비성 통장과 비소비성 통장으로 나누는 것이다. 비소비성 통장은 저축 대출이자 보험 등 비소비성 지출에 사용하고, 소비성 지출 통장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게 좋다. 많은 사람들은 비소비성 지출에 대해서는 확실한 통제를 가하지만 소비성 지출은 잘 통제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소비성 지출이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다음 단계로 여유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우선 수입의 일정액은 보험 상품에 넣어두어야 한다. 뜻밖의 사고에 대비해 지금까지 소중하게 모아놓은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험 가입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보험은 재무 관리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은행 증권사 등의 다양한 금융 및 투자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개 금융상품 가입 시 수익률을 우선 고려하지만 이보다는 투자 목적과 기간을 먼저 생각해 봐야 한다. 주택 구입이 목적이라면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주택청약 통장에 가입해야 하듯 재무 목적이 달라지면 투자 대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개인 재무 설계를 받는 절차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이미 수많은 업체들이 재무 설계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대형 보험회사도 평생 재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에 재무 설계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관련 업체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재무 설계를 한 번 받아본 사람들은 대개 큰 만족감을 표한다. 실제 재무 상담을 받은 60명의 상담 전후 상태를 확인해본 결과, 상담 받기 전 지출의 15% 이상이 저축이나 투자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테크의 짜릿함을 맛보기에 앞서 재무 설계의 편안함을 꼭 느껴볼 필요가 있다.
상단 바로가기